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Sputnik International)/ 김정호(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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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을 앞둔 G20  정상회담 로고 옆을  보행자들이 걸어  가고 있다.  (2023년 9월 3일, 뉴델리)

 

 


서구 국가들이 아프리카의 복지에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례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대륙에 대한 서구의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이전 식민 세력들은 상표(브랜드)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ㅡ스푸트니크 편집자 주

 

 

브랜드 변경의 첫 단계는 곧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 '아프리카연합( African Union)'이 유럽연합과 동등한 수준으로 이 조직의 영구 회원국으로 승인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 기사는 뉴델리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 직전 9월 9일 스푸트니크에 게재됐다.

 

그것으로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기에 충분할까? 특히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역사적인 브릭스 정상회담 이후 G20 회의가 열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같다. 이 행사에서 남반구 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프리카 2개국(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을 포함한 6개의 신규 회원국이 BRICS에 가입했음을 발표했다. G20은 어떻게 브릭스를 능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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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니카라과 외무장관은 '탐욕스러운' 서구가 식량 비축을 위해 곡물 거래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 중심의 그룹이 러시아, 중국, 인도가 이끄는 다극적 세계 기구에 글로벌 리더십을 양보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G20의 정치를 관통할까? 그리고 미래의 국제 무대에서 G20의 전망은 어떠할까?

 

ㅡ 푸틴이나 시진핑이 없는 정상회담

 

뉴델리 G20 정상회의는 러시아와 중국 정상이 참석하지 않은 채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 대표단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중국 대표단은 리창 총리가 각각 이끈다.

 

두 정상 모두 얼마전 브릭스 정상회담의 주역이었던 만큼, 이 같은 사태의 전개는 이번 G20 정상회담에  불길한 징조로 해석될 수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뉴델리 정상회담 참석 거부를 조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두 지도자의 부재는 매우 의미가 있다.

 

토니 케빈(Tony Kevin )은 전 폴란드와 캄보디아 주재 호주 대사이었으며 전 호주 외무부 경력관이다. 러시아에 관한 두 권의 책 <Return to Moscow(2017)>,  <Russia and the West(2019)>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푸트니크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회의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매우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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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에서 회담 하고 있다.  서방의 '어리석은' 정권교체 정책이 러시아와 중국을 더 가깝도록 만들 었다.

 

이에 대해 홍콩 링난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장바오휘( Zhang Baohui) 소장은 러시아와 중국 지도자들이 G20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G20은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세계의 주요 강대국들을 통합하는 협조적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의 최고 지도자의 부재로 G20 메커니즘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경제개발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세계 강대국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부재로 인해 그들의 다른 대표가 참석하더라도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성은 줄어들 것입니다.”라고 스푸트니크에 말했다.

 

ㅡ G20은 누가 만들었나?

 

G20은 아시아 국가들이 대규모 금융위기를 겪던 1990년대 후반에 탄생했다. 서구는 처음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 이후 G7 재무장관들은 1999년 베를린 회의에서 공식적인 주도권을 잡고, 다수의 국가를 초청해 금융정책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국가의 범위를 확대했다. 이것이 없이는 글로벌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국가가 G20에 가입할지의 결정권은 주로 미국과 캐나다 재무장관이 가졌다.

 

즉, 미국과 캐나다가 주도하는 서구 집단이 전지구적 도전에  맞설 수 있는 국가 집단을 만든 것이다.  그들은 서방의 이익을 위해 이런 제안을 했다.

 

처음에 G20은 세계 경제 문제를 논의하도록 요청받았다. 인도는 이번에 다가오는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동안 파트너들에게 이 점을 여러 번 상기시켰다. 그러나 몇 년 동안 서구는 이 플랫폼에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것은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섬 정상회담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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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도착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아마도 가장 민감한 것은,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려는 서방의 열망일 것이다.  G20 최종 선언문에서 러시아의 특수군사 작전이 언급된 것은 2022년이었다.  인도는 올해 서방 국가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 참가를 거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글로벌 위기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무시한다면, 다가오는 G20 정상회담 선언을 받아들이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ㅡ 문명의 충돌?

 

그러나 올해 우크라이나 문제만이 쟁점은 아니다. 서방과 비(非)서방 국가들이 정반대 시각으로 바라보는 쟁점이 적지 않다. 뉴델리 정상회담은 어느 정도 헌팅턴 문명 충돌로 비화할 위험성이 크다.

 

“세계 경제의 실제적 모습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다소 왜곡되어 있는  포럼은 여전히 ​​서구의 패권적 관습과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는 EU 외무장관인  요셉 보넬(Joseph Borrel)l 의 성명에 잘 집약되어 있습니다. EU가 G7의 회원국이라는 것은 유럽만이 '정원'이고 나머지 세계는 '정글'이라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라브로프 씨는 이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말을 했습니다. 맞습니다.  그것은 영미와 유럽의 우월성에 대한 태도를 반영합니다. 전 세계에, 따라서 인도 총리인 모디 씨는 이번 주말에 이로부터 유용하고 성공적인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케빈은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서구 국가와 비서구 국가 간의 오해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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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회담 중 사진을 찍고 있다

 

그는 또 주요 문제가 '서구의 오만함'이라고 지적했다.

 

“ 서방은 G20을  본래 취지에 맞지 않은 방식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G20은 본질적으로 세계적인 경제협력 포럼입니다. 그것은 특정 분야에서 정치적 공격을 하고 특정 국가의 행동을 비난하기 위한 포럼이 아닙니다. 그것은 정치적인 것이 아닌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인도네시아 G20에서 이 점을 분명히 했어야 합니다. 그때 미국은 러시아가 정당하지 못한 침략을 했다며 이를 반러 성명을 발표하는 데 이용하려 했습니다. 이로 인해 회의는 매우 불쾌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경험을 통해 배우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케빈 전 호주 대사는 덧붙여 “미국이 이끄는 서방 세력이 러시아와 중국에 불쾌한 언어를 만들기 위해 회의를 조종하려 할 것이라는 매우 실질적인 두려움이 있습니다”라고 추정했다.

 

“합의된 최종 성명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중국 대표인 리창 총리, 러시아 고위 대표인 라브로프씨가 반러시아, 반중국 최종 성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실타래를 다시 풀어야 하는데, 이는 인도 외교를 최대한 시험할 것입니다. 작년 인도네시아에서처럼 최종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전통적인 마지막 순서인 단체 사진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막판 분위기가 너무 나빴는데, 그래서 이번 만남에 큰 기대는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ㅡ 낡은 국제관계 체계의 쇠퇴

 

G20이 겪고 있는 문제는 국제 관계 시스템의 변화로 인한 결과인 것처럼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말 창설된 얄타ㅡ포츠담 국제관계 체계는 러시아의 특수군사작전의 시작과 그에 따른 세계 지정학적인 변화와 함께 마침내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사라졌음이 자명하다.

 

따라서 주로 서구 편향적인 낡은 국제기구들은 점차 뒷전으로 사라져서 영향력을 상실해야 한다. 지난 모든 사건들은 G20이 그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켈빈(Kevin)의 관점에 따르면, 개념으로서의 G20은 지난 몇 달 동안 진정한 다극화를 구축하는 방면의 발전이 이루어짐에 따라 급속히 추월당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G20의 지위와 그 중요성은 최근 몇 년간 감소했다고 바오휘(Baohui) 박사는 지적했다.

 

“G20의 중요성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처음 성공을 거둔 이후 꾸준히 감소했습니다. 그 후 10년간 지정학적 대결의 부활과 강대국간의 경쟁은 갈등과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G20의 기반을 약화시켰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편으로는 미국과 서구의 분열이 심화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비서구 세력의 부상이 심화되면서 갈등과 경쟁이 중심이 되는 국제정치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글로벌 거버넌스(관리)를 상징하는 G20은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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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6일 뉴욕 금융 지구의 한 은행 지점 내부에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를 포함한 금융 뉴스를 보여주는 텔레비전 화면이 보인다. 3월 위기 동안 은행 고객들은  1000억 달러 이상의 예금을 인출했다.

 

ㅡ G20의 대체품

 

따라서 세계 질서는 변하고 있다.  낡은 국제기구는 뒷전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미래에 어느 것이 주도하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해 이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답한 것으로 보인다.

 

“서구는 매년 점점 더 글로벌 거버넌스 제도를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그리고 서구가 대표하지 않는 다른 단체들에 가입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분명히 우리는 올해 SCO와 BRICS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추세를 목격했다. 두 기구 모두 계속해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세계 무대에서 경제적, 지정학적 비중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켈빈은 G20이 여전히 두 번째  발전을 이룰 기회는 있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발전하느냐는 G20 스스로에 달려있습니다.  유용한 포럼으로 만들 수 있는 규율들을 재정립하고 재배치해야 합니다. 국제 협력이 오직 합의된 의정서에  따라서 작동할 수 있게끔하고, 규칙들은 통합할 수 있습니다. 만약 포럼의 특정 관계자가 그 같은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모두를 매우 어렵게 만듭니다. 브릭스 회의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상하이 협력 기구 또한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동아시아 정상회담도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기구들은 그들의 의정서를 따르고 규칙을 준수했기 때문입니다. G20 역시 똑같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 호주 대사는 이렇게 요약했다.

 

이를 위해서는 G20이 ​​다극적 국제기구의 발전으로부터 몇 가지 사례를 배워야 할 것이다. 악명 높은 '서구의 오만함'이 이것을 허용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2023.9.9.

 

(원문보기)
https://sputnikglobe.com/20230909/is-the-g20-obsolete-in-an-increasingly-multipolar-world-11132068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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