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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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9명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기념해 노르망디에서 낙하산 점프를 실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행사가 6월 6일(현지시간) 프랑스 칼바도스주 빈펄에서 서방 정상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기념행사는 생존 노병들이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5월 10일 기념행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데, 국제정세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어서 주목된다. 현장 초청인사들의 격(格)과 정치적, 지정학적 밀착으로 이어지는 발언 내용 또한 정말 기념행사인지, '단결'을 내세운 동원 행사인지 헷갈리게 한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다. 그는 노병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이내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나토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군사동맹"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리고 "80년 전 고립주의는 해결책이 아니었고,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발언해 미국 내 경쟁자(주-트럼프)의 '미국 우선' 주장을 빗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언론이 예측했던 지정학적 이슈 가운데서는 바이든은 연설 내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시종일관 했으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 문제는 자취를 감췄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행사에서 동맹을 결집하고 총동원한 미국 지도자는 단지 바이든 대통령만이 아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일은 국제적인 기념행사라기보다 '서방 중심주의' 역사관, 미국의 외교 이념과 '동맹 결속'을 고취하는 다목적 모임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냉전 이후 노르망디 상륙 기념일은 냉전 정치에 영향을 준 기념물로서, 서방 동맹국 간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중적 성격을 띠고 있다. 진정한 전환점으로 여겨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40주년(1984년)은 마찬가지로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이었는데,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그때 기념행사에서 '서방 통합'을 외쳤다.

 

냉전 종식 후 전쟁을 함께 반성하고 반파시즘 전쟁을 기념하는 시간을 가졌던 노르망디 상륙기념일 60주년 기념행사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처음 초청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초청됐다. 이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과 같이 유럽 대륙의 분열과 대립이 더욱 심화됨에 따라,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파시스트에 대한 공동 저항의 중요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사라지게 했다. 이번에 프랑스가 러시아를 초청하려다 무산된 것도 노르망디 정신의 현실 앞에서 어쩔 수 없음을 반영한다. 그것을 대신한 것이 자유와 민주를 내세운 더 많은 집단 대결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노르망디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노병들, 12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연합군, 그리고 그보다 많은 무고한 프랑스의 민간인들은 인류의 반파시스트 '정의로운 전쟁'의 한 부분으로 영원히 기념될 것이다. 문제는 노르망디의 진정한 정신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역사적 경험은 시대의 진수를 올바르게 흡수 정제하여 계승되어야 하며, 현실적 정치적 이익에 의해서 임의로 왜곡되거나 재단되어서는 안 된다. 노르망디 상륙을 기념하는 것은 전 세계의 반파시스트 전쟁의 관점에서 그리고 공정한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위대한 전투를 이끈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은 훗날 연설에서 자신이 유럽 전장에서 부대를 지휘하던 당시를 회상하면서, "모든 땅에 있는 어머니들이 미국, 유럽, 근동, 아시아를 포함한 다른 곳 아이들의 가정과 그들의 희망을 이해하도록 자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세계 평화는 크게 촉진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마 그것이 노르망디 정신에 대한 아이젠하워의 견해일 것이다. 현장에 있던 한 노병은 "세상에 이미 문제가 너무 많은데, 더 이상 이웃을 또 문제로 삼을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 제2차 세계대전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은 세계대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고,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기념하는 진정한 의미이다.

 

2024.06.07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I6OBdzPZ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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