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을 이미 알고 있다(世界大事早知道)/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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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러시아군 진지에 알루미늄 소이탄을 살포한 우크라군, 온도가 2500도에 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이후 '누가 적인가'와 '누가 진정한 친구인가'는 줄곧 러시아를 괴롭혀 왔다. 얼마 전 푸틴은 "러시아에 많은 무기를 공급하려는 나라는 아무도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했다. 푸틴은 처음부터 끝까지 러시아는 자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인식했다.

 

벨라루스의 참전 거부, 아르메니아의 미국과 유럽 쪽 기울기,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의 동맹조약 체결에서 보듯, 러시아는 진정한 친구가 부족하다. 푸틴은 러시아가 이길 경우 모스크바가 나토의 견제를 타파할 수 있지만, 만약 러시아가 불리할 경우 러시아를 기다리는 것은 주위에서 떼거리로 몰려들어 담장마저 무너뜨리려는 상황이 발생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 푸틴의 태도는 협상 거부에서 '협상 준비'로 180도 바뀌었다.

 

푸틴 대통령이 9월 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은 2년 전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미국과 영국의 저지로 우크라이나가 합의를 이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9월 7일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에서 1만700여 명의 우크라군을 사살했다. 지난 하루 동안 러시아의 특별 군사작전으로 1,965명의 우크라군이 전사했다. 또 이 시간에 러시아군은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해머' 항공폭탄과 미제 '하이마스' 로켓포 등 많은 양의 무기와 탄약을 파괴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만약 러시아의 표현대로 라면 쿠르스크이든 돈바스에서든 주도권을 잡은 쪽은 러시아군인데, 러시아는 왜 키예프와의 평화회담을 언급했을까?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을 대량으로 포로로 잡고 군사 요충지인 수자를 탈취했을 때, 푸틴은 분명 키예프와의 협상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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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것은 아니며, 이하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군에 대한 보복으로, 알루미늄 소이탄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무기를 사용해 숲에 큰 불을 지르고, 무기탄약고의 2차 폭발을 일으켰다.

 

이 무서운 무기는 물속에서도 타올라 섭씨 2,000도의 고온을 낼 수 있으며, 러시아군 병사는 말할 것도 없고 강철도 녹아버릴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이후 미국은 많은 양의 알루미늄 소이탄을 생산했는데, 그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군이 전장에서 이 무기를 사용했다는 징후가 적지 않다.

 

우크라군이 러시아 본토를 습격한 후, 우군의 후방 보급로를 차단하고 우군의 생존력을 소모시키기 위해, 그리고 수메 국경지대의 우군 진지를 타격하기 위해 러시아군은 적지 않은 가공할 무기를 사용했다. 3t짜리 '슈퍼폭탄'을 포함했는데, 이 무기는 전술핵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간주된다. 쿠르스크주에서는 러시아군이 온압탄과 랜싯 순시탄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의 초특급 폭탄, 1000m 버섯구름이 피어 올랐다.png.jpg
러시아의 '슈퍼 폭탄', 폭발시 1000m까지 버섯구름이 피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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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싯 순시탄

 

러시아가 보유한 이 같은 무시무시한 무기에 비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심대하게 타격을 입힐만한 무기는별로 많지 않은데, 알루미늄 소이탄은 그 중 하나다. 시간이 지나도 쿠르스크와 우크라 동부전선에서 러시아군을 격파하지 못하면, 대규모로 알루미늄 소이탄을 사용하는 것은 아마도 우크라군의 마지막 선택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러시아가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그럴 경우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갖고 장난치지 말라면서 미국을 위협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미국이 러시아와 타협할 뜻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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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기 위해 미군의 장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가까운 장래에 이 일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본다.

 

통제 불능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는 적절한 시기에 전쟁을 끝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가 벼랑 끝으로 몰리면 푸틴으로선 "핵무기를 쓸 것인가?"라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둘째, 러시아의 가까운 동맹국들이 등을 돌린 것이 푸틴으로선 큰 타격이었다. 푸틴이 아제르바이잔을 다녀왔는데,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할 의향을 내비쳤다. 그러나 아르메니아는 현재 미국과 유럽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것을 우려한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은 러시아를 우회해서 직접 동맹조약을 체결했고, 아제르바이잔과 우즈베키스탄도 동맹조약을 맺었다. 4개국이 러시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가장 원치 않은 결과 중 하나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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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프랑스가 세르비아를 끌어들인 상황에서, EU 가입을 노리던 세르비아는 프랑스 전투기 12대를 27억 유로라는 비싼 값으로 발주하였는데, 세르비아는 프랑스와 또 다른 중요한 협력 협정을 맺기도 했다.

 

그에 앞서 부치치는 세르비아는 일부 서방 국가에 탄약을 판매했으며, 이 탄약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상대하는 데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세르비아는 물론 러시아와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양쪽을 오가면서 러시아 일변도를 회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면 포위돼 있는 세르비아로선 현실적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부치치도 세르비아를 위한 활로를 찾아야 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유럽연합(EU) 가입이다. 이는 세르비아가 부득이 프랑스와 유럽연합의 환심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러시아와 막역한 벨라루스일지라도 퇴로를 하나 남겨두었다. 루카셴코가 보낸 신호는 명확하다. 그것은 벨라루스군이 자국 밖에서 전쟁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푸틴이 벨라루스가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여 싸우도록 하는 일이 이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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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통령

 

이 같은 맹방들의 뜻하지 않은 선택으로 러시아가 깨달은 것은 "이 전쟁을 더 이상 오래 끌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러시아는 더 어려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셋째, 미국이 양보할 가능성이 크다. 펜타곤은 9월 6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은 결국 협상을 통해서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협상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해리스의 대선 승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확실히 새로운 준비를 해야만 한다.

 

진짜 변수는 11월이며, 그 전까지는 협상 카드를 늘리기 위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다시 협상에 복귀할 것을 호소하고 싶다. 900여 일 동안 계속된 전쟁을 끝내야 할 때가 되었다.

저자: 세상일을 이미 알고 있다(世界大事早知道)

2024-09-08

 

(원문보기)

https://mbd.baidu.com/newspage/data/landingsuper?context=%7B%22nid%22%3A%22news_9151405599185066063%22%7D&n_type=1&p_fro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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