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8.08
올림픽.png.jpg
 

 
 워싱턴 정치인들이 또 다시 자신들의 패권욕을 올림픽의 정토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다. 미국 양당 의원들은 7월 30일 소위 "세계도핑기구(WADA)에 대한 신뢰회복 법안"을 발의해, 미국 정부가 WADA에 지불해야 하는 연간 300만 달러 이상을 억류할 수 있는  '영구인 권한'을  미국의 약물 규제 정책국에 부여할 계획이다. 상당한 공신력이 있고 영향력이 있는 국제기구를 회비로 협박 모욕하며, 국제사회의 반대편에 서는 것은 마치 워싱턴의 특권 선포 양식이 된 듯하다.

 

이 법안이 말하는 소위  '신뢰 회복'이란 사실상 WADA에 대한 '불신임'을 의미한다. 워싱턴이 WADA의 권위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발효된 미국의 <로첸코프 반도핑법>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도핑 사건에 대한 미국의 '역외 형사 관할권'을 허용함으로써,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순수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손상시켜 스포츠계와 세계 여론의 광범위한 비판을 받았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WADA는 모두 <로첸코프 반도핑법>을 지지하지 않으며, 그것은 미국에게 세계 반도핑 규칙을 이행하기 위한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고 간주한다.  뿐만 아니라 이 법은 미국 선수가 참여하는 국제 대회에서 도핑 사건에 연루된 모든 사람을 기소하고 벌금 또는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미국 4대 메이저 스포츠 리그 대회와 대부분의 미국 선수에 대해선 다루지 않고 있다. 미국 선수의 90%는 WADA의 감독 하에서 시합에 참가하는데, 이것은 명백한 이중 잣대 행위이다.

 

 미 의원들의 이번 법안 발의는 지난주 IOC가 만약 미국이  WADA의 최고 권위를 존중하지 않을 경우,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의 2034년 겨울올림픽 개최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이는 워싱턴이 WADA의 권위를 무시한 데 대한 준엄한 경고였지만, 미 의원들의 회답은 오히려 <로첸코프 반도핑법>의 강화된 버전을 내놓은 것이었다. 이 신 법안은 미국 측이 세계 반도핑 분야에서 자신들의 '국경을 넘는 관할권'을 재확인하고, 국제 규칙을 미국 규칙으로 대체하여 각국 선수들을 미국 법률로 구속하되, 미국 선수들은 예외로 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같은 특권 심리와 패권 행각에는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다.

 

미하원 청문회 참석한 트라비스 테가르트.png
미하원 청문회 참석한 미국 반도핑 기구 CEO 트라비스 테가르트

 

 더 중요한 것은 스포츠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지정학적, 냉전적 사고를 올림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스포츠라는 이름을 빌려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 수영팀이 올림픽 전에 1인당 21차례 도핑 테스트를 받았다"는 소식에 여론이 들끓었는데, 이는 WADA가 이미 중국반도핑센터의 조사 결과를 검토 승인했음에도, USADA가 <로첸코프반도핑법>에 따라 중국 선수들을 조사한 데 따른 후속편이다. 이에 대해 밴카 WADA 회장은 7월 24일 미국 측에 USADA의 중국 선수에 대한 이유 없는 고발은 '정치적 동기'와 '반중국 편견'이며, USADA가 세계의 다른 도핑 방지 기구 위에 군림하거나 심지어 WADA를 대체하려 시도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언론의 지속적인 노이즈 마케팅(상품의 홍보를 위해서 고의적으로 각종 이슈를 만들어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마케팅 기법- 역주)에 대해 중국반도핑센터는 최근 성명을 통해 반박했다. WADA도 미국 언론이 반도핑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이에 앞서 세계수영연맹은 7월 25일 확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증거 없이는 중국 선수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반박했다.

 

* 중국 국가수영팀 영양사 위량(于良)은 지난 7월18일 자신의 웨이보에 "팀 선수 31명이 파리에 도착한 후 10일 동안 총 200회, 하루 평균 20회, 1인당 평균 5~7회에 가까운 검사를 받았다"면서 "중국 선수들은 2023년에도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거의 두 배 이상 많은 검사를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제수영연맹도 중국 수영선수들이 파리 올림픽 전에 가장 많은 검사를 받았으며, 1인당 평균 21회의 도핑방지 검사를 받아 미국 수영선수들의 거의 4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https://www.guancha.cn/internation/2024_07_31_743347.shtml)

 

 WADA 운영 자금의 절반은 IOC에서 충당하고, 나머지 절반은 세계 도핑방지 운동에 참여하는 각국 정부가 협상해서 분담한다. 이는 WADA가 최대한 광범위한 국가 및 물리적 이익을 반영하고, 도핑 관리 분야에서 공정성과 권위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은 막강한 경제력 때문에 더 많은 비용을 분담할 의무가 있는데 미국은 사법관할, 자금의 '공급 중단', 언론 홍보 이상 세 가지 방식으로 일방적인 스포츠 패권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핑 문제는 점점 더 미국에 의해 정치화되고 도구화되고 있으며, 국제 정치 및 외교 분야에서 미국의 패권 연장선이 되고 있다.

 

 미국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프닝 역시 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발언권을 갖는다는 워싱턴의 일관된 강권 논리를 드러낸 것이다. 국제스포츠기구를 마치 주식회사로, 자신을 유일한 규칙 제정자로 내세우며 툭하면 주식 철수를 협박하는 것이다. 도핑 테스트와 관련한 워싱턴의 거짓 언사와 범정치 조작은 올림픽 정신을 심각하게 모독하고 있다. 세계 통합과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이 인류의 정의와 우정을 과시하는 무대에서 워싱턴은 대국(大國)의 모습을 스스로 망치고 있다.

 

2024.08.01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Iq1ylpVtzJ

 

[울산함성 무료구독 신청]  https://t.me/+ji13hLs-vL83ZTBl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투자 규제' 바로 잡는다고 인도 체면 깎이지 않아

2024.08.12

폭스콘(Foxconn) ‘회귀’가 말해주는 것

2024.08.12

미국 '스포츠계 부정행위'는 체계적인가? 계속되는 선수들의 '도핑' 의혹

2024.08.11

사우디 공공투지기금(PIF)과 중국 간 거래는 새로운 금융 시대를 연다

2024.08.10

 전 세계 주식과 환율 시장 변동을 어떻게 봐야 하나?

2024.08.09

종말이 왔는가, 아니면 아직인가? 미국주식시장 붕괴의 의미와 연방준비위(FED)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2024.08.08

미국의 강권정치, 올림픽 정토까지 뻗쳐

2024.08.08

미 의회 국방전략위 "2차대전 이후 가장 심각하고 어려운 위협 직면"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4.08.05(655)]

2024.08.05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파산 - 러시아와 인도 정상회담

― 러시아와 인도 정상회담, 경제ㆍ정치ㆍ군사적 협력 강화

2024.07.26

페트로 달러 협정 만료가 상징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의 서막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