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ECE, 공급망 내의 문제 ‘원청’에 책임 
등록일 : 202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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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가 지난 9월 26일 일본영사관 앞(부산 동구 고관로18)에서 닛토덴코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먹튀' 사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해결을  촉구 하고 있다.

 

닛토덴코가 100% 지분을 소유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먹튀 문제가 1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지난해 11월 위장 청산을 통해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했는데, 현재 13명의 노동자가 여전히 공장을 지키며 생존권 보장을 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상위 원청인 삼성그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닛토덴코는 구미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평택에 한국니토옵티칼을 세워 LCD 편광 필름을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각각 납품해 왔다. 지난 18년 동안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돈은 6조 3354억 원에 이른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총 매출의 82%에 이르는 금액이 일본 대주주에게 빠져나간 셈이다. 또 한국니토옵티칼에서 닛토덴코로 간 돈도 11조 1031억 원에 이른다. 그런 닛토덴코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를 버리고 위장 청산했는데, 전형적인 외투기업의 이른바 ‘먹튀’이자 신종 노조탄압 수단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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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문제는 닛토덴코가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청산했으나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쌍둥이 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에 물량을 옮기고 노동자 30명을 신규채용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납품을 계속함에 따라 ‘먹튀’의 모든 피해는 구미공장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에게만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구미공장에는 기본권을 침해받는 한국 노동자가 13명 있다. 이들은 사측의 단수, 단전 조처로 기본적인 정당한 노조 활동은 물론 인권까지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7차례 불법 철거 침탈 시도, 공권력 투입의 위협까지 당하고 있다. 사측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노동자에 대에 4억 원대의 가압류까지 걸오논 상태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금속노조와 관련 단체들은 10월 5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물량이 이제 한국니토옵티칼에 집중되게 된 만큼, 삼성그룹은 삼성 공급망에서 벌어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먹튀’ 사태를 방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OECD에서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벌어진 노동기본권·인권침해 사안을 최상층에 위치한 대기업이 조사하고 해결할 것을 공급망 실사 제도로 명토 박고 받고 있다. 따라서 삼성그룹도 이 같은 국제 기준에 따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이 용인하지 않았으면 애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노조측 입장이다. 잘 알다시피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와 경쟁관계다. 그런데도 LG디스플레이로 납품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로 납품하는 한국니토옵티칼로 가져오는데 삼성이 몰랐을 리 없다. 한국에선 공급망 꼭대기에 있는 대자본은 모든 공급 과정을 통제하고 거래 관계를 조정한다. 실제로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자원 조달, 부품 납품, 최종 조립까지 이르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다시 이를 통해 삼성전자와 애플사로 납품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 ‘LG로 들어가는 업체의 물량을 받지 말라’고 했으면 당연히 끊겼을 거래 관계”라면서,  사실상 삼성이 공급망 차원에서 위장 청산 업체의 물량을 가져오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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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6일 일본영사관 앞에서의 금속노조 기자회견 모습

 

이번 공동성명 발표에는 민주노총 삼성그룹사 노동조합 대표단, 금속노조 삼성지회,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전자판매지회, 삼성SDI지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서비스연맹 삼성에스원노조, 사무연대노조 삼성화재애니카지부 등이 함께했다.

 

먹튀는 해당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의 원-하청 관계상 반드시 그 배경에는 최상층인 한국 재벌들이 개입돼 있다.  얼마전 먹튀 논란을 빚었던 한국와이퍼 사태 때도 납품처인 현대자동차가 사전 청산 계획을 공유받았던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한국와이퍼 대체생산 제품을 납품받았는데, 이 같은 정황이 밝혀지자 사회적 비판이 현대차재벌과 이를 방관한 현대차지부에 모아지기도 했다. 


이 같은 먹튀문제에 대한 해결은 한편에선 자국 기업인 닛토덴코의 ‘먹튀’ 행각에 책임질 의무가 있는 일본 정부의 각성을 촉구함과 함께, 보다 근본적으로는 원청인 한국 재벌사에  타격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원-하청 노동자들 간에 연대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시급하며,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이에 적극 개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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