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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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 한국은 이 흙탕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나?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3-08-17 00:40


사전에 들리는 각종 메시지는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신냉전'으로 가는 호각을 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는 동북아는 물론 전 세계에 대한 불길한 소식이다. 한반도 문제는 냉전의 잔재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 낡은 잔재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이 다시 신냉전 추진에 참여하는 초창기 멤버라는 사실은 역사의 우연이 아니다. 그 배후에는 줄곧 태평양 건너편에서 뻗쳐진 검은 손에 의한 암암리의 조종이 있다.

 

이제 이 정상회담의 기본적인 모양새를 대략 짜 맞출 수 있게 되었다. '공동 안보'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형태상으로 새로운 안보 그룹을 만드는 데 전념하며, 방법에 있어선 이념적 색채와 가치관의 대립을 부각시키고, 행동에 있어선 배타성과 경쟁성 그리고 진영 대결의 취향이 뚜렷하다. 이들 3자 간의 협력은 정치·군사·경제·과학 및 기술 모든 측면을 포괄하고 있으며, 이러한 '협력'은 이상의 특징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직접적 결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인위적으로 서로 다른 진영을 만들면서 줄서기를 강요하는 것이다.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단계에서 워싱턴이 가장 적극적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정상회담 관련한 대부분 내용을 미국이 직접 나서 다양한 형태로 외부에 노출하고 있다. 우리는 워싱턴의 발언에서 묻어나는 일종의 절박감에 주목한다. 즉 한국이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일본에 외교적으로 양보하는 식의 '화해'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3자 협력 기반이 흔들릴 것을 우려한 워싱턴은 모처럼의 '좋은 기회'를 '신속한 행동'을 통해 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향후 다른 지도자가 국면을 뒤집기 어렵게 만들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특히 한국이 동북아에서 '신냉전'의 싹을 틔우는데 핵심 변수임을 상기시키고 싶다. 우리는 한국 당국이 이 진흙탕이 한국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말 잘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만약 잘 알고 있다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입장권을 손에 넣은 후 마치 유치원 생이 선생님에게 상을 받은 것처럼 들떠하기는커녕, 나락으로 치닫듯 살얼음판을 걷는 듯 긴장감과 신중함을 보였어야 했다. 마치 이 입장권이 자칫 잘못하면 손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듯 말이다.

 

미·일·한 관계 중 다른 속셈이 있는 두 멤버에 비한다면, 한국 정부는 지역 정세와 세계정세의 인식이 급진적이며 단순하다. 이 같은 인식에 기초한 판단으로는 매우 비정상적으로 복잡한 동북아의 지정학적 현실에 대처할 수 없다. 다른 건 몰라도 '구냉전'의 피해자인 한국이 '신냉전'을 가장 경계하고 반대해야 할 나라 중 하나인데, 어떻게 스스로 밀어붙이고 있는가?

 

윤석열 정부가 '신냉전'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것은, 전쟁 후 수십 년간 고생 끝에 이룩한 사회적 부를 사장시켜 버릴 거대한 구덩이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한국 언론을 통해서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 과거 지정학적 틈바구니에서 외교와 전략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 괄목할 만한 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한국에게 중요한 상대적 균형을 윤석열 정부는 내부에서, 워싱턴과 일본은 외부에서 힘을 모아 깨트리는 중이다.

 

우리는 왜 여기서 미·일은 제쳐두고 한국만을 거론하는가? 우리는 미·일이 다른 흑심을 품고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어떤 측면에선 이미 '마음을 굳혔다'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고비에서 한국이 이성과 맑은 정신을 유지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모든 형태의 '신냉전'에 확고하게 반대한다면, 다른 나라는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중국과 한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등 공통 이익과 공통 입장을 지니고 있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 앞서 이른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강조함으로써, 3국은 의도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측면을 희석시키려 한다. 들리는 말로는 이는 미·일처럼 중국을 '적수'와 '도전'으로 규정할 경우 서로 얼굴을 붉힐 것을 꺼린 한국의 태도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이 현 상황을 의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미일 군사협력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은 이번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의 가장 실질적인 의제이며, 누구를 겨냥하는지가 명확하다.

 

미국은 한일 양국에 많은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데, 기존에는 미·일과 한·미 양자 동맹을 위주로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의 조정 및 주도하에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통해서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미·일·한 동맹으로, 특히 군사상의 3개국(G3)으로 통합하려는 의도를 갖고있다. 이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니 NATO'라 부르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분명 미국의 '신냉전' 배치를 촉진하는 중대한 움직임이다. 미국이 아무리 숨기려 해도 '신냉전'의 색깔은 가려지지 않으며, 그 결과가 엄중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우리는 다시 한번 '신냉전'에 반대하면서, 국제사회가 움직여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한다.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E9Y0l7h4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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