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jpg

 

자동차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가 함께 진로를 모색하는 연대조직이 출범했다.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준)는 5월 29일(수) 오전 10시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이하‘연석회의’) 출범식을 가졌다. 이 연석회의에 참가하는 단위는 금속노조 인천지부, GMTCK지회, KM&I지회, 한국펠저지회, SH-CP지회, 부평공단지회,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지부, 정비부품지회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최측은 연석회의 결성 취지에 대해 ▲한국지엠과 함께 모든 노동자의 지속 가능한 미래 확보 ▲정의로운 산업 전환과 친환경미래차의 전환을 한국지엠 관계 노동자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고용안정 유지 ▲ 외투기업의 ESG 경영(환경, 사업, 기업지배구조) 감시와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은 지역에서 한국지엠 위상과 미래차 유치 중요성에 대해 말하면서, 한국지엠은 한때 인천 지역경제 전체의 4분의 1을 담당했을 만큼 중요한 경제적 지위를 담당했는데, “GM으로 매각된 이후 디자인을 포함한 연구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까지 아우르던 종합자동차 회사의 위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면서, “이젠 GM 본사의 물량 배정에 따라 공장의 존망이 결정되는 단순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해 버렸다고 개탄했다.

 

이 같은 한국지엠에 대해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정부와 지방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 토지 무상 제공 등 엄청난 지원을 할 뿐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곳은 그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그러면서  그는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의 출범에 대해 “이런 암울한 현실을 더 이상 손 놓고 지켜만 볼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시작”했다며, 그동안 “수많은 이름 모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이 기약 없는 해고의 아픔을 당했지만, 원청노조로서 한국지엠지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반성한 후,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함께 어깨 걸고, 함께 투쟁하고 협상하는 역사의 초석을 다시 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두 번째 발언자인 안대원 금속노조 인천지부장은 “외투기업 규제는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라며,  최근 한국옵티칼 사례를 들어 “외투자본 규제를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외투규제법’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비록 <미래자동차 부품산업의 전환촉진 및 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금년 7월 시행 예정이지만, “미래차특별법이 시행된다고 해도 이렇듯 노동자들의 상황이 고려되지 않아서는 법이 온전히 설 수 없”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끝으로, 부평공단지회 김태우 수석부지회장은 자신이 일하는 사업장은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전량의 칵픽모듈(운전석)을 직서열로 납품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과거 생산 중인 차가 단종되어 두 번의 폐업이 진행되었고, 2019년 생산 중이던 차량이 이관으로 인해 폐업, 그리고  10년동안 5번의 폐업과 5번의 새로운 신규업체가 들락날락 했다”면서 잦은 폐업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지적했다.  

 

또 불공정한 단가와 기형적인 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이런 기형적 구조는 결국 “불공정한 단가 거래와 오로지 인건비로만 운영되는 도급업체의 특성” 때문이라면서,  “노동자들의 기본급과 연장, 특근 수당, 주휴수당 등이 포함되지 않은 오로지 인건비로만 책정된 단가는 아무리 일을 많이 해도 적자로 이어”진다면서, “몸이 부서져라 일을 많이 해도 생활비에 턱없이 부족하고 휴업이나 일이 없기라도 하면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한다”고 현실의 팍팍함을  호소했다. 그는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를 통해 한국지엠과 부품사 지회들이 이례적인 원하청 공동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하여 같이 상생할 수 있게 만들어가며 모두가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창구가 되길 희망”한다며 한 가닥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 경과]


• 1월 29일: 한국지엠지부-인천지부 담당자회의 (공동사업 관련 기초논의) 
• 2월 7일: 한국지엠지부-인천지부-진보정당 정책토론회 개최 
• 2월 23일: 한국지엠지부 제45년 차 정기대의원대회 특별사업 승인 
• 3월 22일: 정당 정책토론회 준비를 위한 담당자 회의 
• 3월 27일: 한국지엠 동반성장 정책토론회 개최 
• 3월 27일: 인천지부 정기대의원대회 조직부 사업으로 연석회의 사업 제출 
• 4월 26일: 연석회의 진행(노동자대회 공동 행동 조직 및 공식출범 결의)


[출범선언문]  

 

자본의 무한 탐욕은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전 지구적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이로 인한 기후 위기와 자연재난은 인류에게 새로운 산업으로 탈바꿈과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전 세계자동차산업도 시대적 흐름을 거부할 수 없다. 초국적 자본 GM과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지엠과 공급망에 속한 노동자들도 정의로운 산업 전환과 일자리의 변화가 곧 도래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 변화될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상호 신뢰와 공동의 입장을 공유하는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늘 공식적으로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출범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GM 자본이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한 일방적인 인적 구조조정 및 생산공정 재편에 무방비로 당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이런 구조조정은 공급망의 아래 단계인 부품사로 내려갈수록,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일수록 더욱 가혹하게 진행될 것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 이에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를 중심으로 강력한 연대의 힘을 발휘해 한국지엠과 자주적으로 협상하고 투쟁하여, 공급망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단결할 것이다. 

 

1. 우리는 2024년 7월 시행되는 ‘미래자동차 부품산업의 전환촉진 및 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과 정의로운 산업 전환, 외투기업 규제법 추진 과정에서 한국지엠과 중견 3사(한국지엠, 르노, KGM) 공급망 노동자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산업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한국자동차산업이 독과점 체제가 아니라 다양성과 공존의 산업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2. 우리는 한국지엠이 국민이 낸 혈세로 운영되는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임을 인식하고, 한국지엠의 지속 가능한 ESG 경영(환경, 사회, 기업 지배 구조)을 감시하며, 지역사회와 공급망 노동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동반 성장을 위해 광범위한 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다.

 

3. 우리는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를 통해 공급망에 속한 노동조합들이 상호 협력하고, 미조직 노동자들도 스스로 권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사회연대를 실천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급망 조사사업, 보고서 발간을 토대로 부품사 노동자 대상 선전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4. 우리는 22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정당과 인천지역 당선자들이 약속한 한국지엠 고용 확대 및 친환경 미래차 전환 지원을 위한 발전대책 마련, 한국지엠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노/사/민/관/학계 발전추진단(가칭) 구성, 한국 자동차산업의 역사인 부평 2공장의 인천 근대 문화유산 지정 및 아카이브 추진, 한국지엠 완성차-부품사 상생 방안 추진, 외국인 투자기업 자금 지원 시 고용 유지 및 일방적 구조조정 예방책 수립이 추진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고 공동 대응할 것이다.   

 

오늘 기자회견 이후 우리는 원청과 부품사라는 구분을 넘어 노동자 간의 단결을 꾀하고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활동을 시작한다. GM자동차를 만드는데 거쳐가는 모든 노동자들의 손에 담긴 가치를 알리고, 정당한 대우와 권리를 함께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2024년 5월 29일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 출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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