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ㅡ 중국은행 전 부행장, SWIFT 초대 중국 이사 왕용리 (王永利)
환구시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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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는  중국은행 전 부은행장 왕융리(王永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달러지수가 최근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한국 등의 통화 환율이 크게 하락했다. 외신들은 연준이 코로나19 사태 동안 전례 없는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기록했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연준 통화정책을 '급선회'해서 빠른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으로 2023년 말 연방기준금리가 5.25~5.50%까지 올라간 채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번에 미국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추진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이다. 미국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대폭 인하한 뒤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섰다.

 

<통화 대분열ㅡ 인식을 뒤집는 신용통화>의 저자인 왕용리(王永利) 전 중국은행 부행장은 당시 중국은행 본점의 글로벌 금융거래 부서 책임자 및 비상근무팀 책임자로 중국은행의 전면적 대응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환구시보 기자와 만난 왕융리는  위기는 억제됐지만, 위기의 근원은 해소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현재 접근 방식은 지난 금융위기 때 정책을 반복하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국제 정세가 크게 변화해 연준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ㅡ 이번엔 아마도 미국이 정말 큰일을 당할 것 같다.

 

환구시보: 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정부의 다양한 재정 부양책은 약 10조 달러에 달했으며, 연준도 다시 양적 완화를 시행하였다. 이번 양적완화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왕용리: 미국이 본격적으로 양적완화를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대폭 인하했지만, 0(제로)까지 내려갔을 때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양적완화를 시작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하여 G20은 신속하게 공동 구제금융을 실시했다. 특히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인해 금융시장과 세계경제가 하락세를 멈추고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준은 향후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하여 결국 경제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연준은 양적완화를 빠르게 실시했다. 이는 미국의 진정한 의미에서 두 번째 양적완화이다. 하지만 이번엔 미국이 그렇게 운이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정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최근 연방기금 금리 목표 구간을 5.25~5.50%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으로 미국 정부의 이자 지급 압박이 커질 것임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연준이 금리를 대폭 인상하기로 결심하면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세계 과잉 생산 능력과 수요 부족이 이미 심각하고, 국제 정세가 심각하게 변화하면서 미국은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즉 금리인상을 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서민 생활이 견딜 수 없게 된다. 만약 금리 인상을 할 경우, 경제 운영이 견딜 수가 없고 정부는 높은 부채 부담을 져야 한다. 당장은 잘살고 있지만 각종 갈등과 리스크가 몰려 있어, 미국 경제가 예상을 뛰어넘는 하강 국면을 맞이 하여 신용위기를 촉발할 경우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해 1970년대 말 '그레이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재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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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배경 하에서 미국이 동맹국들을 중국과 '디커플링 '하도록 부추기고 있는데, 미국은 중국과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함으로써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왕용리: 이번에 미국은 급속한 경제 반등을 이끌어낼 새로운 중대한 성장 포인트를 찾기가 어렵다. 원래 세계화 분업에서 미국은 가장 중요한 교육 및 과학 연구, 군사 및 금융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나머지 일반 가공 산업, 특히 에너지 소비가 높고 오염이 많은 산업은 다른 나라로 넘겼다. 미국은 높은 복지, 높은 부채, 높은 소비의 나라로 전 세계의 부가 집중되는 토대 위에 세워져 있다. 어떤 나라, 특히 어떤 강대국이 미국처럼 살겠다고 하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말도 있다. 미국 스스로도 그들이 자신을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 의해 자신들이 부양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가 오늘날까지 발전한 상황에서 세계 패턴은 심각하게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선진국, 고복지 국가들이 실제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원래 그들은 산업의 선발 주자 우세에 힘입어 전 세계의 자원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오늘날 그들의 응집력은 점점 약해지고 있으며, 사회 전체의 갈등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만약 (경쟁-주) 상대의 목을 조르면, 새로운 대상을 찾아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할지 고민하고 있다. 만약 대체할 수 있다면 경쟁 상대(중국-주)의 목을 졸라 점차 물러나서 기존 시스템에  고분고분 의존하도록 만들려 할 것이다.

 

개혁개방 40년여 년이 흐른 후 중국의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중국의 산업체인과 시스템은 상당히 완전하다. 기초 원천기술은 부족하지만 인프라, 우주기술, 신에너지, 신에너지차 등 많은 분야의 응용과 혁신이 이미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당장 중국의 역할을 대체할 만한 나라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환구시보: 미국 테슬라 창업자인 머스크는 최근 "미국은 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달러 가치가 없어질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미국 웹사이트 <내셔널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가장 큰 적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아닌 35조 달러의 빚이라고 했다. 미국 채무가 디폴트로 무너질까요?

 

왕용리: 미국 국채의 새로운 급속한 성장 또한 2020년 코로나19 이후 시작되어 현재 34조 8천억 달러를 초과하고 있다. 미국 채권의 붕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잘 팔릴 수 있는지 여부이다. 그것이 팔리고 누군가가 사간다면, 수익률이 아무리 변동해도 사실상 미국 채권의 디폴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서 기존 빚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 고복지국가들 역시 정부 부채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은 자신이 직접  채권을 사들여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등 엔-달러 환율이 154엔을 돌파했다. 미국 채권은 과거에 비해 확실히 늘어나긴 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수평적으로 비춰보면 미국 채권보다 더 문제가 많은 국채들이 많다. 그래서 "난장이 중에서 키 큰 사람 뽑기" 식으로  미국 국채는 상대적으로 좋은 국채처럼  보이고,   달러 인덱스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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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채 함정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새로운 빚으로 기존 빚을 갚는 데 의존하고, 빚 규모가 계속해서 커져 경제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것은 사실상 '폰지 사기'이며 장기간 유지될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무너질 것이냐이다. 앞으로 미국 국채가 붕괴된다고 해서 달러가 먼저 쓰러지는 것은 아니며, 다른 나라 통화가 먼저 붕괴한 뒤에 더 많은 시장 공간을 달러에게 내주는 방식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판단이다. 이것은 매우 복잡한 국제 경쟁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이다.

 

ㅡ 황금의 비축량 증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환구시보:  골드만삭스는 2022년 중반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구매량이 분기당 약 1000만 온스로 3배 증가했다는 최신 보고서를 발표했다.  많은 기관들은 달러 인덱스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크게 오른 것은, 기축통화인 달러와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처럼 서방의 외국 자산에 대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실물 금 보유량을 국내로 들여오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 금 현물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나요?

 

왕용리: 금 보유와 관련하여 우리는 몇 가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해외 보유 자산 형식의 금 보유는 국제 시장에서 구입하여 국제 금융 기관에 위탁하는 것이다. 서민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이 돈을 쓸 때 실물 화폐를 가지고 사람들과 거래할 필요는 없다. 은행에 돈을 누구에게 전달하도록 통지하기만 하면 된다. 금도 마찬가지로 수탁기관이 계좌이체 지시를 받으면 위탁받은 금을 지급인 계좌에서 수취인 계좌로 이체하면 되고, 실물 금으로 이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금이 국제금융기구에 예탁되면, 국제금융기구에 외화가 예치되거나 미국 서방에 투자되는 것처럼 동결되거나 몰수 될 위험은 줄어들지 않는다.

 

둘째, 금을 가지고 돌아오면 안전성은 보장되지만, 매우 비싼 운송비와 보험료를 지불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내로 반입되는 금도 국제 지불에 사용하기가 어렵다. 결제를 위해 실제 금을 사용하고 운송하면 거래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되고, 거래 시효가 매우 뒤떨어져 비현실적이다. 아울러 미국-서방이 중국과 완전히 단절된 채 경제·금융 봉쇄를 시행할 경우, 금을 보유하더라도 미국-서방과는 경제적 교류가 불가능해져 다른 나라와의 경제 교류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장기적으로 보면 금의 지구상 매장량은 제한되어 있고, 전 세계적으로 거래 가능한 부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므로 부가가치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금 보유량은 이자 및 기타 수익을 창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탁 관리 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유동성이 외환 보유고보다 훨씬 낮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해외보유자산 중 일정 비율의 금 보유량을 유지해야 하는데, 금 보유량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동시에 국제 시장에서 성숙한 금융 거래 품종인 금의 가격도 자주 변동하거나 심지어는 크게 변동할 수 있기 때문에, 금의 매매 타이밍도 매우 중요하고 잘못 시기를 선택하면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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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서방의 금융 제재를 우려해 자국으로 금을 반입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환구시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5월 7일 데이터를 발표한 것에 따르면, 2024년 4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2008억 달러로 3월 말보다 448억 달러, 1.38% 감소했다고 한다. 외환보유액 규모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나요?

 

왕용리: 이 문제는 역사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신중국 건국 이후 중국은 줄곧 외화가 심각하게 부족했다. 1950년부터 1978년까지 중국의 외환보유액 평균 연간 잔액은 2억 달러 미만이었다. 1980년 말까지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12억 9600만 달러로 심각하게 역초과되었으며, 국가의 대외 지불 능력은 심각한 도전 및 평판 위험에 직면했다. 오늘날에 와서 만약 한 국가가 지불 위기를 겪게 되면, 수입품에 대해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문제가 심각해진다. 1994년까지 국가가 외환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후, 중앙 은행의 외환 보유고가 빠르게 증가하여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논란은 1994년 5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토론 역시 점점 더 치열해졌다.  그러나 한 나라의 외환보유액 적정 규모는 우선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규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 외환수급이 매우 넉넉해 늘리거나 줄이고 싶을 때 언제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실제로는 어렵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거의 절반과 그밖의 많은 러시아 기업과 개인의 역외 자산이 서방 국가에 의해 동결되었다. 이 같은 현상이 중국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외환보유액의 대규모 축소를 강력히 권고하고 그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을 단기간에 대규모로 줄이는 것은 위험하며 쉽지가 않다.

 

신중국 성립부터 개혁개방 초까지의 역사적 경험은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증감은 결코 마음대로 늘리고 싶다고 해서  늘려지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만약 한 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너무 적어서 국제자본과 대적할 수 없을 정도라면, 국제 자본의 자국 통화 환율과 통화금융에 대한 악의적 공격을 막기 어렵다는 것을 1997-1998년 동남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많은 동남아 국가들이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입증되었다. 당시 1400억 달러가 넘는 중국 본토의 외환보유액이 없었더라면, 홍콩이 보유한 900억 달러 미만의 외환보유액만으로는 국제 자본의 홍콩달러 공격을 견디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일은 매우 어렵다. 중국은 3조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의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다. 이것은 중국의 개혁개방 가속화의 중요한 성과이며,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상승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이것은 희귀하고 중대한 전략적 의의를 지닌 "금융 핵폭탄"이 되었는데, 그 깊은 의미는 아직까지 충분히 인식되지 않고 있다. 막대한 달러 보유고가 없었더라면 미 재무장관도 중국에 그렇게 수고스럽게 와서 교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달러는 글로벌 기축통화이며, 미국과 중국이 그 안정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은 양측의 공통된 요구이다. 달러가 대량 투매되거나 심지어는 붕괴될 경우 위험이 매우 커서 아마도 둘 다 원하지 않을 것이다.

 

환구시보: 외환거래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외환보유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왕용리: 외환은 거래 과정에서 은행을 통해 송금하기에 보통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베이징 기업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을 때, 그들은 베이징 기업에 1000만 달러의 현금을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 기업이 계좌 개설 은행(예: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계좌 이체 명령을 보내 1000만 달러를 베이징 기업 은행(예: 뱅크 오브 차이나)의 계좌로 송금하는 것이다. 미국 은행은 지시를 받은 후 중국 은행 계좌로 돈을 이체하고 중국 은행에 청산 통지를 하며, 중국 은행은 미국 은행에 대한 예금을 늘리는 동시에, 베이징 기업의 중국 은행 예금을 늘려주고 베이징 기업에 입금 통지를 보냄으로써 이 업무의 결제가 완료된다.

 

이에 따라 중국 은행 계좌에 1000만 달러가 더 쌓이는 것이 중국 외환보유액의 일부가 된다. 다만 이는 중국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이지 중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은 아니다. 중국 은행이 이 외환의 일부를 중국 중앙은행에 팔면 중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으로 전환된다. 이 과정은 우리 서민들이 평소에 은행 계좌이체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현금 수불과 비교하여 위의 프로세스를 '회계 청산'이라고 하며, 통화 자체의 이전을 대체하는 통화 소유권의 이전과 청산 기관 간의 채권 및 채무 조정이다. 여러분이 언급한 '달러 유출입'은 사실상 달러 소유권의 흐름이지, 달러 자체의 진정한 유출입은 아니다. 외국이 달러를 많이 보유할수록 미국의 달러 외채는 늘어나며, 달러 보유국의 미국 내 자산도 많아진다.

 

각 국가가 보유한 타국 화폐의 외환보유액은 사실상 기축통화의 소유권과 지배권을 획득했을 뿐이다. 화폐는 여전히 그 발행국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은 수입, 투자 등에만 사용할 수 있을 뿐 돌려받지는 못한다.  화폐현금을 회수하거나 화폐발행국으로 하여금 금을 공급해서 운반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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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외환보유고와 수입 지불능력

 

ㅡ 장기적이고 온건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환구시보: 지난달 위안화는 4개월 연속 세계 4위 결제 통화로 올라섰다. 글로벌 은행금융통신협회(SWIFT)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위안화의 국제 결제 점유율이 새로이 증가했다. 위의 데이터는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 변화를 반영하나요?

 

왕용리: 종합 국력, 특히 국제적 영향력이 가장 큰 나라의 통화만이 가장 중요한 국제통화가 될 수 있다. 특별히 언급할 것은, 종합 국력은 한 나라의 경제력뿐만이 아니고, 그 해의 GDP 증가 규모는 더욱 아니다. 교육, 과학 연구, 경제, 정치, 군사, 외교 등 여러 측면을 포함한 전반적인 역량을 의미한다. 또 종합 국력이 아무리 강해도 완전히 쇄국하고 개방하지 않으면 강력한 국제적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

 

2022년 미국의 GDP는 세계 총량의 25% 미만을 차지했지만, 국제 지불 및 외환 보유액에서 달러의 점유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 반면 중국은 GDP가 세계 총량의 약 18%에 달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이자 세계 최대 상품 수출입 교역국이 됐다. 하지만 국제 지급과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의 점유율은 약 2.5%에 불과하다.

 

앞으로 중국의 GDP 순위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되더라도 중국의 경제력, 특히 종합적인 국력과 국제적 영향력이 곧 세계 1위가 되거나, 위안화가 당장 달러를 대체해 국제 중심통화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과도하게 추구하고, 세계 패권을 남용하며, 국제 질서와 세계 패턴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국제적 명성과 국제적 영향력이 큰 타격을 입으며,  이와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 중국은 평화적 발전을 견지하고, 인류 운명 공동체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기울이고, 종합적 국력과 국제적 영향력이 크게 향상되어 세계의 양상이 예상을 뛰어넘는 급격한 변화를 겪지 않는 한 그렇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우리는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

 

환구시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당신은 중국 은행의 전면적 대응에 직접 간여했다.  지금도 강달러는 전 세계적으로 '통화전쟁'을 일으키고 있고, 미국 역내 은행들의 줄도산으로 금융위기 위험이 여전히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어떻게 다음 금융위기의 발생을 방지할 수 있나요?

 

왕용리: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대공황일 수 있고, 심지어는 1929년 대공황과 비슷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이후 국제기구가 공동으로 증시 부양에 나섰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G20은 4조 위안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신속한 경기부양책을 포함하여 전 세계 금융안정과 급속한 경기하강을 억제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 이후로 우리는 미국이 큰 문제에 직면하면 가장 먼저 대규모 경제 자극을 떠올리는 것을 목격했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미국은 단기간에 신속하게 금리를 0(제로)으로 낮추고 대규모 양적완화를 도입하였다. 이는 미국이 1929년 '대공황' 이후 얻은 교훈을 요약한 것인데, 위기에 직면했을 때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시장을 앞서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글로벌 중앙은행이 내놓은 대규모 부양책은 글로벌 과잉생산, 수요 부족 등 후유증을 남겼으며, 위기의 근원은 해소되지 않은 채 누적되어 더 큰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세계적으로 신용화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기본적으로 금속본위제 지폐(金属本位制纸币) 수준에 머물러 있기에 통화금융관리, 특히 국제통화금융관리에 너무 많은 오류와 허점이 있어서 조속히 바로잡아야만 한다. 이것은 본인이 새로 출판한 <화폐의 대분열ㅡ인식을 뒤집는 신용화폐>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경험을 요약하자면, 첫째 금융문제의 근원은 여전히 경제문제이다. 경제 세계화의 조건에서 국제통화금융시스템의 개혁과 개선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단기적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글로벌 거버넌스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해야 한다. 둘째, 기업과 마찬가지로 국가는 폭발적인 성장을 추구해서는 안 되며, 장기적이고 견고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함으로써 가능한 한 큰 기복을 피해야 한다.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잠복된 채 소화되거나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를 통해 입증되었다. 이런 것들이 일단 집중적으로 폭발하면 급속한 경제 하강, 급격한 사회 불안과 함께 다년간 축적된 재화가 사라질 수 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 성장을 지속한다면, 성장 속도가 비록 조금 느리더라도 오랜 기간 축적된 부는 어마어마하다.

 

2024.05.11

(원문보기) https://world.huanqiu.com/article/4HkOuQ3CjG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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