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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1월 11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 풍산마이크텍지회,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이 부산시청 광장에서 노동자 부산희망대장정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지난 8월 22일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은 임시총회를 통해 한경협(한국경제인협회)로 명칭 변경을 결정하였다. 이 변경된 새명칭은 오는 18일부터 사용되게 된다. 산업통상부에서 명칭 변경과 정관 개정이 승인되면 4대 그룹이 전경련에 합류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 SK, 현대차그룹, LG가 전경련을 탈퇴한 지 7년 만에 윤석열 정권을 등에 업고 기지개를 켜는 셈이다. 

 

전경련은 어떤 곳인가? 그들은 최근 노조법 2·3조 개정에 맞서 ‘대체근로 허용, 점거 파업 금지, 사용자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삭제, 단협 유효기간 3년 연장, 단협 시정명령 불이행 벌칙 강화’ 등을 고용노동부에 요구하고있다. 또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면서 일자리 감소 괴담을 유포하고 있는 진원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활한 전경련이야말로 요즘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불법 카르텔'이라 할 수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노태우 비자금, 한나라당 선거 자금 차떼기 사건 등 돈과 권력의 담합 중심에 전경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경련의 부활은 정경유착을 예고한 것과 마찬가지다. 


더욱 기가 찰 일은, 이런 부활하는 전경련(한경련)의 신임 회장에 노동탄압으로 악명 높은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 선출되었다는 사실이다.  류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가와 국민 없이는 기업도 시장도 존재할 수 없다. 기업의 이익이 국민에게 돌아가고, 또 국가와 사회의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전경련 쇄신을 운운했다.

 

하지만 그의 과거 전력을 보면 "기업의 이익이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진심을 믿는 사람은 없다. 국내 방산 1호 기업인 풍산의 주요 생산품은 탄약과 포탄이다. 국민 세금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으면서도, 2010년 12월 말 전체 종업원들이 휴가 간 사이에 그룹 산하 풍산마이크로텍을 기습 매각했다. 풍산그룹 부회장이 직접 공장을 찾아 “매각은 없다”고 선언한 지 며칠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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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풍산그룹 회장

 

이때부터 시작된 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투쟁이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연 매출 천억원대 중견기업을 27억에 헐값에 매각한 것이다. PSMC, 하이디스, 에프앤티, HLB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사명은 피에스엠씨를 거쳐 HLB이노베이션으로 변경됐다. 

 

회사는 투자 유치를 명분으로 노동자들에게 임금 삭감과 정리해고를 요구하다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자 2011년 11월 58명 정리해고했다. 40개월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고통받던 정리해고자들은 대법원의 해고 부당 원심 확정으로 일터로 돌아왔다. 공장으로 돌아간 지 13일 만인 2015년 2월 26일 도금작업 메인 공장에 불이나 전소됐다. 부산시가 부산 반여동 풍산 부지 일대 개발을 위한 타당성 조사 계획이 발표된 직후에 일어난 의문의 화재는 끝내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매각 후 2016년까지 5차례 구조조정을 자행한 회사는 2016년 8월 공장 전소를 이유로 경기도 화성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희망퇴직을 노동자들에게 강요했다. 부산에서 화성공장으로 이전한 노동자들은 아직도 부산과 화성을 오가며 가족과 떨어져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금속노조는 이에 9월 12일 오전 11시 서울 전경련 앞에서 '전경련 규탄과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풍산그룹 류진 회장에게 2010년 풍산마이크로텍 매각 및 2011년 정리해고 문제의 결자해지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전경련 탈퇴 및 이후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던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이 국민에게 한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고 물으며 “전경련이 진정으로 쇄신하는 척이라도 하고자 한다면 4대 그룹을 가입시켜서는 안 된다. 정경유착을 줄이려면 재벌총수 일가의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실형·집행유예가 사면과 가석방으로 이어져 경영일선에 다시 복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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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  전경련(한경협)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금속노조


전경련(한경련)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류진씨에 대해서도, 2010년 12월 노동조합 파괴를 목적으로 기습매각한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들에게 13년의 세월에 대해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그것이 “ ‘국민 없이 기업도 시장도 존재할 수 없다’는 본인의 말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류 회장은 평소 안중근 의사의 유묵 ‘위국헌신’(나라를 위해 몸을 바침)을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부인과 아들은 후자의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버렸다는 사실이 이미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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