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루오쓰이 / 강정구(전 동국대 교수) 번역
등록일 :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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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미국 경제는 국제 지정학적 정치구조에 큰 영향을 끼치는 특수한 상황을 드러내었다. 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소모성 자본'이 '창조성 자본'을 초과한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2023년 2/4분기 미국의 자본형성 총액은 4.5조$이다. 그렇지만 같은 기간 자본 감가상각 총액은 4.6조$이다.

 

바로 사람들을 상당히 의아하게 만드는 것은, 세계 제1의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자본형성 총액에서 감가상각을 공제한 순수 자본형성 금액이 0보다 작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역사에서 단지 두 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1931년과 1934년 사이의 대공황과 2008년~2010년 세계금융위기 시기였다. 이 두 시기 모두 가장 엄중한 시기였다.

 

그렇다면 문제는 소모성 자본이 창조성 자본을 초과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미국의 경제는 여전히 성장을(소비를 포함하여 계산하는 GDP 상으로—역자) 유지하고 있는가이다. 이는 바로 미국이 다른 나라의 창조성 자본을 이용해 자신의 발전을 위한 자금으로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가 분명히 보여주는 바와 같이, 2023년 2/4분기, 미국은 다른 나라가 창출한 창조성 자본 8,500억$를 미국 자신의 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이용했다. 바꿔 말하면, 이 때문에 초래되는 불가피한 국제적 영향은 이 8,500억$라는 거액의 자금이 자본 공급 국가 자신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미국은 경제 ‘기생충’이고, 더 나아가 세계 최대의 경제 기생충인 것이다. 경제학 전문 용어로 말한다면, 다른 나라의 자본에 의존해 본국 발전에 투자하는 방식은 ‘기생성 자본축적 방식’이라고 불러질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리고 명백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은, 미국의 이런 상황이 결코 순수한 경제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세계정치에 심각한 영향을 일으킬 것이다.

 

특별한 것은, 중국의 자가 투자 능력은 미국의 다른 나라 자본에 의존해야만 하는 투자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점이다. 이 대조적 차이를 통해, 우리는 왜 중국의 ‘일대일로’ 공동건설과 브릭스 국가의 협력기제가 순리적으로 추진되고 또 성공을 거두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허다한 국가들에게 미국의 지령 행사에 이탈하기를 희망하는 염원이 나날이 증강하고 있는 점 역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패권의 전성시대와 비교 분석을 통해, 이 현상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해보겠다. 20세기 초에서부터 20세기 80년대까지, 미국의 창조성 자본 능력은 극도로 강대했다.

 

그래서 국내 투자용 자금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그뿐 아니라 더 나아가 미국이 창조한 이들 자본 잉여를 대외적 자본수출로 활용하여, 다른 나라의 발전을 도와주었다.

 

통화팽창 요소를(인플레이션) 삭감한 후의 현재 미국 달러의 환율계산에 따르면, 1900년에서부터 1980년까지, 미국이 수출한 자본은 모두 16조$였다. 국제수지 흑자가 연 평균 2,000억$씩이나 되었다.

 

이렇게 풍부한 자원을 가졌기에, 무수히 많은 비교적 소규모 프로젝트 외에도, 미국은 전 세계적인 대형 프로젝트 원조를 진행할 수 있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유럽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한 원조; ‘마샬플랜’ 재건 원조; 20세기 60년대 실시한 라틴아메리카 경제 원조인 ‘진보를 위한 동맹’ 정책; 베트남전쟁기간 ‘아세아의 4마리 작은 용*’ 지원 등등이다.

 

*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네 곳에 대한 미국의 집중적인 경제 지원을 지칭하는 것임.

 

이러한 정황은 미국의 국제적 지위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렇게 풍부한 경제자원을 가졌기에, 미국은 조선전쟁, 베트남전쟁 등을 통해서 미국식의 전쟁공고화적 국제패권을 튼튼히 할 수 있었다. 또한 더 나아가 경제원조 제공이라는 형식을 통해서, 자기의 패권적 지위를 (전쟁을 통한 패권에서 출발해 경제원조라는 ‘시혜적’ 패권으로—역자) 개조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자본을 수출할 능력을 가졌던 점을 고려하면, 미국은 다른 나라에게 “당신들이 창조한 자본을 당신들 본국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세요. 여기에다 우리의 자본도 당신들의 가속적인 발전을 도와 줄 수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허다한 국가들이, 특별히 개발도상국들이, 일정정도 미국의 정책을 ‘수용’하였다. 마르크스주의 용어를 써서 말한다면, 미국의 국제지위는 자신의 무력에 달려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원조 수혜국가가 일정정도 ‘인가’를 해주는 데도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는 역전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서 약탈한 자본을 자기의 발전을 위해 투자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또 이러한 추세는 이미 상당한 기간 지속되어 왔다. 인플레이션을 삭감한 현재의 환율로 계산하면, 1980년 이래 미국은 다른 나라의 자본을 연 평균 6,800억$씩이나 약탈해 왔다.

 

2022년까지 미국은 이미 누계 29조$라는 거액의 자본을 약탈한 것이다. 이 29조$라는 거대한 자금은 자본 공급국가 자신의 발전에 결코 사용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약탈한 경제규모를 감안해보면, 미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경제 기생충’이 된 것이다.

 

만약 미국이 원한다면, 자기는 여전히 개별 국가를 원조할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총체적으로 말한다면, 미국은 이제는 다른 나라에 자본 수출을 통해서 이들 국가의 발전을 도와 줄 수가 없다.

 

오히려 거꾸로, 미국은 다른 나라에 당신 자신의 발전을 고려하지 말고 미국의 요구에 복종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바로 미국이 다른 나라에 다음과 같이 말하는 바와 같다: “당신들의 자원을 당신들 자신의 발전을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들 자금을 미국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발전을 모색하는 어떠한 국가도 이러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는 개발도상국에 적용될 뿐 아니라, 발전을 우선적으로 모색하는 자본주의 국가에도 적용된다.

 

중국과 비교해 보자. 중국은 충분한 자본을 창조하여 자기 본국 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삼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1994년 이래 매년 자본잉여를 대외 수출에 사용하고 있다. 이로써 다른 나라의 발전을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다른 나라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마치, “미국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당신들의 자본을 우리들에게 줘.” 일 것이다. 이는 일종의 “미국 승리, 다른 나라 패배의” 게임이 된다.

 

그렇다면 중국이 말하는 것은 마치, “우리는 당신들이 당신 본국의 자원을 당신 자신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지지한다. 그뿐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는 당신들 국가의 발전을 도와 줄 수도 있다. 곧, 당신들의 생산과 기초시설(인프라) 발전을 위해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 일 것이다. 이는 일종의 서로 이기는 게임이다.

 

이같이 중국의 상호이익 공유 방식과 미국의 남 손해 끼치기의 이기적 방식은 서로 대비된다. 이러한 이미지는 ‘일대일로’ 공동건설과 브릭스 국가협력기제가 왜 성공을 거두는지 그 원인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이는 또한 경제전략·발전수준·정치제도가 극히 다양한 150여개의 국가들이 왜 ‘일대일로’ 공동건설에 가입하려 하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또한 사우디·이란·아르헨티나·에티오피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남아공·러시아·중국·인도·브라질 등 발전전략과 정치제도가 전혀 다른 국가들이 왜 브릭스 국가협력기제에 가입하려 하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여기에다 허다한 다른 나라들이 왜 브릭스에 가입하려고 줄을 서고 있는지를 말해 준다.

 

만약 순수하게 이론적으로 말하면, 미국은 경제 기생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전혀 이를 실행할 수 없다.

 

미국은 결코 자국의 투자를 위해 자원을 제공할 수 없다. 왜냐면 미국은 대량의 경제자원을 객관적으로 볼 때 불필요한 낭비성 소비에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매년 평균 GDP의 3.6%를, 달리 말하면 9,700억$를 군사비로 지출한다. 이는 어떤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많은 금액이다.

 

미국의 의료비용은 가정지출의 18%를, GDP의 11%를 차지한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의료비용을 지불하는 국가 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그 효과는 지극히 엉망진창이다. 그 결과 미국 사람의 기대수명은 다른 발전 경제국가에 비해 평균 4살 정도 낮고, 프랑스와 비교해서는 6살이나 낮다.

 

만약 미국이 개혁을 한다면, 먼저 군사비 지출을 다른 나라 수준으로 내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효율의 의료체계를 설립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수많은 돈을 미국 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정책을 집행할 수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미국이 외교정책을 바꾸어야만하기 때문이다. 즉 미국이 그렇게 기고만장하지 않아야 하고, 아울러 미국 의료체계의 기득권 이익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중국의 경제적 성공과 미국의 ‘기생성 자본축적 방식’을 비교해 보자. 그러면 왜 서방이 ‘일대일로’ 공동건설과 브릭스 국가협력기제에 대한 복제에 결코 성공할 수 없고, 또 ‘일대일로’와 브릭스가 협애한 ‘친 중국/반 미국’의 정치조직이라고 간주하는 목소리를 총체적으로 내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사실은 ‘일대일로’ 공동건설과 브릭스 국가협력기제는 결코 어떤 ‘친 중국/반 미국’의 정치조직이 아니다. 오히려 전심전력 발전을 꾀하는 조직이다. 자신의 발전을 기대하는 모든 국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두 조직은 최고의 흡인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2023.10.16

 

* 저자: 루오쓰이ㅡ 전 영국 런던시 경제·상업 정책국장, 현 중국 인민대학교 중양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처: 환구시보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ExPETfok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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