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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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개최된 제3차 '민주정상회의'모습.

 

미국 바이든 정부가 제안한 '민주정상회의'가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에서 세 번째 행사를 개최한다. 이는 여론의 관심도가 낮고 국제적 영향력이 낮으며, 모든 당사자의 열의가 낮은 '3저 정상회담'이라 할 수 있다. 주최국인 한국이 지금까지 참가국이나 정상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차기 '정상회의'가 성사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상회의'의 진정한 주역인 미국도 맥이 풀린 듯, 대표단을 이끌고 18일 행사에만 참석한 블링컨은 곧 바로 다음 행선지인 필리핀으로 향했다. 서방 언론들은 "많은 나라가 상당히 냉랭해진 상태"라면서  " '민주정상회의'가 종식될 위기에 처했는가?"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2021년 워싱턴이 민주주의 기치를 내걸고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글로벌 리더십 복귀' ,'권위주의에 맞선 민주주의 강화'를 공언한지 불과 3년 만의 일이다. 정치인들의 단호한 구호와 약속, '두 가지 질서간 대결'에 대한 서방 언론의 고취가 오늘날의 썰렁함과 비교돼 우스갯소리가 되고 있다. 올해 대선을 앞둔 미국으로선 '민주정상회의'가 마지막이 될지 워싱턴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완전히 관(棺)을 씌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민주 정상회의는 이쯤 되면 난감한 쇼로 전락하고 말았다.

 

물론 '민주정상회의'가 객관적으로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다. 국제사회에 반면교사를 제공하여 미국이 말하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가 어떤 것인지를 모두에게 분명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첫째,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피라미드 꼭대기에 서 있고, 세계의 거의 절반이 입장할 자격조차 없는 미국식 등급 세계를 보여주었다. 둘째, 각국이 자국 발전경로를 모색할 권리와 개성이 말살되고, 미국이 '민주'에 대해 유일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즉 미국의 패권적 안배에 대한 복종을 뜻했다. 셋째, 인공지능, 디지털 기술 등을 포함한 인류의 과학 기술 진보가 이룬 성과 또한 미국의 이념적 담론 속에 갇혔으며, 이에 따라 개발도상국의 미래 발전 가능성도 억제되고 있다.

 

이처럼 애초 미국의 '리더십'을 보여주려던  '민주정상회의'가 역작용을 일으켜, 얼굴을 보이려다 속내를 드러낸 꼴이라 할 수 있다. 아프리카 한 언론은 논평을 통해서 " '민주정상회의'가 세계의 눈에는 미국식 민주주의의 나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고 일침을 가했다. 미국은 민주 진영의 총사령관을 자임하면서 민주주의를 정치적 도구로 무기화하여 지배력을 유지하고, 독단적으로 세계를 분열시켜 그 뒤에서 불화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사람과 불참한 사람을 포함해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세 차례의 정상회의를 통해서 미국식 민주주의의 본질을 알게 되었다. '민주정상회의'는 해를 거듭할수록 황폐해져 냉각되는 것은 시간문제이자 필연적인데, 이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그러나 이렇듯 빠른 속도로 냉각되는 것은 다소 의외이다. 미국 자신과 외부의 미국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다소 과대평가되고 있으며,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적 불신이 그간 과소평가되었음을 말해준다.

 

서울에서 개최된 제3차 ',민주정상회의',에서 윤석열이 인사를 하고 있다.png
 '민주정상회의'에서 윤석열이 인사를 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아직 '민주정상회의' 카드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국으로 하여금 제3차 '민주정상회의'를 개최토록 한것은, 국제적 영향력 강화에 급급해서 '글로벌 허브 국가'로 발돋움하려는 한국에게는 일종의 '상금'처럼 느껴질 것이다.  미국으로선 한국이 주최함에 따라 '민주정상회의' 대표성을 높여주고, 또한 미국이 '민주정상회의'를 조작한다는 의혹을 해소하고 비용과 부담을 분담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민주정상회의'로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 '글로벌 허브 국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민주 정상회의'는 점점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데, 한국이 그것을 받으면 손을 데일 가능성이 크다.

 

세계 각국은 민주정치 건설의 경험을 참고하기 위한 상호 교류가 필요한가?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이 호들갑을 떨고 다른 나라는 가짜로 협력"하는 식의 독선적 행동은 안 된다. 인류 문명의 정원(庭園)은 풍부하고 다채로우며, 각국의 민주주의도 만개토록 해야 한다. 단일 모델에 따라서 '민주적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비민주적이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여, 그 나라 인민의 이익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민주 정상회의'가 미국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근본적으로 민주주의를 '도구'로 삼으려는 초심(初心) 탓이 크다. 도구에는 수명이 있지만 민주주의에는 '유통기한'이 없다. 인류역사에서 소위 말하는 '종말'은 없으며, '역사 종언론'은 이미 실제의 역사적 사실에 의해 뒤집혔다. 각국이 자국에게 맞는 길을 모색하는 과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2024.03.19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H1xPFGQv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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