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청 ‘한화오션’에 470억 손배 소송 취하 촉구
등록일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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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여름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를 외치며 51일 동안 파업투쟁을 했던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2023년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는 2023년 3월부터 한화오션 18개 사내하청업체와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리고 8월 초 파업권을 확보한 뒤 여름휴가 이후부터 집중 교섭을 진행해 9월 13일 노사 잠정합의를 도출해  내고, 9월 19일 2023년 단체교섭 조인식을 마쳤다.

 

조선하청지회 2023년 단체교섭은 형식과 내용 모두에 있어 조선소 하청노동자 노사관계에 작지만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 받는다. 2022년에는 파업투쟁 40일이 지나도록 하청업체에서 개별교섭을 주장하며 교섭이 파행되었다. 하지만 2023년에는 100여 개 하청업체로 구성된 사내협력사협의회가 제안해 8월 14일부터 18개 하청업체가 5명의 교섭위원을 구성해 조선하청지회와 대표교섭을 진행해서 마침내 합의에 이르렀다.

 

단체교섭 합의 내용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이른바 노사상생협약이 공문구이거나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치고 있는데 반해 ▲상여금 50% 회복, ▲노사TFT 구성 등 다단계 하청고용이 아닌 상용직 숙련노동자 중심의 고용구조 강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상여금은 하청노동자의 안정된 고용을 확대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데, 연간 550% 지급되던 상여금이 2016년 이후 조선업 불황기에 모두 삭감되었다. 이번에 비록 50%에 불과하지만 상여금이 회복되면서 이후 하청노동자들에게 상여금 원상회복의 긍정적 신호를  준 셈이다.

 

또한, 2022년 합의사항이었으나 지켜지지 않았던 노사TFT 구성도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노사TFT의 구성 목적이 단기계약인 일당제를 무기계약인 시급제로 전환하고, 상여금 향상 등 상용직 노동자의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에 있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조선업 호황기에 오히려 사외업체, 아웃소싱, 물량팀 등 다단계 고용이 더욱 증가하며 악순환하고 있는 하청노동자 고용구조를 반전시키는데 하청 노사가 뜻을 함께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렇듯 2023년 단체교섭을 통해서 하청 노사가 의미 있는 합의를 만들어냈지만, 하청노동자 임금, 노동조건의 실질적 결정권을 갖고 있는 원청 '한화오션'이 하청 노사의 합의를 존중해 책임 있고 실질적인 역할과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이 같은 배경하에서 하청노동자의 진짜 사장인 원청 '한화오션'의 책임과 역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조선하청지회 주최로 9월 20일(수) 13시 한화 본사 앞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86 한화빌딩)에서 개최되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한화오션은 상용직 숙련노동자 중심의 하청노동자 고용구조 강화에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밝혀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력난을 핑계로 사회업체, 아웃소싱, 물량팀이 증가하고 있어 그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조선하청지회는 이에 대해 “이제 2023년 단체교섭에서 하청 노사가 상여금 회복, 노사TFT 구성 등에 합의한 만큼 한화오션은 노사TFT 운영을 적극 지원하고, 노사TFT에서 마련하는 하청노동자 임금, 노동조건 개선안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조선하청지회가 요구한 원청 직접교섭을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조선하청지회와의 단체교섭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선하청지회는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상징되는 원청 사용자성 확대와 인정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면서 “한화오션은 소송 뒤에 숨어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니라 조선하청지회와 직접 교섭에 나서는 전향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022년 하청노동자 51일 파업투쟁에 대우조선해양은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47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오션 역시 그 소송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49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의 첫 재판이  9월 21일 통영법원에서 열린다. 


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이 주장하는 470억 원의 변제는커녕, 재판에 필요한 수억 원의 법률비용조차 보전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소송을 계속하는 유일한 목적이 하청노동자의 노동 3권 박탈과 조선하청지회 탄압에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노조는 한화오션이 “아무런 경제적 구제 실익이 없는 47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하청지회 요구사항]

 

○ 한화오션은 조선하청지회와 한화오션 하청업체의 단체협약 합의를 존중하여,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구조를 강화, 확대하기 위한 노사협의체(TFT) 운영을 적극 지원하라.
○ 한화오션은 노사협의체가 마련하는 하청노동자 임금, 고용, 복지, 원하청 차별 개선 방안을 적극 수용하라.
○ 한화오션은 노동위원회 부당노동행위 판정 수용하여, 조선하청지회와 직접 교섭에 나서라.
○ 한화오션은 오직 하청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한 목적뿐인 47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즉각 취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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