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 정년 앞둔 당신은 산업폐기물 ••••••?
변창기(울산노동자문예학교)
등록일 : 2024.08.11

단협-2.png

 

어느날 단협 25조가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신가?
나는 단협 25조야
노사가 합의해서 나는 존재하지
노동자는 나를 독소조항이라 하지만 
자본가는 내가 있어 살맛이 난다해
이를테면 단협조항이 모두 쓴맛인데
유일하게 단협 25조는 단맛이 난다나?
여러가지 이유가 있것지?

 

가장 큰 이유는 노동착취를 할수 있다는 것이야
그것도 합법으로 위장해서 말이지
어뗘? 자본가 입장에서 더 매력적이지 않나?
또하나의 커다란 이유가 있어

 

자본주의 이념은 오로지 이윤추구잖아
그 이념에 부합되는 2가지 줄기가 있어
하나는 물불 안가리는 노동착취고
또 하나는 노동력의 가치를 깎아 내리는 것이야
한마디로 요약해
노동혐오 사회의 연속성 그것이지
그 2가지 요건을 충족시켜 주는게 바로 단협 25조야

 

생산수단 가진 자본가는 정년이 없지만 
노동자에겐 있지
단협 25조가 바로 그것이야
합법을 위장하여 자본가 맘대로 난폭성을 드러낼수 있거든
마치 노사평화를 실현하는 것인양

 

봐봐
노동자의 정년을 60으로 묶어 놓고
1년간은 임금동결로
1년간은 10%나 임금삭감으로
노동착취를 해쳐먹을수 있지
게다가 자본가를 더 기쁘게 만드는건 
그속에  노동혐오 장치를 집어넣어 놨다는 것이야 

 

64년생을 예로들어 볼까?
3년전 까지만해도 당신은 산업의 역군으로 오르내렸어
정권과 자본에게 말이시
그러다 정년퇴직 2년을 앞두니 
갑자기 산업전사가 아니라 
산업폐기물 신세로 전락시켜버린 것이야

 

자본가계급 입장에선 임금피크제 그게 신의 한수 였어
노동자 입장에선 노동력의 가치를 볼품없이 깎아내린 것이지
그럼에도 가만히 있더라?
그러니 자본가는 기세등등하게 노동자를 비웃고 있지
교섭권 체결권 힘을 가진 집행부를 구슬리니 
알아서 자본가 앞으로 헤쳐모여 하니 
당사자가 4천명이 넘어도 힘을 못쓰더라고
가열차게 투쟁해도 바뀔랑 말랑 할낀데 
그러니 3년간이나 죽쒀서 개준꼴이지

 

단협 25조를 바꾸려면 
당사자의 단결력과 집행부의 투쟁력이 함께 어우러져야해
안그러면 절대로 바뀌지 않아
그거 아니?
단협 25조를 그대로 두면 줄줄이 64,65년생 꼴 나는건 시간문제야
2025년이 현 단협 25조를 폐기시킬 
마지막 기회라 여기고 가열차게 단결투쟁해

 

슬프게도 64년생은 올해가 마지막이야
내년이 있고 싶어도 없어
열심히 투쟁을 주도했던 63년생은 올해가 없듯이 말이야
그러니 내년이 있는 65,66년생 당사자인 조합원이 
똘똘뭉쳐 투쟁에 나서고
그 외 젊은 노동자도 결국 당신들 일이니 
내일처럼 합세하여 투쟁한다면 
그 견고한 단협 25조의 성(城)을 무너뜨릴수 있어

 

그렇게 해야만 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답이 없어 
정년퇴직 앞두고 노동착취 안 당하려거든
말년 노동세월에 산업폐기물취급 안 당하려거든
꼭 단결해야 해
꼭 투쟁해야 해
꼭 그렇게 해야만 해
단협 25조를 폐기시켜야 해
그래야 노동조합도 살아 남을수 있으니.......

 

※  현대자동차 단협 25조는 정년 관련한 규정이다. 만 60세를 정년으로 하고, 59세 때 임금을 동결하며, 만 60세에는 임금을 10% 삭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창기-2.pn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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