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설(예비역 육군 준장)
등록일 : 2023.03.06

반도체보조금.jpg

 

미국이 반도체 보조금을 빌미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털도 뽑지 않고 그냥 잡아 먹으려 하고 있다. 보조금을 빌미로 반도체 핵심기술을 넘겨주는 것은 물론 공장 운영에 따른 초과 이익분까지 미국 정부에 반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정도 되면 날강도 수준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정부가 한국의 반도체 기업을 위한 보호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런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미국의 정책을 무조건 지지하고 옹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윤석열 정권은 한국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뒷짐을 지고 기업과 국민경제의 처지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이런요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지식인들과 언론들이 비판의식 없이 미국이 하는 짓을 모두 옹호함으로써 한국 대중들의 생각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이 한국의 기업에게 반도체 핵심기술을 요구하고 초과수익을 중국정부에 반납하라고 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난리가 났을 것이다. 지금도 한국의 언론과 지식인들은 묵묵부답하고 있다. 그들은 비겁한 기회주의자다. 

 

조선일보는 일전에 중국에 있는 삼성과 SK 반도체 공장의 철수를 위해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을 말이라고 하는 것인지 기가찼다. 한국은 중국에 반도체 팔지 않으면 시장의 절반은 포기하는 것이다. 삼성과 SK가 중국에서 나온다고 하면 중국은 한국 기업의 철수를 그냥 그대로 두고 볼 것 같은가? 아마도 삼성과 SK 공장은 그냥 중국에게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 결과가 될 것이다. 중국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에 정상적인 정권이 있다면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했을까? 당연히 먼저 중국과 협의를 할 것이다. 미국이 보조금 지불을 명목으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고사시키고 중국 수출을 차단하려고 하는데 중국의 입장은 무엇이냐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한국의 윤석열이 정상적인 국가지도라자면 중국에게 한국이 정상적인 반도체 생산과 교역을 할 수 있도록 중국의 역할을 주문해야 한다. 중국이라면 중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산업시설과 반도체 장비에게 미국의 보조금을 훨씬 능가하는 보조금 지급을 약속하라고 하는 것도 제안에 포함되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예산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르다. 미국은 지금 현재 국채를 발행할 수도 없으므로 세금을 걷어서 반도체 보조금을 써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은 거의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하겠다.

 

중국이 미국의 공세에 그냥 당하고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일 것이다. 중국은 그들 나름대로 미국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의 주류 정치인들과 지식인 언론들은 미국에 너무 경도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은 아무것도 안하고 그래도 당하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과연 중국이 그대로 당하기만 하고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이제  파탄지경에 처했다. 한국의 인민들이 미국이 이렇게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데도 그대로 마치 아무일 없이 그대로 있는 것은 개구리가 삶겨 죽는 줄도 모르고 불 위의 냄비솥에 좋다고 들어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지금처럼 노골적으로 한국을 자신들의 속국처럼 대하는데도 한국 대중들이 그대로 참고 있다면, 이는 식민지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한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불하고 그 보조금 만큼을 시간을 두고 갚아내게 하면 된다. 미국이 보조금 주는데 한국은 보조금 주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국 기업들의 국내에서의 행태에 대해서는 분개한다. 그러나 그것은 국내의 문제다. 국제사회에서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과 국내에서 그들의 잘못된 행태를 비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한국 정부도 즉각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불해야 한다. 

 

만일 미국이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불을 문제 삼으면 한국기업의 대미 반도체 수출을 전면 중지해야 한다. 그정도 결기가 있어야 이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갈 수 있다. 그냥 두들겨 패면 패는대로 맞고, 두들겨 패고 머리 쓰다듬어주면 그것도 좋다고 머리 조아리고 알랑거리는 태도로는 패권적 지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국제정세를 이기고 나갈 수 없다. 

 

이제까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생명인 반도체 산업을 그냥 쌈싸먹으려 하는 미국의 의도가 명확해진 이상 앞으로 한미관계는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는 한계에 직면한 것 같다. 

 

윤석열 정권은 이런 위기를 극복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당분간 기업들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민들이 힘을 모아서 아버지 할아버지들이 피땀흘려 만들어놓은 한국의 경제기반 생존기반을 빼앗겨서는 안된다. 

 

삼성이나 SK와 같은 재벌기업들도 앞으로의 경영환경이 질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잘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한국 인민들의 전폭적 지지가 없으면 대외 교역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에 해외에서 돈벌어와서 인민을 먹여살리겠다고 했던 창업자들의 정신을 잊어버려서는 안된다. 만일 그런 정신을 상실하면 인민들이 재벌 기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런 한계 상황에 도달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결국 기업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것은 인민일 뿐이다.

 

96vJ9897TEs.jpg

(이글은 한설 장군 님의 페이스북에 있는 글로 필자의 허락을 받아  올렸습니다) 


 

+1
편집부 (작성자)

http://www.ulham.net/culture/3510

2023.04.01 11:36:24 답글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오피니언

서서히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한-미관계,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설(예비역 육군 준장)

2023.03.06

1

오피니언

한국 제물삼아 패권사수에 나서겠다는 미국  

김준래(울산함성 편집장)

2023.02.21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