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허영구(전민주노총 부위원장)
등록일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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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500회 산행을 기록한 뒤 바쁜 연말 일정을 보냈다. 그러다 몸 관리를 못해 독한 감기에 걸렸고 한 열흘 약에 의지해 보냈다. 후유증이 남아 있었지만 신년을 맞이해 산행에 나섰다. 얼마 전 강화 고려산을 오가던 길에 김포의 끝 월곶면에 위치한 문수산(성)을 점찍어 놓은 탓이다.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고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라 점심까지 먹고 출발했다. 

 

문수산 산림욕장 입구에 주차를 하고 등산로를 따라 오르자 나무 사이로 강화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강화와 김포 사이는 강처럼 보이지만 ‘강화해협’인데 염하강이라고도 불린다. 구름이 잔뜩 끼고 흐린 날씨라 전망이 좋지 않다. 등산로는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아 물기가 많을 정도다. 

 

문수산은 한남정맥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고도가 400m에 미치지 못하지만 바로 아래가 바다라 그렇게 낮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한남정맥은 백두대간 중 속리산에서 갈라진 한남금북정맥의 끝인 안성 칠장산에서 시작하여 김포 문수산에 이르는 산줄기의 옛이름이다. 그러고 보니 산맥과 강은 끝없이 이어져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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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올라가지만 제대로 된 문수산성은 1694년 조선 숙종 때 쌓았고 1812년 순조때 개축했다고 한다. 북한산성도 숙종 37년인 1711년에 쌓았다고 하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도성 배후지거나 아니면 적이 쳐들어오는 해안가에 산성이 필요했을 것이다. 

 

문수산에서 해안까지 성곽을 쌓았고 총길이는 6,123m에 달했으나 1,483m는 소실되었다. 산성에는 문루 3개와 아문 4개 포함 7개의 성문이 있었는데 최근에 일부를 복원하였다. 1866년 대원군이 프랑스 선교사 9명을 처형하자 프랑스해군이 강화도 일대를 침략한 ‘병인양요’때 문수산성에서도 조선군대와 전투가 벌어졌고 프랑스군대가 산성을 파괴하고 방화했다고 한다. 

 

능선을 따라 축성된 산성을 따라 등산로가 발달되어 있다. 걸음의 높이가 더해질수록 강화대교 건너 강화읍내가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혈구산과 고려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정상에는 장수가 주변 정세를 파악하여 군사를 지휘하던 장대(2017년 복원)가 서 있다. 조금 더 북쪽에  위치한 전망대로 옮겨갔지만 손에 잡힐 듯이 위치한 개성 송악산은 흐린 날씨 때문에 조망할 수 없다. 내년이면 분단 80년인데 날씨처럼 통일 전망은 불투명하고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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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보는 바위가 좀 색다르다. 색깔도 그렇지만 바닷가 조약돌이 뭉쳐져 있는 바위도 보인다. 지각변동으로 바다가 융기한 탓인가? 북한산에서 보는 화강암처럼 지하에서 솟아오른 바위와는 매우 다르다. 이끼와 지의류가 어우러진 바위를 사진으로 담아보니 한 폭의 그림과 같다. 하산하는 데 쇠딱따구리가 나무를 “따르르 딱딱딱” 쪼며(드러밍 : Drumming)  열심히 먹이활동을 한다. 마치 새해 인사를 하는 것 같다.  

 

(501회, 문수산,김포 월곶, 376m, 2024.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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