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노동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27호> 2023.2.14
등록일 : 2023.02.20
퇴직자간담회.png
양정동  노동자함성 사무실에서  퇴직자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주니어 촉탁 가르쳐야 하는 시니어들 “노동강도 더 세져”
전시장만 지을 것이 아니라, 퇴직자들 모일 수 있는 ‘복지회관’이 필요
 

 

[편집자 주 - 최근 현대차지부에서는 조합원 가운데 매년 2천여 명의 선배노동자들이 퇴직하고 있다. 이들 퇴직한 선배노동자들의 근황을 살펴보고, 정년퇴직 후 시니어 촉탁 기간의 경험과 소회,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듣기 위해 노동자 함성은 지난 2월7일 <노동자 함성> 사무실에서  퇴직자 선배님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사회: 각자 돌아가면서 지난 1년간 시니어 촉탁 시기의 경험과 소회를 자유롭게 말씀해 달라.

 

▸시니어 시작하면서 사번이 바뀌었는데, 그 순간부터 정식직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장 라인 등은 시니어가 제대로 대접 못 받아 2~3개월 만에 하차한 경우가 적지 않다.


▸3년 전에 퇴직한 60년생도 회사가 불러들여 일하는 경우가 있다. 주니어한테만 맡길 수가 없으니까 그렇다. 결국에는 기술 축적도 안 된다. 


▸시니어가 (주니어) 촉탁을 가르치면서 해야 하니까 시니어로 넘어가면서 “노동강도가 더 세졌다.” 일은 일대로 많아지고 임금은 더 적어지고, 나이 많다고 임금피크제 받았는데 노동강도는 더 올라갔다. 


▸일은 예전과 똑같이 하면서도 임금피크제로 10% 깎이는 건 소송을 하든 협상을 하든 빨리 해결돼야 한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촉탁 일을 하게 되는데, 10년 아들뻘 되는 후배들한테 홀대받으며 보내는 시니어 1년 생활이 고통스럽다. 시니어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새 차 빼면 꼭 한두 개씩 문제가 발견된다. 출고에서 새 차를 몰고 삼산동 집까지 가는 도중에 차 앞쪽에서 연기가 났다. 블루핸즈에서 ‘냉각수 연결 클램프’가 체결되지 않아 냉각수가 솟구쳤다. 서비스를 받고 보니 더 좋은 품질을 위해선 주니어 촉탁이나 아르바이트생보다 정규직 신규 인원 채용의 필요성을 더욱 느꼈다.


▸특히 ‘보안공정’은 힘든 공정이 많은데, 교육 몇 시간 받고 투입되어서는 도저히 안 된다. 이런 데는 절대 아르바이트생을 넣어선 안 된다.….

 

 ▣ 사회 : 공장을 정말 떠나는 시니어 촉탁 기간이 끝난 후 처음 맞는 새해 기분은 어떠했나? 

 

▸회사 다닐 때는 4시 반에 일어나 출근 때까지 주변 휘트니센터에서 몸 관리를 했다. 근 30년 넘게 이런 생활이 몸에 배었는데 퇴직을 하니깐 완전히 달라졌다. 시니어 끝나고 설 연휴 이틀 쉬고, 3일째 되는 날 눈 떴을 때 “내가 갈 곳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연휴 끝나고 회사 출근한답시고 반쯤 나서다가 “왜 내가 출근하지” 깨닫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

 
▸나는 5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는데 막상 닥치니 막막하긴 마찬가지더라. 아마도 직장 동료 80%는 회사에 몸담고 있을 때는 하루 직전까지 실감을 못 할 것이다. 


▸재직 기간 중에 몇 달간만이라도 시간적 여유를 주어서 다른 생활을 체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퇴직할 때 단절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 준비 없이 근무하다가 갑자기 퇴직하고 나면, 계획과 현실이 잘 연결되지 않아 몸과 마음이 따로 놀게 된다.


-퇴직하기 전에 ‘취미’ 한두 개쯤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낚시든 등산이든 잘하진 못해도 도움이 된다. 

 

▣ 사회: 끝으로 지부나 회사에 부탁하고 싶은 말은?

 

▸회사나 지부 차원에서 대책이 없다면 퇴직 후 우울증을 맞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주민센터(동사무소)도 요즘 ‘노인복지’라고 하며 잘하는데,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서 자동차 전시장만 지을 것이 아니다. 직원들 복지회관을 건립해서퇴직자들이 모일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오늘과 같은 간담회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또 이런 간담회를 현대차지부나 금속노조 차원에서 개최해 주었으면 더욱 좋겠다.


▸SK는 울산대공원에 투자했는데, 사실 현대차는 SK보다 이런 복지시설에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이사급들은 자기들끼리 모임을 하고 회원도 수백 명 된다고 하더라. 사측은 관리자에 대해선 이렇듯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퇴직자가 계속 늘어나는데도 일반 사원들에 대해선 별로 투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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