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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여성노동자의 구술기록집 <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가 발행됐다.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이 기획했고, 김그루, 박희정, 이은주, 이호연, 홍세미가 기록했다(발행 코난북스, 정가 18,000원).

 

<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는 한화오션과 케이조선, 두 조선소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11인의 삶과 일에 관한 이야기를 구술 기록한 책이다. 수십 미터 높이에 수십만 톤 크기인 배를 만드는 곳, 위험하고 거친 노동을 하는 곳, 그래서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조선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조선소라는 아주 특별한 일의 현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우리 시대 여성들의 가장 보통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조선소에서 일을 시작해 자기 일의 전문가가 되기까지, 또 그러면서 당당하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까지. 여성이기에 한층 더 무거웠을 삶을 감당하고 개척한 저마다의 인생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는 ▲배에 색을 입혀 바다에 내보내는 도장 노동자 정인숙 ▲작업의 끝과 시작 청소 노동자 김순태 ▲쇠와 쇠를 이어 붙이는 용접 노동자 전은하 ▲쇠를 깎는 밀링 노동자 김지현 ▲작업을 위한 첫길을 내는 비계 발판 노동자 나윤옥 ▲작업복과 수건을 매일 새것으로 바꿔내는 세탁 노동자 김영미 ▲모두의 끼니를 책임지는 급식 노동자 공정희 ▲사무동 건물의 청결을 책임지는 미화 노동자 김행복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는 화기 밀폐감시 노동자 박선경 ▲위험을 감지하고 살피는 밀폐감시 노동자 이현주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고통지서를 받아보니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고요. 조선소 들어와서 20년 동안 해고돼서 나갈 정도로 엉망으로 살지는 않았는데 시키면 시킨대로 열심히 일해줬어요. 내 혼을 담고 뼈를 다 갈아넣을 정도로 힘들게 일했는데 나갈 때 해고장을 받고 나간다? 자존심이 억수로 많이 상하더라고요. 너무 분하고 억울하더라고요.” - <조선소, 이 사나운 곳에서도> 중에서

 

책은 여성 노동자 각각의 삶의 기록인 동시에 조선소라는 일터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증언이기도 하다. 2016년 무렵부터 조선업에는 대량해고가 밀어닥친다. 십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해고의 공포가 밀어닥치면서 노동자들은 상여금이 대폭 깎이고 임금이 동결되고 사회보험이 체납되고 심지어 직장이 한순간에 폐업을 하는 상황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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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최저임금만큼의 보상을 받아도 30년차 숙련공이 3년차와 같은 임금을 받아도 순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갖춰진다. 많은 이들은 차라리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다른 일터로 떠났다. 그렇다면 이 책의 주인공인 여성 노동자들은 왜 떠나지 않는가. 이들은 떠나는 대신 더 나은 삶을 만들고자 싸움을 벌인다.

 

책을 기획한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은 1990년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한 삶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되는 현장을 위해 경남 지역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단체다. 비정규직 여성 이주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가 차별 없이 건강하게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고자 하며 노동자의 직접행동과, 연대를 통해 노동건강권을 확장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4.03.06

출처:  노동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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