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지 (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
등록일 :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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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22년도 4월 입사한 강혜지 상담사이자 서울지회의 귀여운 재간둥이 부장입니다. 저는 7년 경력을 가진 호텔 셰프였습니다. 날카로운 칼과 뜨거운 불속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몸이 망가지고 위험하여서 그 경력을 과감히 버리고 선택했던 첫 고객센터 일이 여기입니다. 제 고향은 제주도입니다. 제주도에서 혼자 올라와 타지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낯선 환경 낯선 업무 속에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노동조합에 가입했기 때문입니다.

 

저와 같은 19년도 이후 입사자들은 하루하루 고용불안으로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뒤숭숭하여 밤잠을 설치며 때론 혹시 예고 없는 해고를 당할까 두려워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도 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쟁대위들이 함께 단식을 시작하여 하루하루 쓰러져 나가고 마지막 저희 지부장님께서 곡기를 끊으신 지는 벌써 한 달이 되었습니다.

 

저희 지회장님도 그리고 전국의 대표자 동지들, 그리고 지부장님도 하나같이 저희를 한 명도 놓고 갈 수 없다는 말씀에 용기를 가지다가도 저 때문에 이분들이 너무 큰 무리를 하시는 게 아닌지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마 동지 여러분도 같은 맘 아실 거로 생각합니다.

 

저는 그리고 저와 같은 19년도 2월 이후 입사한 동지들은 ‘이력서-면접-교육-시험’까지 치러 당당하게 입사하였습니다. 그러고 저는 이제 새로운 신입 상담사 동지들에게 여느 선배 상담사님들처럼 저도 상담스킬을 제법 알려주는 2년차 상담사가 되었습니다. 19년도 2월 28일 이후 입사자들은 지금 이미 저에게는 까마득한 4년, 5년차 선배들입니다.

 

그런데, 공단은 다시 한번 더 공개채용을 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처음 노동조합에 가입할 때만 해도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험 보라면 봐야 하지 않을까?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신입을 지나서 숙련된 상담사가 될 때까지도 소속기관 문턱도 못 밟게 한 공단의 태도에 답답함과 분노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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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8일 22일까지 4박5일간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동지들이 서울 용산에서부터  강원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앞까지 총 93km를 도보행진을 벌였다.

 

 

이사장님은 도대체 어떠한 능력을 원하시는 건지 납득이 안 됩니다. 저와 선배동지들의 경력은 물거품이 되어버리란 말일까요? 저와 저의 동지들은 고객이 어떤 질문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매일 공부하고 CKMS 검색을 하여 찾아보고 공부해야만 상담할 수 있습니다. 지사 담당자 연결 요청을 해도 최대한 민원이 가지 않게 욕받이를 자처하여 마다하지 않고 일하는 상담사입니다. 이사장님, 더 이상 저희의 능력을 폄하하지 말아 주세요. 저의 노고와 건강보험과 함께했던 시간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말아 주세요. 저는 상담사로서 미래를 꿈꾸며 일하고 싶습니다.

 

동지 여러분, 저에게 있어 노동조합은 버팀목이자 선배들과 동기와 후배까지 함께 한뜻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고 기회였습니다. 지부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혼자는 약하다, 그러나 뭉치면 강하다!” 우리 모두 함께 그 말에 맞게끔 우리 다 같이 뭉쳐 꼭 소속기관 전환도 하고, 공개채용이라는 헛된 꿈을 가지고 있는 공단컨설팅 결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립시다!

 

저는 과거도 중요하지만, 현재와 미래가 더욱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 총파업 투쟁에 열을 다할 것이고 다 같이 싸워 이겨내고 싶습니다! 추운 겨울 함께 뭉쳐서 뜨거운 마음으로 이겨냅시다!! 투쟁! 

 

출처 : <노동자신문 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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