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장안 (瑞长安 / 자본탐사 재경 평론위원) /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번역
등록일 : 2023.11.17


오늘날 지구촌 금융계는 미국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5%를 넘은 사실에 폭넓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높은 기록은 2007년 이래 처음이다.

 

* 이 기사 원문은 10월 27일자로 환구시보에 게재됐다.

 

비록 미국 연준이(연방준비은행, Federal Reserve Bank) 이에 대해 다음 단계로 금리 올리기라는 ‘몽롱한 예술’을 작동시키기는 했다. 그렇지만, 통화팽창(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 유지라는 이 상호모순은 서로 우회할 수는 없다. 미국이 직면할 위험은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다른 경제체계 역시 마찬가지로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 달러는 패권주의와 능멸주의 정책 구사를 습관화 해왔다. 미국 연준은 금리를 악용하여 ‘종이 한 장의 명령’으로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데 길들어져 있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의 세계경제는 이미 미국 달러가 자기 멋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한도를 벗어나 있고, 미국 달러는 위기를 맞거나 또는 마침내 폭발하고 말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 창궐기간에 약 10조 달러의 돈을 자기 멋대로 대거 방출했다. 이는 재정부와 미 연준이 손잡고 조작한 결과물이다. 본질적으로 자기의 달러 발권을 악용하여 다른 나라 경제체제를 납치하고 있는 꼴이다.

 

이러한 미국 달러의 대거 방출은 결코 원재료·제조업·유통업의 3대 시장을 같은 비율로 확장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그 ‘비만해진’ 구매력을 근거로 자기가 필요한 코로나 방역물자와 경제순환 자원을 집중적으로 획득했다.

 

그렇지만 코로나역병이 끝난 후, 미국달러의 대거 방출이 초래한 통화팽창은 필연적으로 산업연결망과 공급연결망을 통해서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2021년 이래, 미국 달러 구역과 유로달러 구역에 엄중한 통화팽창이 나타났고, 이에 대비한 통화긴축이 각국의 중요한 정책 기조가 되었다.

 

그렇지만 미국 연준의 연속적인 금리 올리기는 급등한 통화팽창 비율을 예전처럼 억제해 줄 수는 없다. 이는 미국 달러의 금리정책이 이미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 40년 동안 미 연준의 금리조작 역사를 보건대, 미국은 일반적으로 경제성장과 통화팽창 문제의 해결을 묶어서 해결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경제와 금융에 일정한 충격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2008년의 미국·유럽 금융위기의 경우와 같이, 최종적으로 "부와 귀는 모험하는 가운데 구해지고(富贵险中求)"  "버들 그윽하고 꽃피어 밝고 밝은 이상촌은 저 너머 있다(柳暗花明又一村)"는 듯이 해결해 왔다.

 

이 해결의 근본적 원인은 미 연준의 금리정책의 3대 효과 때문이다. 곧, 미 채권수익률의 오르고 내림, 미국 달러의 강약, 다른 나라 경제체제에 전파하는 통화팽창의 정도 등이 대부분의 경우 미 연준의 수중에 장악되어 왔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의 배후에는 미국 연준이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등과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등이 있다. 이들이 서로 정책 협동을 통해서 모순을 전가시킨다든지, 또 필요한 경우 다른 나라들의(미국 동맹국들을 포함하여) 이익을 희생시켜 자신의 위기를 해결해 왔다*. 그래서 미 연준은 ‘통화 급팽창’ 이후 미국의 ‘경제연착륙’에 대해서 언제나 자신 만만했던 것이다.

 

* 비근한 보기는 1997년 시작된 한국의 IMF 구제 금융 당시, 외환시장 개방,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인한 한국의 자산 가치 폭락, 이를 헐값으로 월가의 매입, 외환은행의 론스타 먹튀 등으로 한국 경제가 미국 금융자본에 완전 유린당한 경우와 그 당시 동아시아 각국의 금융위기의 경우이다. 한국의 경우 IMF는 8개항을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정부예산 삭감, 자본시장 자유화, 외환시장 개방, 관세 인하, 국가 기간산업 민영화, 외국 자본에 의한 국내 우량 기업들의 인수·합병 허용, 정부 규제 축소, 재산권 보호. 당시 구제금융 협상에서 IMF 협상 대표는 실제로 당시 미 재무부장관이었던 섬머스(Summers)였다.

 

그렇지만 이번의 상황은 이제까지와는 다르다.

 

첫째,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내부 조정력을 잃었다. 전 세계 제조업의 길고 긴 산업연결망은 이미 미국 본토로 이를 되돌릴 수 있기에는 너무 커졌다. 이에 미국은 반드시 국내 산업을 다른 나라 경제체제의 산업연결망에 연결해야 하고(이른바 동조화 coupling해야 하고—역자) (상품공급망의 중심인 중국을 포함한—역자) 경제 전체 연결고리를 확보함으로써만 운행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경제 우위는 첨단 과학기술과 군수산업이다. 그렇지만 첨단 과학기술의 소비 집단은 오늘날 더욱더 세계화 하였다. 더 이상 과거처럼 ‘서구의 일방적 장악구도’가 아니다. 군수산업 소비는 물론 미국이 주도한다. 그렇지만 군수산업이 담당하는 경제성장은 결국 비교적 제한적일 뿐이다.

 

그래서 미국 자신의 경제구조 결함이 미국의 달러 금리정책이 이전에 가졌던 전 세계적 ‘속박력’을 제약해버렸다. 더 이상 미국은 이전과 같이 ‘종이 한 장의 명령으로 천하를 호령할’ 수가 없게 되었다.

 

둘째, ‘초국적 통화(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는, 그 금리정책이 세계 중요 경제체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곧, 전 세계 다양한 경제부문의 경제금융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단지 미국의 이익만을 고려하면, 다른 경제체제는 반드시 ‘문서만 내밀면 모두를 수용’할 수는 없고 이에 대한 대응조치를 응당 취하게 된다.

 

특히 (브릭스를 포함한-역자) 신흥국의 경우 그 규모가 비교적 크고 경제 및 금융에 대한 독립의식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어, 미 연준의 자의적인 조치에 대해 당연히 대응할 것이다. 특별히 미국이 과거 5년 동안 제멋대로 무역동반자를 억압하고, 쌍방의 이익을 훼손하여 왔기에 더욱 그렇다.

 

그 결과 경제순환에서 국지적인 봉쇄와 심지어는 유통단절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미국 달러의 신용하락을 가져 왔다. 또한 미국 때문에 이들 나라가 자국의 금리 인상을 강요당함으로써 국내의 통화팽창을 낮춰야 하는 추가적인 곤란에 더욱 직면하였다.

 

셋째, 우크라이나 위기가 미국의 국가 신용을 크게 하락시켰다. 우크라이나 위기는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 러시아 사이 전략 안보의 모순이 폭발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각 당사자 국가의 안보에 대한 우려를 충족시키는 외교적 해결방식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 대신 각종 제재와 군사대결을 입체적으로 전개하는 데 집착하였다.

 

전 세계 금융체계에서의 우세를 남용하여 자기와 다른 이질 분자를 탄압하고 봉쇄하였다.* 이에 더 많은 국가들은 어느 날엔가는 ‘이런 재앙이 자기 집에 떨어지지 않을 까’ 걱정하고는 강화된 금융방어 조치 시행을 서둘렀다.

 

*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서방은행에 예치된 3천억$ 러시아 예금 몰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제한, 첨단 기술·상품 수출제한, SWIFT 결제체제에서 러시아 퇴출 등등을 단행했다. 전쟁 초기 이러한 경제제재로 루블화가 폭락하고, 극심한 인플레에 시달려 러시아 경제가 곧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 일색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완전 빗나갔다.

 

미국은 더 이상 금리정책을 통해 자신의 위기를 계속 타국에 전가해 나갈 수 없다. 단지 내부에서 위기를 소화할 수밖에 없다.

 

통화팽창이 초래한 엄중한 후과는 자본원가의 대폭적인 상승, 생산과 소비의 감퇴, 사회동요, 경제정체 등등이다. 예견할 수 있는 것은, 만약 자본 원가가 높으면서 떨어지지 않을 경우, 미국의 과학기술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질 것이고, 일부 은행은 이자 지출이 지나치게 높아 도산할 가능성이 있고, 투자기금이 감소해 주식투자가 줄어들 것이고, 이미 높아진 미국 주식은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

 

1983년 이후 미 연준의 6번 완전 금리인상 주기를 복기해 보면, 미국 채권 수익률이 대다수의 경우 연방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할 때보다 높았던 점을 발견한다. 이 주기의 특징에 관해서는, 일반 미국 채권 수익률은 비교적 최후의 금리인상 1~3개월 전에 고점을 찍고 다시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10년 만기 미국 채권은 2년 만기 미국채권과 동조하거나 1개월 정도 앞서나간다.

 

이런 까닭으로 최근 미국 채권의 5% 수익률은 이미 고점에 접근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미 채권과 미 달러의 가치평가는 또한 다른 요소들과 관련이 있으므로 계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총체적으로 말한다면, 금융시장의 큰 소용돌이는 이미 불가피한 상황이다. 세계의 중요 경제체제는 당연히 '비오기 전에 창문을 촘촘히 얽어매어 사전에 대비하듯이' 미국 연준시대 이후의 세계금융 구도를 구상해야 할 것이다.

 

2023.10.27

 

출처: 환구시보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F6bZWuS2Fy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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