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기획연재] 한국노동운동사⑮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
등록일 : 202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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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3월  9일과  13일,  6명의  크리스찬  아카데미  직원이  구속되었다.  재판정  로 들어가고 있는 한명숙(노무현 정부  국무총리 역임), 장상환(경상대교수 역임), 김세균 간사(서울대 교수 역임) . 사진출처 :  블로그  현대사스토리텔러. 

 

도시산업선교회(도산)가 오면 기업이 ‘도산’ 한다?

 

1979년  4월16일  중앙정보부가  발표한  이른바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위한  크리스찬  아카데미  내  불법용공  비밀써클 결성’이라는  제목의  반공법  위반  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농민  담당  간사  이우재황한식장상환,  노동  담당  신인령김세균,  여성  담 당 한명숙, 그리고 정창렬 교수 등이 구속되었다. 

 

그  핵심  내용은  크리스찬아카데미  교육생들인  노동자,  농민,  여성들에게  자본주의의  모순을  교육하고  계급의식을  조장하였으며,  사회주의국가 건설을  위하여  이들  교육생들을  조직할  목적으로  크리스찬  아카데미  간사들 중에서 뜻이 맞는 이들 6명이 비밀 써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선진적 활동가와 급진적 지식인의 만남, ‘3단계 교육과정’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은  유신체제의  용공  조작  여부와는  상관없이 매우 중요한 운동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선진적 활동가와 지식인의 만남을  통해  운동역량을  발전시키고,  노동현장의  민주화와  사회민주화를 모색했기  때문이다.  그중  3단계  과정으로  이루어진  ‘아카데미 중간집단 교육’은 매우 유명했다. 

 

제1차 과정은 주로 의식화 교육으로 한국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 인식, 사회의식  및  역사의식의  제고가  핵심이었다.  제2차 과정은  1차  과정을  마친 뒤  6개월  후에  이수자들  가운데서  운동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이 운동 사례를 중심으로 평가, 토론, 연구하는 과정으로서, 운동의 실천 문제를 중심 으로 교육하였다. 

 

마지막 3차과정은 다시 6개월 후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자질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중견 간부로 만들기 위해서 개설된 교육과정이다. 따라서 전문적인 지식과 장기적인 운동계획 수립 능력의 제고 등이 중심 내용이었다. 이들은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 노동현장 등 각 분야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1970, 80년대 노동운동 지도자를 배출하다.

 

1973년부터  크리스찬아카데미  중간  집단교육이  시작되면서  도시산업선교의  역량도  대폭  강화되었다.  아카데미  이수자들이  각  분야에서  운동을  주도했고,  교육내용  및  후속  관리에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노동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아카데미 교육생들이었다. 이  사건으로  연행된  사람들  가운데  최순영(YH무역),  장현자(반도상사),  이총각(동일방직),  박순희(원풍모방),  이영순(콘트롤데이타)  등의  면모만  봐도 알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체제가  아카데미를  탄압했던  본질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크리스찬아카데미사건은  비록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활동으로  그  한계는  많았지만,  그  내용은  성장하는  민중운동의  요구를  반영하였다.  ‘어떻게  과학적인  시각으로  이  사회를  바라보고  활동하게  만들  것인가’라는 고민과  실천을  하였다.  즉  교회를  매개로  지식인들과  현장  활동가들이  이론과 실천을 교환하면서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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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년 9월 15일 대현교회에서 열린 울산사회선교실천협의회 창립총회 모습.  (사진 출처 : 울산저널)

 

울산 노동운동의 산실 ‘울산사회선교협의회(울사협)’

 

울산지역에도 1981.9.1 울산지구 도시산업선교위원회(연구흠 목사 담임) 가  설립되고  그해  10월  노동상담소가  개설되었다.  

 

울산  일부  진보적인  기독교 지도자들, 해직 교사들 그리고 노동현장에서 노동3권을 주장하며 직접  노동조합  결성을  준비하던  노동자들의  집합체였던  ‘울산사회선교회’는  무수한 탄압 속에서도 그 조직이 발전해 갔으며, 가열 찬 투쟁의 조직체로 다시 ‘울산사회선교실천협의회’라는 이름으로 거듭났다. 이 ‘울사협’은 87년  현대정공,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현대그룹사에서  노조가  결성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노동조합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은  건  87년  들어가면서  구체성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밖에 활동하시는 분들이 교육민주화선언으로 해직돼서 울산사회선교협의회 간사로 있었고, 그러다 보니 울산에서 이런저런 일로 찾아 오는  사람들  중에서  괜찮은  사람을  연결해주고,  그렇게  해서  조합  결성을  했을 때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려나가기 시작했어요.”       (<현자노조 20년사>, 62p)


출처 :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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