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정 (사)남북상생통일연대 대표
등록일 : 2023.11.29
부산엑스포.jpg
부산엑스포 조감도

 

1. 오늘(29일) 새벽 파리에서 열린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압도적 찬성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부산이 탈락한 이유는 뒤늦게 뛰어든 경쟁, 2025년 개최지인 일본 오사카와 인접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모니 등을 들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결정적인 패착은 변화된 국제질서의 현실을 무시하고 주관적인 의욕만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국제박람회기구(BIE)는 가입한 나라별로 1표를 행사하죠. 182개 회원국 중 분담금을 미납한 브라질 등 3국의 투표권이 제한되어 179개국 참여가 예상되었는데요. 165개국이 투표에 참가한 결과는 리야드 119표, 부산 29표, 로마 17표였고 기권표는 없었습니다. 리야드가 3분의 2를 얻지 못하도록 견제하며 결선투표에서 ‘대역전극’을 하겠다는 한국의 전략이 참담하게 실패한 겁니다. 

 

2. 자국이 참가했기에 말을 삼갔던 많은 이들이 예견했던 결과입니다. 부산과 로마에 투표한 나라들 합계는 46표인데요. 이 숫자 이내 나라들이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고 있죠. 미국이 정보를 공유하는 5개의 눈 국가와 유럽, 일본과 한국 등입니다. 미국, 서방이 이끌던 국제사회는 다극화 흐름으로 변화되는 중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를 포함한 이른바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로 불리는 나라들입니다. 

 

글로벌사우스는 과거 저개발국으로 불린 남반구, 냉전에 참여하지 않는 비동맹국,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 등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자국 이익을 중심으로 미국, 서방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는 나라들의 통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미, 반서방이 아니면서도 중국, 러시아와도 우호적인 대략 120-130개 나라들입니다. 한국이 이러한 흐름을 외면, 무시하면서 국제사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 결과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3. 지난 27일 북한 정찰위성 문제를 다룬 유엔 안보리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아무런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끝났는데요. 유엔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밝힌 대로 “주권국가들은 평화적 우주 활동을 누릴 권리가 있지만, 안보리 결의는 북한(DPRK)에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있죠. 

 

그런데 유엔에서 유일하게 구속력을 갖는다는 안보리 결의는 절대 불변이 아닙니다. 5개국이 모두 거부권을 갖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대한 즉각 휴전 결의’는 미국이 반대해서 무산되었지만 기권을 함으로써 통과되었죠. 미국이 추진하는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 또는 기권을 해야 가능합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7년 12월까지 미국의 뜻에 따라 북한의 핵개발에 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며 강력한 제재를 부과한 안보리 결의에 동참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의안에는 북한 핵개발 포기 유인책으로 북미(국제) 대화 촉진과 제재 해제 부분도 있죠. 2018년-2019년 북미교섭이 실패로 돌아가고 미중패권경쟁이 본격화되며 우크라이나전쟁이 발발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일관되게 대화 촉진과 일부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북한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러시아 제재를 유지하고 미중패권경쟁에서 미국의 편에만 선다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지렛대는 작동할 수 없습니다. 한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을 압도적 힘으로 제압한다는 방편으로 추진한다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과 군사동맹화가 강화될수록 북한 핵과 미사일을 제어하기는 점점 힘들어질 겁니다. 

 

윤석열 정부가 이번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를 계기로 글로벌사우스의 영향력을 체감하고, 계속되는 대북 유엔 안보리 결의가 무산되는 이유를 수용하며 국제사회의 흐름에 따라 미국 일변도 외교 정책을 변화시켜야만 한국의 미래가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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