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극화로 가는 세계
  • ㅡ 미·중·인의 경제패권 경쟁
김장민(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
등록일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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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부 변수 없을 때만 장기적인 경제전망이 정확

 

장기적인 경제전망을 할 경우 장기적인 경제정책, 외교, 국제분쟁 경제 외부적인 조건은 현 상태에서 일정하다고 보고 최근 수년간의 각 생산요소의 평균값을 기초로 하여 장기적인 전망을 한다. 

 

장기 경제성장률은 공급 측면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이해되어, 통상적으로 콥-더글러스 생산함수를 이용하여 전망한다. 즉 국내총생산이 노동, 자본, 총요소생산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가정하고, 각 요소를 전망한 후 요소별 성장 기여도를 합산하여 경제성장률을 전망한다. 

 

오늘날 교통 통신의 발달, 개방경제로 인해 국가 간의 기술력, 기초 학력의 차이는 줄어들고 있고 자본 이동도 활발하다. 따라서 생산 부문에서 노동 즉 경제활동인구가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장기 전망은 다른 변수가 없는 한 대체로 신뢰할 수 있다. 2003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30년대가 되면 중국 경제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도는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경제 3위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미중분업 등 생산함수 외부 조건이 20여 년 동안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전망이 사실로 입증됐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가 2023년 연말 발표한 ‘세계 경제 장기 전망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37년에 중국 GDP(국내총생산)이 미국을 추월한다. 앞서 경제경영연구소의 2022년 보고서는 중국경제의 추월 시점을 2028년으로 예상했지만, 2023년 보고서는 2030년으로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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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2024.01.07)

 

미국 웰스파고은행도 2024년 1월3일 보고서에서 중국경제의 추월 시점을 2032년에서 2042년으로 10년 늦췄다. 이는 코로나 시기 중국의 봉쇄로 인한 경제후퇴가 반영된 결과이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중국이 과거 일본처럼 미국 경제 추월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미국이 플라자협정으로 일본의 경제성장을 방해한 사례가 중국에 적용될 수 있다. 미국은 가톨릭과 유색인정의 출산율, 이민정책으로 인해 중국에 비해 저출산고령화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낮다. 대만 전쟁이 발생할 경우 국제 제재 역시 중국의 경제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JCER) 2022년 12월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 견제로 인해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추월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 규모가 2030년쯤 미국의 87%까지 커지겠지만 2050년에는 다시 미국의 81% 선으로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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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머니투데이(2023.07.16)

 

ㅡ 인도는 인구를 기반으로 제1 경제대국으로 성장 가능

 

인도는 2022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영국을 제치며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떠올랐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과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오는 2030년까지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2075년 GDP 규모는 중국, 인도, 미국 순이다. 경제경영연구소(CEBR)은 인도가 2032년 일본과 독일을 넘어 세계 3위로 올라서고, 2080년에는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중등교육 이상의 풍부한 인구, 외부로부터 자본 유입, 국가 차원의 경제개발이 지속된다면 경제 외적인 변수가 없을 경우 경공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농부가 경작지에 비례하여 수확물을 늘리듯이 투입량에 비례하는 산출량으로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련의 경제성장에서도 입증됐다.

 

다만 이는 저부가가치 산업을 기반으로 수출 등 수요가 충분할 때 가능하다. 중국이 풍부한 인구, 국가주도 경제개발, 미중분업에 따른 수출증가에 힘입어 20년 이상 고도성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인구강국의 경제성장이 일정 한도까지 가능하다는 장기전망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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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풍부한 인구, 국가주도 경제개발, 국제분업 참여로 인한 수출 증가등 중국과 유사한 조건에서 중국식 경제성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즉 인도의 경제성장은 장기적이다. 중국이 저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경제성장, 인구정체로 경제성장율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중국보다 더 빠른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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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인도의 경제성장율 비교(출처 : KDI)

 


2. 중국에 대한 인도의 장점은 무엇인가?

 

1980년대 중국과 인도의 경제 수준은 비슷했다. 현재 중국과 인도 두 나라의 인구는 15억으로 비슷한데, 2023년 기준으로 두 나라의 GDP는 5배 차이가 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중국이 1만2천614달러, 인도가 2천485달러로 격차가 5.1배에 달했다. 

 

하지만 장기전망에 따르면 경제규모에 있어 중국이 늦어도 2040년 미국을 따라 잡으나, 인도는 미국과 중국을 순서대로 추월한다. 인도- 중국 -미국이인구순으로 경제규모를 유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경제 외 변수가 없다는 조건이다. 

 

첫째 인도의 최대 장점은 인구증가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 전망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가 2050년까지 16억68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반면 같은 해 중국은 13억1700만 명으로 인구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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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지만 인도는 2023년 기준 중위 연령이 중국(38세)과 베트남(32세)에 비해 29세로 아시아에서 가장 젊다. 빈부 격차로 인해 일자리를 찾는 빈곤층이 풍부하다. 인도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30달러(약 30만 원) 정도로 중국의 20%에 불과하다. 

 

둘째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영미와 같은 문화권이다. 영어를 사용하여 영미의 정치경제문화를 쉽게 수용할 수 있다. 즉 의지만 있다면 기술혁신을 포함하여 산업여건을 개혁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셋째 미국이 중국 대신에 인도를 미국의 소비재 공장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인도는 이른바 민주주의동맹의 일원이므로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화하고 있는 견제가 인도에게 약할 수 있다. 영어권 문화로 인해 고부가 가치산업과 서비스산업에서 장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인도에 진출하고 있다.

 

단순한 소비재뿐만 아니라 공업상품 일반, 나아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하부 구조를 맡는 미국 - 인도 분업을 할 수 있다. 서방 기업들이 인도에 생산기지를 만드는 등의 ‘그린필드 투자’가 2022년 2021년과 비교해 4배(650억 달러·약 86조 원) 늘어났다. 

 

이미 미국과 인도는 2023년 인공지능(AI), 반도체, 5G 등 첨단부문에서 협력을 담은 핵심 및 신흥 기술 이니셔티브(iCET)를 발표했다. 2023년 2월 미국이 인도에서 수입한 반도체도 총 1억5천만달러(약 2천억 원)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배나 늘었다. 


3.  중국에 대한 인도의 약점은 무엇인가?

 

첫째 인구는 많지만 인적 자본의 질이 중국보다 낮다는 것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정착시키면서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교육을 실시해왔고, 최근에는 대학교육까지 일반화되면서 인적 자원의 질이 높은 편이다. 

 

즉 1인당 생산성에 관한 잠재력이 인도보다 월등하다. 인도 역시 최근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도의 문맹률은 2006년 37.25%, 2011년 30.7%, 2018년 25.63%로 낮아졌다. 16세 미만 어린이의 학교 등록률도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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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문자해독율(출처 : 국가미래연구원 : 2022.10.17)

 

다만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영어권이기 때문에 영미 지역에 진출한 엘리트들이 많다. 인도의 인구 자체가 많기 때문에 이 엘리트들의 절대적인 숫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인적 자본의 질을 높이는 것은 시간문제이지만 중국처럼 대다수 인구의 질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다. 

 

둘째 인도의 경우 연방제와 지방분권으로 인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회주의 중국과 같은 정부역할이 힘들다. 중앙정부의 경제성장 정책은 정권이 교체될 경우 유동적이다. 주마다 법이 다르고 경제성장에 대한 열의와 전략도 중앙정부 수준에 미달한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을 성공적으로 펼친 반면 인도는 그렇지 못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무원 비율을 보면 중국은 지방정부 공무원 수가 중앙정부에 비해 훨씬 많은데 인도는 정반대다. 즉 중앙과 지방에서 경제개혁을 추진하면서 투명하고 역량 있는 관료를 재생산하는 구조가 취약하다. 주마다 상당한 관세장벽이 존재한다. 

 

셋째 도로, 항만 등 인프라가 열악하다. 물동량 기준 세계 50대 항구 가운데 인도의 항구는 한 곳도 없다. 이에 비해 중국은 14곳에 달한다. 인도의 고속도로는 전체 도로 중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국은 국내의 인적 자본과 무역 이익으로 조성한 자본으로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했다. 

 

반면 인도는 인프라 건설을 담당할 수준의 노동력과 자본이 부족하다. 단기간에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영미 등 해외자본의 유입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자본자유화에 대한 정책과 제도가 지방은 물론 중앙에서도 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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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열악한  인프라

 

넷째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전통적 문화 장벽이다. 인도에 카스트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어 사회통합과 직업에 대한 기회균등 차원에서 열악하다.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중국은 70%에 이르나 인도는 20%에 불과하다. 

 

인도는 종교가 힌두교(80.5%)와 이슬람교(13.4%)로 양분돼 있다. 인도는 힌디어(40%) 외에 14개 지역별 공용어를 채택하고 있으며, 민족 구성은 인도아리안(72%)과 드라비디안(25%)으로 구성된다. 반면 중국은 한족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언어도 표준어로 만다린을 사용한다. 

 

다섯째 비록 민주주의동맹이지만 플라자협정과 같이 일본과 독일에 대한 견제 정책을 인도에 적용할 수 있다. 즉 미국은 인도가 자신을 위협하는 경제규모를 유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인도는 미국의 도움이 없으면 미국은 물론 중국의 벽도 넘을 수 없다. 


ㅡ 중국과 인도의 추격에 대한 미국의 인구 전망

 

인적 자본의 질이 균등해지는 경향 때문에 경제가능인구 규모가 경제력을 좌우한다. 2023년 기준으로 미국 인구는 3억3천600만 명이지만 중국과 인도의 인구는 15억 수준이다. 중국과 인도는 인구가 5배 정도 많기 때문에 1인당 국민생산이 미국의 1/5만 되도 미국과 같은 경제규모를 지니게 된다. 

 

미국은 2023년 기준으로 1인당 GDP가 8만 달러 수준이고 중국은 1만2천, 인도는 2천5백 수준이다. 미국의 인구 기준 생산성이 중국의 5배에 달하고 있지만 중국도 내수 중심으로 고부가가치산업에 주력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생산성 격차가 미래에도 유지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미국의 고부가가치산업 독점은 약화되기 때문에 중국과의 경제격차를 벌이려면 인구를 증가시키는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미국의 인구증가는 매우 제한적이다. 2023년 미국 의회예산국(CBO) 인구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구는 매년 평균 0.3% 증가하여 2053년 3억7천300만명으로 예측됐다. 이는 1983년부터 2022년까지의 연평균 인구 증가율(0.8%)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2042년부터 저출산으로 인해 사망자가 출생자 수보다 더 많지만 이민 때문에 인구가 는다.

 

결국 중국이 미국을 따라 잡는 것은 인구 기준 생산성을 조금만 늘려도 인구구조에서 시간문제이다. 반면 인도의 인구는 중국과 비슷하기 때문에 인도가 중국을 따라 잡으려면 인구 기준으로 현재 1/5에 불과한 생산성을 거의 5배로 늘려야 한다. 

 

중국이 미국을 따라 잡는 것은 쉽지만 인도가 중국을 따라 잡는 것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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