환경시민
김정호
등록일 : 2023.02.02

성끝마을-2.jpg

                         2월 1일, 성끝마을 화재에 대한 주민대책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지난 설 휴가 기간인 1월 23일 새벽 04시경 울산시 동구 방어동 ‘대왕암공원’ 인근의 ‘성끝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시간 넘어서 진화되어 집 2채가 전소되고 주민 4명이 이재민이 발생했는데, 다행히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피해자 중에는 현대중공업 해고자이며 울산이주민센터 소장으로 활동 중인 조돈희씨가 포함되었는데, 당시 조돈희씨는 마침 설을 쇠기 위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성끝마을 주민들은 화재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피해 보상과 소방진입로 확보 등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관광지 개발 용역결과’가 나와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입장이며, 피해보상 역시 하루 6만 원, 닷새 동안 모텔에 머물 30만 원 숙박비를 제공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지원도 없다고 한다. 
아래는 성끝마을 주민대책위가 발표한 2월 1일 기자회견문의 주요 내용이다.

 

[기자회견문]

이 사건은 ‘나라가 책임져야 할 예견된 화재참사’입니다. 우리는 왜 ‘나라가 책임져야 할 예견된 화재참사’로 규정하는지를 말하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중략)


사건 장소인 우리 성끝마을은 국유지에 형성된 오래된 무허가촌입니다. 대왕암공원과 슬도가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되어 한 해 2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오간다 해도, 대왕암공원과 슬도를 품은 둘레길 성끝마을은 백 년이 넘도록 그저 무허가촌일 뿐입니다. 이곳에는 120여 가구 27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무허가촌이더라도, 나라 땅에 거주하므로 매년 대부료(지대)를 내고 세금을 냅니다. 


이런 곳에 소방도로가 없습니다. 사건 당일 새벽 네 시 이전부터 현장을 목격하고 이웃을 깨우러 다닌 주민들은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소방대원들이 수십 미터 떨어진 도로에서 호스를 끌고 달려오면서 겨우 시작된 진화 작업에 들어갔지만 1시간 이상 타 들어가 집 두 채가 잿더미가 된 것은 당연합니다. (중략)


우리는 이곳 성끝마을 주민들의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요구합니다. 성끝마을 주민들은 울산시가 추진하는 ‘대왕암공원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성끝마을이 형성된 구역에 대한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사유지 강제수용, 일부 주민 보상철거, “윗마을 26가구는 철거해야 한다”면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해 왔습니다. 


수십 년간을 살아온 주민들은 ‘안정적 거주’ ‘공원 개발 시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온갖 멸시에도 불구하고 마을을 가꾸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허가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신축할 수 없고 개축도 할 수 없습니다. 비만 오면 여기저기 줄줄 새는지라 바닥 물을 퍼내는 것은 이곳의 일상입니다. 장마철 태풍이 오면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됩니다.      (중략)


여기 화재 참사를 당한 두 가구를 소개합니다. 아랫집 사는 서복자 씨는 40년 이상 터전을 일군 주민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입니다. 그러함에도 정부로부터 지원받지 못합니다. 기초수급자들에 대해서는 7년 단위로 1,241만 원을 재난지원금으로 지급, 재해로 인한 집수리 비용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한답니다. 서복자 씨는 16개월 전, 태풍 마이삭 복구 비용으로 1,100만 원을 지원받아 지붕을 교체하고 집을 수리하는 데 썼기 때문에 더는 줄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윗집 사는 조돈희 씨는 아랫집에서 옮겨 붙은 불로 보금자리와 그가 살아오면서 남긴 역사적 자료를 잃었습니다. 조돈희 씨가 생활보호대상자인 서복자 씨 모자분에게 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성끝마을 주민들은 피 말라 죽기 전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며 결의합니다.   


[우리의 요구]
‘무허가촌’도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더는 방치 당할 수 없습니다. 
-공식 소방도로를 확보해 주십시오. 
-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책을 확보해 주십시오.
-주민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확보해 주십시오.

 

(추신) 지역에서는 울산해고자협의회와 울산지역연대기금이 나서 조돈희 동지에 대한 조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울해협’으로 연대와 지원 창구를 통일하고 성금 모금은 울해협(의장 엄길정) 계좌로 하였다. 뜻있는 분들의 관심을 부탁한다.
모금계좌 : 새마을금고 9003-2766-0283-5 (엄길정)
문의: 조돈희 성끝마을 대책위 사무국장, 화재 피해당사자 (휴대전화: 010-3857-7516)

 

성끝마을-1.jpg                        성끝마을-3.jpg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환경시민

자주! 평화! 민주주의를 위한 3.1울산 대행진 개최

노동자, 시민 등 1천여 명 참여

2023.03.01

환경시민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첫 여론조사, 천창수 후보 40.1% '1위’

2023.02.24

환경시민

울산시민연대 2023년 정기총회 성공리에 마쳐

2023.02.23

환경시민

민주노총 지도위원 권영길 한상균 초청 강연회

3월3일 오후 6시30분, 민주노총 울산본부 신축건물 강당

2023.02.23

1

환경시민

'천창수 울산교육감후보 추대 대회' 개최돼

4월 5일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준비 본격 시작되다

2023.02.02

환경시민

현대중공업 해고자 조돈희 동지, 화재로 갈 곳 없어져

2023.02.02

환경시민

「울산민주화운동기념센터 전시관」개관

울산 민주주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

2022.12.29

환경시민

영남알프스(신불산)케이블카 건설을 반대한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 범시민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진행

2022.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