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时雨, 선박데이타 연구자)/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3.27
심각하게 쇠퇴한 미국 조선업.png
심각하게 쇠퇴한 미국 조선업.

 

얼마 전 일본과 한국의 대형 조선업체를 방문한 델 토로 미 해군 장관은 기업 임원들을 만날 때마다 똑같은 제안을 던졌다. 구체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의 대형 선박회사가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여 조선소에 투자해 미국의 조선업 부흥을 돕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조선업 부활'은 델 토로로 대표되는 미 해군 수뇌부의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이 해상 패권을 이어가고, 대국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핵심 토대이다. 미국은 주력 함정의 기술 수준과 규모에서 세계 1위임에 틀림없지만, 조선 능력은 전혀 그에 어울리지 않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 조선업은 0.13%에 불과한 반면 중국 조선업은 46.59%, 한국과 일본은 각각 29.24%와 17.25%를 차지한다.

 

이처럼 시장 점유율이 너무 낮은 배경에는 거의 '붕괴' 상태에 빠져있는 미국 조선업이 있다. 이러한 '붕괴'는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첫째, 미국 조선 산업의 자주적인 부품 조달 능력이 매우 낮다. 정밀 공작 기계, 선박용 알루미늄에서 마이크로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주로 해외 공급에 의존한다. 둘째, 미국의 국내 조선업체가 너무 적다.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군함 건조와 관련된 14개의 조선소를 폐쇄하고, 1개의 새로운 조선소만 설립했다. 셋째, 조선 노동자가 부족하여 쇠퇴한 산업이 새로운 세력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미국 국방부는 조선산업 기반에 필요한  탄력성과 예비 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같은 난처함은 미 해군이 작전 능력을 유지하는데 있어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선업의 침체가 심각한 설계 능력의 침체를 가져온 것은 분명하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군은 연안 전투함, 줌월트급 구축함, 포드급 핵추진 항공모함,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잠수함 등 다양한 주력 함정 개발에 있어 심각한 설계 문제를 겪었다. 설계와 건조상의 품질문제 때문에 연안 전투함은 취역 직후에 퇴역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원양함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미국은 7개에 불과하지만, 비슷한 조선소는 중국에 20개가 있다. 작전 함정의 유지 보수 측면에서 현역 함정을 적시에 유지 보수할 수 있는 충분한 생산 능력이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의 개별 조선소에 적재된 유지 보수 작업량은 20년이 걸려야 완성할 수 있다.

 

설계상 치명적 결함을 보인 연안 전투함.png
천문학적 비용과 설계상 결함으로 조기 퇴역한 연안 전투함

 

강대국 경쟁의 맥락에서 이상의 효과 중 어떤 하나라도 미국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 해군 수뇌부가 조선업 부흥에 급급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쇄신'의 전제조건에서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가리는 것이 순서이다.

 

미국 조선업의 쇠락은 냉전 말기부터 시작되었다. 냉전 기간 미국 조선 산업은 세계 시장 점유율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선과 군함의 설계 및 건조에 있어 비교적 큰 활력을 유지했다. 상선의 경우 1955ㅡ1985년 기간 연평균 20척을 인도했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조선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중단한 이후, 조선 비용의 열세로 미국 선사들은 점차 상선에 대한 수주를 잃고 주로 정부 수주에 의존하게 되었다. 정부 수주로 산업 전체의 생산능력을 다 소화할 수 없게 되자 1980년대 미국 조선업은 4만 개의 일자리를 줄였는데, 그 뒤에는 미국 상업용 조선업의 붕괴가 뒤따랐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정책은 선박회사들의 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자는 취지였지만 효과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수십 년에 걸친 침체 끝에 미국 조선업은 정부 발주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왜곡된 단일 고객 시장이 되었다. 선박 회사는 점차 '평준화'되어서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고 생산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필요한 동기가 부족하게 되었다. 장기간 누적된 문제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이 대국간 경쟁 전략으로 회귀하면서부터 이 문제가 점점 더 부각되어, 미국은 이제 여러 나라에 구원을 요청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국내 조선소의 생산능력 향상은 여전히 요원하기에, 미 해군은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동맹국의 도움을 널리 요청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 미국은 인도 조선소를 활용하여 미국 해운사령부의 선박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델 토로의 이번 방일의 주된 목적은 일본 조선소를 이용한 미군 함선의 유지보수를 어떻게 강화할지 일본 측과 협의하는 것이다. 장기적 계획으로 볼 때 미국은 외국 자본을 활용하여  자국내에 선박 회사를 유치하기를 희망한다. 사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예컨대, 위스콘신주 마리넷의 FMM 조선소는 미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을 건조할 이탈리아 펜칸티니사가 투자하고 인수했다. 앨라배마주 모빌의 Austal USA 조선소는 호주 선박회사가 투자한 자회사가 운영하여 '독립'급 해상 전투함 건조를 담당한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 조선업에 투자한다면 위 두 나라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외국 자본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 정부로 하여금 보조금 제도를 회복토록 하지는 못할 것이다(회복할 수 있다면 미국 정부는 진작 그렇게 했을 것이다). 이는 미국 조선업의 단일 고객 시장의 본질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며, 또 선진적인 금융적 수단을 직접 대동할 수도 없다ㅡ 이는 기업, 정부 기능 부서 및 금융계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미국 조선업의 부활은 요원하다.

 

2024.03.22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H4edCSCV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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