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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양
주니어 촉탁 가르쳐야 하는 시니어들 “노동강도 더 세져”
전시장만 지을 것이 아니라, 퇴직자들 모일 수 있는 ‘복지회관’이 필요
[편집자 주 - 최근 현대차지부에서는 조합원 가운데 매년 2천여 명의 선배노동자들이 퇴직하고 있다. 이들 퇴직한 선배노동자들의 근황을 살펴보고, 정년퇴직 후 시니어 촉탁 기간의 경험과 소회,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듣기 위해 노동자 함성은 지난 2월7일 <노동자 함성> 사무실에서 퇴직자 선배님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사회: 각자 돌아가면서 지난 1년간 시니어 촉탁 시기의 경험과 소회를 자유롭게 말씀해 달라.
▸시니어 시작하면서 사번이 바뀌었는데, 그 순간부터 정식직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장 라인 등은 시니어가 제대로 대접 못 받아 2~3개월 만에 하차한 경우가 적지 않다.
▸3년 전에 퇴직한 60년생도 회사가 불러들여 일하는 경우가 있다. 주니어한테만 맡길 수가 없으니까 그렇다. 결국에는 기술 축적도 안 된다.
▸시니어가 (주니어) 촉탁을 가르치면서 해야 하니까 시니어로 넘어가면서 “노동강도가 더 세졌다.” 일은 일대로 많아지고 임금은 더 적어지고, 나이 많다고 임금피크제 받았는데 노동강도는 더 올라갔다.
▸일은 예전과 똑같이 하면서도 임금피크제로 10% 깎이는 건 소송을 하든 협상을 하든 빨리 해결돼야 한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촉탁 일을 하게 되는데, 10년 아들뻘 되는 후배들한테 홀대받으며 보내는 시니어 1년 생활이 고통스럽다. 시니어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새 차 빼면 꼭 한두 개씩 문제가 발견된다. 출고에서 새 차를 몰고 삼산동 집까지 가는 도중에 차 앞쪽에서 연기가 났다. 블루핸즈에서 ‘냉각수 연결 클램프’가 체결되지 않아 냉각수가 솟구쳤다. 서비스를 받고 보니 더 좋은 품질을 위해선 주니어 촉탁이나 아르바이트생보다 정규직 신규 인원 채용의 필요성을 더욱 느꼈다.
▸특히 ‘보안공정’은 힘든 공정이 많은데, 교육 몇 시간 받고 투입되어서는 도저히 안 된다. 이런 데는 절대 아르바이트생을 넣어선 안 된다.….
▣ 사회 : 공장을 정말 떠나는 시니어 촉탁 기간이 끝난 후 처음 맞는 새해 기분은 어떠했나?
▸회사 다닐 때는 4시 반에 일어나 출근 때까지 주변 휘트니센터에서 몸 관리를 했다. 근 30년 넘게 이런 생활이 몸에 배었는데 퇴직을 하니깐 완전히 달라졌다. 시니어 끝나고 설 연휴 이틀 쉬고, 3일째 되는 날 눈 떴을 때 “내가 갈 곳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연휴 끝나고 회사 출근한답시고 반쯤 나서다가 “왜 내가 출근하지” 깨닫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
▸나는 5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는데 막상 닥치니 막막하긴 마찬가지더라. 아마도 직장 동료 80%는 회사에 몸담고 있을 때는 하루 직전까지 실감을 못 할 것이다.
▸재직 기간 중에 몇 달간만이라도 시간적 여유를 주어서 다른 생활을 체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퇴직할 때 단절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 준비 없이 근무하다가 갑자기 퇴직하고 나면, 계획과 현실이 잘 연결되지 않아 몸과 마음이 따로 놀게 된다.
-퇴직하기 전에 ‘취미’ 한두 개쯤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낚시든 등산이든 잘하진 못해도 도움이 된다.
▣ 사회: 끝으로 지부나 회사에 부탁하고 싶은 말은?
▸회사나 지부 차원에서 대책이 없다면 퇴직 후 우울증을 맞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주민센터(동사무소)도 요즘 ‘노인복지’라고 하며 잘하는데, 현대차 같은 대기업에서 자동차 전시장만 지을 것이 아니다. 직원들 복지회관을 건립해서퇴직자들이 모일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오늘과 같은 간담회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또 이런 간담회를 현대차지부나 금속노조 차원에서 개최해 주었으면 더욱 좋겠다.
▸SK는 울산대공원에 투자했는데, 사실 현대차는 SK보다 이런 복지시설에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이사급들은 자기들끼리 모임을 하고 회원도 수백 명 된다고 하더라. 사측은 관리자에 대해선 이렇듯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퇴직자가 계속 늘어나는데도 일반 사원들에 대해선 별로 투자가 없다.
현대차 2022년 사상 최대 실적, 땀과 노력의 결실 성과급으로 보답해야!
매출 142조5,275억 원, 영업이익 9조8,198억 원, 순이익 7조9,836억 원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