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역대 동구 국회의원·구청장 출마와 득표 현황을 보면 노동자 지지 중심이 단박에 드러나
배운태(공공운수노조 울산 동구 노인요양원분회장)
등록일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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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9일  이장우 후보가  이병락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지회장(오른쪽)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울산 진보정치 전통을 벗어난 진보당 울산시당의 잘못된 선택

 

지난 3월12일 진보당 울산시당은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북구에 진보당 윤종오 후보를 지지받는 대신 울산 남구, 동구, 중구, 울주군에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2월29일 진보당 울산시당은 울주군 윤장혁, 남구을 조남애, 중구 천병태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해왔던 것을 멈추고 사퇴를 선언했다. 

 

그 이유는 ‘반윤석열 총선연대’라는 것이다. 즉 후보 단일화를 통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를 이겨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를 위해 진보당 울산시당은 유일하게 민주노총 후보로 확정되었고, 1월29일 핵심 사업장인 현대중공업 지부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소속 동구지역 노조대표자들에 의해 “노동자 지지후보”로 확정된 노동당 이장우 후보가 있는데도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황당한 짓까지 서슴없이 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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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2일  진보당 울산시당, 민주당 울산시당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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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12  윤한섭  진보당 울산시당  위원장  기자회견문 

 

이것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울산에서 노동조합이 주요 세력으로 자리 잡은 이후 선거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간혹 후보 단일화가 안돼 독자 출마를 했던 경우나 있었지만 진보세력이 또다른 진보세력을 제끼고 보수당의 지지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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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와  진보 3당 진보단일후보  확정  기자회견 
 

특히 울산의 진보3당(노동당·녹색정의당·진보당)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2023년 초부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단일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토론회와 논의를 해왔고, 2월2일 동구 노동당 이장우, 북구 진보당 윤종오, 남구을 진보당 조남애, 중구 진보당 천병태, 울주군 진보당 윤장혁을 진보단일후보로 확정해 발표했었기에 3월12일 진보당 울산시당의 민주당 후보 지지 선언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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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에서 진보정치는 노동자가 이끌어왔다.

 

울산 동구는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 현대중공업 해고노동자 김진국후보가 출마한 이래 1996년 15대를 제외하고 노동자를 대표해서 출마하고, 의미있는 득표를 얻은 것은 노동·진보진영이었다. 정통 보수당이라는 민주당 계열의 경우 단 두 번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2020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각각 19%와 24%의 득표를 얻었을 뿐이다. 이에반해 노동·진보진영은 대부분 30%%대의 유의미한 득표를 했고, 2016년 16대에서는 당선시키기도 했다. ( 위 울산 동구  역대 국회의원 선거 득표 현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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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구청장 선거의 경우 마찬가지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하여 기초단체장 선거가 처음 치러진 1998년 제2회 구청장 선거에서 무소속 김창현 후보가 당선되었고, 1999년 보궐선거에서 이영순, 2002년 민주노동당 이갑용 후보가 노동·진보진영의 후보로 나서 잇따라 당선되었다. 
1998년에 출마한 <새정치국민회의>를 비롯한 민주당 계열과 비교할 때 확연히 차이가 난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왜 울산 동구에서 민주당후보 지지를 선언했나? 

 

울산 동구는 노동·진보진영의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그것은 역대 선거 결과를 봐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동구에서는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중당 김종훈 후보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 출신인 노동당 하창민 후보 간에 진보후보 단일화가 실패하면서 선거에 패배했다. 당시 두 명의 진보후보가 나오면서 현대중공업지부가 특정 후보 선거운동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고, 분열에 대한 비판의 결과가 패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0년 패배에 대한 반성으로 노동·진보진영은 2022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진보3당은 진보당의 김종훈 후보를 단일후보로 내세워 당선시켰다. 이것은 민주노동당 이후 분열되었던 울산 진보정치의 소중한 승리의 경험이었다. 

그런데 불과 2년 후 이번 진보당 울산시당의 돌연한 울산 동구의 민주당 후보 지지선언 한 것은 울산 진보정치 운동과 동구 노동자들에 대한 배신이고, 진보정치세력으로서의 정체성도 부정될 만큼 심각한 것이다.   
    
특정인 국회의원 만들기가 진보정치의 갈 길인가?

 

이처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진보당 울산시당의 행동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한마디로 울산 북구에서 진보당 후보로 출마한 윤종오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북구 윤종오 후보를 민주당과의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기 위해 남구을, 중구, 울주군에 출마한 후보들을 사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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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 진보당 윤종오 후보를 제외한  3명 후보사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남구갑, 동구, 중구, 울주군에 출마했다. 울산지역 국회의언 선거 역사상 현대자동차지부, 금속노조 울산지부 소속 노동자들이 있어 노동·진보진영이 강세였던 울산 북구에서 이상헌 현 국회의원이 당선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 군데도 없다. 

 

결국 민주당이 울산 북구에 윤종오 후보로 단일화해주고 받아야 할 곳은 노동·진보진영의 표를 받아 당선 가능성이 있는 울산 동구인 것이다. 북구 윤종오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을 약화시켜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동구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게 까지 이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중앙에서 현직 국회의원인 이상헌 후보를 제끼고 진보당 윤종오 후보를 울산북구 야권단일후보로 정한 것에 반발해 이상헌후보와 민주당 소속 북구 구의원들이 민주당을 집단 탈당과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이 압박이 통했는지 민주당에 의해 야권단일후보를 보장받았던 윤종오후보와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던 이상헌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치룬다. 


이것은 또 무슨 경우인가? 윤종오 후보로 야권단일화 약속을 믿고 후보를 사퇴한 사람들은 무엇이고, 동구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선언해서 엄청난 비판에 직면한 이 사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이 진보정치가 어떻게 노동자·민중에게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는가를 제대로 확립하지 못하고 진보정치를 정치공학으로 해석해서 민주당에 기대어 후보 단일화, 국회의원 당선에 집착한 결과가 빚어낸 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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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9일  민주노총 소속 동구노조대표자들  동구노동자 단일후보 이장우 지지선언  

 

무너진 노동자 정치세력화 꿈, 울산 동구에서부터 다시 만들어내자.

 

지난 1월29일 울산 동구의 노동조합 대표자들은 울산대 병원 노동자 이장우를 ‘동구 지역  국회의원 노동자 지지 후보’로 선택했다.   지금까지  이장우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어떤 사람인가?

청와대 행정관, 민주당 중앙 당직자, 국회 정책연구위원, 송철호 울산시장  정무수석이 그가 자랑하는 경력이다. 울산동구에서 노동자를 대표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사람인 것이다. 
백번을 양보해도 도대체 진보당 울산시당은 어떻게 이런 사람을 동구 지역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해달라고 했는지 황당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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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8일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 사퇴요구와  노동자 후보인 이장우로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

 

3월18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 백호선 지부장(기자회견 가운데)을 비롯한 20개 동구지역 노조 대표자들은 민주당 김태선 후보 사퇴 촉구와 노동당 이장우 후보를 지지하며  “이장우 후보는 동구지역 노동자의 염원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그 이유는 “이장우 후보는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지지하는 한 명의 정치인이 아니라 법인분할에 맞서 함께 단식을 하고, 한마음회관을 함께 지키며 싸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해고와 폐업의 고통, 동구 주민이 신음할 때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엄중하게 묻고 있다.


어디 감히 울산 동구에서  “민주당 김태선 후보 지지”가 가당키나 한 일인가?

 

더 이상 "윤석열 심판"이란 구호 만으로 노동자·민중의 민심을 혼동시키지 말아야 한다. 
노동자의 참혹한 현실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윤석열 정권 심판, 그러면 당연히 보수 양당의 한 세력으로 재벌과 미국의 이익만을 옹호해온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도 따라가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으로 노동정치·진보정치가 나가야 할 길이고,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임하면서 노동자 후보·진보진영 후보에게 주어진 책무다.


https://www.jangwo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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