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강봉진 (현대차지부 엔진사업부 조합원, 노동자함성 편집위원장 ) 
등록일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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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노조라면 치욕적인 5년 무쟁의

 

2019년 84.1%, 2021년 83.2%, 2022년 811.6%, 2023년 91.8%.
조합원들이 압도적인 지지로 파업을 결의한 수치다. 조합원의 이 같은 요구에도 현대차지부는 5년 연속 무쟁의라는 불명예를 갖게 되었다. 여기에는 파업 결의도 하지 않고 기본급 동결에 합의한 2020년도 포함된다.  

 
7대 하부영 집행부, 8대 이상수 집행부. 그 기간 동안 핵심쟁점이 없었던 것이 아니며, 사측이 노조의 핵심 요구를 스스로 들어준 적도 없다. 결국 조합원들은 집행부의 나약한 태도에 분노했고, 집행부를 갈아치우는 것으로 심판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9대 안현호 집행부였다.


이번에는 꼭 투쟁을 할 것이라는 조합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안현호 집행부, 그의 2년 집행 기간 역시 무쟁의로 끝났다.


2022년 단체교섭에서 ‘임금피크제 폐기와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쟁취를 위해 단체행동, ‘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하자’라는 교섭위원들의 요구에 대해, 안현호 지부장은 “23년 단체교섭에서 정년연장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교섭위원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2023년 단체교섭에서도 정년연장과 차별철폐 등의 핵심요구안 쟁취를 위한 파업투쟁을 하지 않았다. ‘철썩같이 믿었던 조합원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배신한 지부장’에 대해 조합원의 실망과 분노로 노조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부의 청렴, 도덕성을 세우고, 노사담합을 깨야 지부의 미래가 있다.

 

노사담합을 가져오는 노사 간 친목(?)은 철저히 계산된 사측 노무관리의 결과다. 전·현직 노조간부들에게 업체 운영권을 주고, 특근 달아주고, 이것을 마치 권리인 것처럼 받아 챙기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첫째 덕목인 사측에 대한 자주성에 있어 일부 노조 간부들의 행태는 도를 넘어섰다.  


지부에 규율위원회가 있지만 전혀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일선 노조 간부들의 도덕성이 이 정도면 사측은 노동조합을 팽팽한 긴장 관계를 갖고 어렵게 대하기 보단 부리기 좋은 하위 파트너 쯤으로 여기게 된다. ‘그놈이 그놈이고 바꿔 봐야 별 수 있나’ ‘회사를 넘을 수 있겠나’라는 조합원의 자조섞인 소리가 아프게 들려온다.

   
이러한 현실을 아무리 어렵더라도 솔직하게 인정하고, 노조간부의 ‘도덕성 회복’부터 정면으로 돌파해야 지부의 미래가 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길 아니고는 답이 없다.  
노동자함성은 노조 간부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더욱 정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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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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