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끝나지 않은 양규서-함계남 사건
등록일 : 2023.12.26
photo_2023-12-20_19-09-56 서울대병원 앞 (함계남).jpg
 영하의 추운 날씨에 서울대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함계남씨  (2023.12.20)

 

[편집자주]  울산함성은 지난 11월에 양규서-함계남 사건 관련한 특집을 5차례에 걸쳐 내보낸 바 있다. 하지만 사건의 진원지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는 최근 함계남씨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는 등  여전히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며칠 후면 해가 바뀌고 공공운수노조는 새로운 집행부를 맞이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질 수 있길 기대하면서, 최근 함계남씨가 쓴 자신의 심정을 담은 글을 소개한다.

 

안녕하십니까?
의료연대본부(12월 18일,월)로부터 조합원 제명을 받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조직국장 함계남입니다.

산재 요양기간 중 출근을 요구하고,
징계를 강행하는 끝은 어디일까요?

。。。。。。。。。。。

 

“와줘서 너무 고맙다. 우리 이쁜 막내” 하며 한없이 제 등을 쓰다듬으시는 친정엄마의 꿈을 어제밤에 꾸었습니다. 

 

데모한다고 되도록 가족들과의 정을 줄여나가려고, 끊임없이 몸부림치며 20, 30대를 보냈습니다. 서울로 광주로 마산으로 지역을 이전해가며 밖으로 떠도느라 아버지의 사망소식도 늦게 전달받아, 겨우 하관(시신을 땅속에 묻는 것)하는 날 겨우 도착하였었습니다. 

 

그때는 마산 현장에서 활동하던 때이고, 보안이 중요시 되던 때라 집과의 연락망을 갖지 못하여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2020년 정규직전환 투쟁이 완료된 12월쯤부터 친정엄마의 건강은 악화되었습니다. 
정규직전환이 완료되면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길 것이라는 저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노동조합 업무는 차고 넘쳤습니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조직율이 낮은 간호부를 조직하기 위해 이브닝 순회, 나이트 순회, 주말 순회 등이 쉼 없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정규직전환이 2020년 9월 완료되고, 지부 선거관리위원장으로 2020년 12월 민주노총 선거와 2021년 3월 서울대병원 직원식당 10년 만의 임단협 체결(식당분회담당), 2021년 4월 보라매병원 미화직군 토요근무 축소반대 투쟁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채 계속 진행되었습니다.

 

2021년 1월 노동조합의 새로운 집행부(박경득 지부장)가 선출되어 그간 같이 업무를 수행했던 서울대병원 전임자들이 교체되었습니다. 

 

보라매병원 출근 시에는 집에서 7시 30분에 출발을 해야 했기에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라매병원 배치를 고사하였지만, 인력이 부족하고 정규직 전환 담당자로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월 2회 토요일(주말)에는 서울대병원 희망간병분회와 식당분회 업무를 진행하였습니다. 
나머지 월 2회 토요일 출근을 보라매병원 담당자가 요구하였지만, 도저히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감당하기 힘들어 거절하였습니다. 

 

이후 저의 이 주말 근무와 야간순회의 거절이 "활동가가 선을 긋고 한다. 일을 안한다. 일을 못한다”는 3종 세트 집단적 직장 내 괴롭힘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계남아, 엄마가 막내 너를 찾으신다. 너 한번 내려와야 할 것 같은데....” 항상 바빠라 하는 저에게 강하게 내려오라고 하지 못하고 말끝을 흐리는 언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2021년 4월 15일이 되면 2년이 되어 연수휴가 2주가 주어지는 날이었습니다. “몸이 힘드니 제발 연수휴가를 달라”고 하였지만 지부장으로부터 거절당하였습니다. 그리고 교육담당자로서 5월 15일(토) 서울대병원 식당분회와 보라매병원 1조직(비정규직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조합원)의 광주기행을 진행하여 토요일 광주로 갔습니다. 

 

조합원들과 어울리고 친목을 다지는 것은 즐거웠지만, 육체는 마음과 달리 고갈되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또다시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누나! 내려왔다가 올라가. 
엄마가 누나를 계속 보고 싶어해. 안그러신 분이 그러니까 마음에 걸리네” 

 

안되겠다 싶어 5월 22일(토) 시골 진안으로 내려갔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엄마는 훨씬 더 안 좋아져 있었습니다. 내려간 토요일과 일요일 하루 차이로도 상황이 악화되어 갔습니다. 이동 목욕 시 원래 부축하며 걸어가셨다고 하는데, 이젠 아예 업혀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그 정정하던 엄마가 저렇게까지 아플 수 있다니...울먹이는 저를 보며 요양보호사가 위로를 하였습니다.  “마음 굳게 먹으세요. 계속 더 아프실텐데..”

 

5월 23일 월요일 연차로 하루 더 엄마 곁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24일 보라매병원으로 출근하였습니다. 분위기가 썰렁하였습니다. 이렇게 조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때에 어떻게 휴가를 낼 수 있느냐는 분위기...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어 올라 퇴근 후 박지부장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왜 분신을 하였느냐! 8시간을 보장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활동가도 사람이다. 
현 집행부는 올해 전임으로 내려왔지만, 나는 2년 동안 100미터 달리기를 하지 않았느냐!


“새로 집행부가 내려왔으니 다시 달립니다” 하고 버튼을 누르면 계속 100미터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거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그러나 박지부장은 "정규직전환 투쟁 때 열심히 하셨고 힘든지 안다. 그런데 이제 비정규직전환 투쟁이야기는 그만하셨음 좋겠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1시간여 통화에 저는 참담함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는 활동가도 사람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후에도 분회장이 아니고 지부장이니 지부의 업무를 서울대병원분회 보라매담당자와 조율해 달라고 하였지만, 부분회장과 직접 소통하라고만 이야기할 뿐이었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밤에도 편안히 잘 수가 없었으며,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때쯤이면 행여 무슨 말을 듣지 않을까 염려되어 가슴이 두근거리는 긴장감과 불안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교육담당자로서 각 단위 교육 준비를 해야 했기에 집에서도 업무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 6월 4일~6일 ‘제주평화기행’이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어 다른 사람이 동행하면 좋겠다고 지부장에게 제기를 하였지만, 교육담당이고 현장학습 프로그램 진행팀도 결합하고 있어 제주도를 가야 했습니다.

 

6일은 걷기 힘들어 제주평화공원 탐방은 하지 못하고 그냥 공원 의자에 누웠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노원역에서 집까지 오는 10분 거리를 30분에 걸려 쩔뚝거리며 집으로 와야 했습니다.

 

제주기행 마지막 날인 5일 밤에 다시 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계남아 엄마가 이상하시다. 
너 목소리 듣고 싶으시다고 하네.”
“계남아, 우리 막내, 그렇게 매일 바빠서 어떻게 하니......” 

 

그 뒤 엄마 말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언니가 전화를 바꿔 말하였습니다.
“계남아 휴가라도 내서 한번 내려왔으면 좋겠다. 왜 이렇게 너를 찾는지 모르겠다.”

 

6월 10일 서울대병원분회 회의 진행 중 밤 8시에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동생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심장이 쪼그라 들었습니다. 연수휴가를 받아내지 못한 저를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능한 저를 한없이 탓하며 시골로 내려갔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받지 못했던 2주간의 연수휴가를 이제야 받았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제가 왜 이런 대접을 받고 있을까요?
무엇을 잘못했을까요? 
정말 재미있었고 열심히 했는데, 
왜 이렇게 저는 차라리 없으면 좋을 사람이 되어 있을까요?

 

이렇게 몸과 마음은 지금도 계속 더 깊이깊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단체 카톡방.png
의료연대본부는 함계남씨의조합원 자격을 박탈한 후  단톡방  폐쇄  공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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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

조직강화 단결에 있다

바보 같이 굴지 않기을 바란다

조직ㅡ강성 을 위해 싸워 나가는 동지들의 목소리 귀히

든고 나가먀 한다

 

2024.01.01 09:45:53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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