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욱의 총반격
  • 4·9통일열사 48주기에 부쳐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등록일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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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9일 경희대 내 경희평화민주동산에서 4·9통일열사 48주기 추모제가 엄수되었다.(사진: 사월혁명회 제공)

 

 

올해는 4월혁명 63주년이자 4·9통일열사 48주기이다.

 

오늘날의 정국은 마치 박정희가 친일 역적 윤석열로 되살아나, 국기를 문란하고 있는 듯하다.

 

59년 전에도 박정희가 봄부터 본격적으로 한일회담을 추진하자, 대학생뿐 아니라 고등학생과 일반 시민이 참가하는 한일회담 반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한다. 그러자 박정희는 군대를 동원해, 6.3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대운동을 폭력 진압하면서 한일 국교 정상화를 밀어붙인다.

 

최근 토요일마다 개최되었던 한일 정상회담 규탄! 윤석열 정부의 망국 외교 심판! 강제 동원 굴욕 해법 폐기! 일본의 사죄 배상 촉구! 범국민대회보다 당시의 분노는 최루탄이 난무하는 등 지금보다 더 격렬했다고 한다.

 

그런데 박정희란 자가 6·3사태의 배후로, 대학생들의 한일회담 반대 투쟁을 조종한 혐의로 소위 1차 인혁당 사건을 만들어 낸다. 다행히 기소권을 가지고 있던 검찰은 고문에 의해 조작된 허구라고 주장하며, 기소를 포기하고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은 흐지부지되고 만다.

 

그리고 1972년 박정희는 7·4공동성명을 외면하고 영구집권을 위해 유신헌법을 제정한다. 그러자 유신헌법 제정에 대한 국민적 저항운동이 거세게 일어나며, 각계 민주인사들과 대학생들은 유신반대 투쟁을 준비한다.

 

이렇게 유신반대 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박정희는 또 1차 인혁당 사건과 마찬가지로 유신독재 반대 투쟁을 주도하였던 민청학련을 배후 조종하였다는 혐의로 이른바 인혁당재건위 사건을 조작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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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의  사법살인 인혁당재건위  사건

 

하지만 민청학련 관계자는 대부분 석방되고 1975년 4월 8일 대법원은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여덟 분의 사형을 확정한 뒤 다음 날 9일 국가가 살인한다.

 

재심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무자비하게 사형을 집행한 것이다.

 

그러나 2002년 9월 12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인혁당 사건이 고문 조작되었다고 발표한다. 그리고 2006년 1월 23일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인혁당재건위사건 관련자 16명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공포한다. 마침내 2007년 1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3부는 여덟 분에 대해 무죄를 판결한다.

 

이것은 소위 2차 인혁당재건위 사건 재판과정이 위법하고 부당하였음을 국가가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소위 1, 2차 인혁당 사건은 고문 조작으로 사건이 부풀려졌지만, 국가 살인 당한 열사들은 4월혁명 당시 이론가이자 실천 활동가였으며 남북 협상론자였다.

 

남북협상론

 

박정희 야만의 시대에 열사들은 민족통일 제단에 기꺼이 목숨을 바치며, ‘자주! 민주! 통일!’을 온몸으로 주장한다. 군부독재 시대를 자신의 신조대로 당당하게 분단의 대가를 대신 걸머지며 쉬지 않고 활동한 분들이다.

 

63년 전 1960년 7·29민참의원 선거에서 제한적 의미의 남북 교류 주장이 제기된다.

그리고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민자통) 건설되면서 <남북협상론>이라는 통일방안이 등장한다.

 

<남북협상론>은 혁신정당인 사회당과 민주민족청년동맹(민민청)과 통일민주청년동맹(통민청) 청년운동 세력 그리고 민족통일학생연맹(민통련) 학생운동 세력을 중심으로 발전된다.

 

특히 1961년 2월 19일에서 3월 16일까지 「영남일보」에 기고한 민민청 경북간사장 도예종의 필명으로 추정되는 김영춘의 ‘조국통일의 기본방향’은 <남북협상론>이 통일방안으로 체계적으로 정립하는데 이론적 구실을 한다.

 

이후 민자통 선전위원장 이재춘은 이 글의 핵심적 요지를 1961년 5월 8일과 9일 양일간에 걸쳐 「민족일보」에 ‘평화통일의 기본방향’을 발표함으로써 민자통의 공식 통일방안이 된다.

 

7·29민참의원 선거 이후 본격 제기되기 시작한 <남북협상론>은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의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정신으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로 연결되어 마침내 2000년 ‘6·15공동선언’으로 남북 모두 인정한 명실상부한 통일의 기본정신으로 발전한다.

 

<남북협상론>은 반외세, 민족자주의 문제를 전면에 제기하였고 이를 위해 남북한의 협상을 통한 자주적 통일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 가도 못 하느냐!

 

4·9통일 열사들이 가신 지 48주년이 되었지만, 민족의 자주와 통일은 요원하다.

 

윤석열 친일매국 정권은 미국의 충견이 되기 위해, 자발적으로 그동안 축소되었던 한미 훈련을 한미일 동맹훈련으로 확대·강화하면서,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일 정상은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쉽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발표하고, 대중국 포위를 위해 한미 동맹을 미일 동맹의 하위개념으로 굴욕적으로 참가했다.

 

특히 대북 적대 정책에 있어 미국에 아부 굴종은 물론 선제타격론, 주적론, 참수작전, 한미동맹강화, 한‧미‧일군사동맹 가속화, 한국형 3축타격체계 구축, 자위대 한반도 진출 등 미국의 돌격대를 자처하며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한반도 정세를 최대로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남북협상이 필요한 시기이다.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역대 남북 정상 간의 공동선언 이행이다.

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그리고 4·17선언이 고수되어야 한다.

전쟁은 민족의 공멸이다.

 

그리고 62년 전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 가도 못 하느냐!’라며 외쳤던 열사들의 외침을, 이제 미군 철수 투쟁으로 답해야 한다.

온갖 훼방과 방해로 오도 가도 못하게 하는 미국을 이 땅에서 영원히 몰아내야 4·9통일열사들의 꿈과 4월혁명은 완수된다.

미국을 몰아내야 자주이고 통일이다.

 

4.19때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플랭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 모습.jpg
4.19때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플랭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 모습

 

이수병 선생 48주기 추모식 진행

 

경희대 평화민주동산에서 진행된 이수병 선생 48주기 추도사 일부를 영전에 바친다.

 

“ 선생은 6·25전쟁 정전 이듬해 부산의 부산사범, 부산고, 경남공고의 뜻있는 동무들과 암장(岩漿)을 결성합니다.

그리고 ‘암장’ 상징대로 화산이 터지는 것처럼, 성원들은 4월 혁명 공간에서 혁신계 학생 활동가로서 우뚝 섭니다. 선생은 민통련에 활동하지만, 일부는 청년 조직인 민민청에 가입하여 4월 혁명 공간의 통민청과 쌍벽을 이루며 쉬지 않고 지금까지 선생의 뜻을 이루기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이수병 선생님!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 가도 못 하느냐!’

62년 전 서울운동장에서 외친 사자후(獅子吼)가 아직도 민중의 가슴에 쩌렁쩌렁 울리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이수병 선생님!

살아 있는 우리들은 분단의 원흉 미국과 일본에 맞서

우리 어깨 위에 지워진 민족해방과 민중해방의 과업을

우리는 결코 벗지 않고

통일된 그 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조국은 기억할 것입니다.

선생님의 자주‧민족‧통일을 위해 걸어온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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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조계사에서 4·9통일열사 48주기 추모제가 엄수되었다.(사진: 사월혁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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