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최만정 (사)남북상생통일연대 대표
등록일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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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11월 16일) 1년만에 열린 미중정상회담에 임하면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competition cannot turn into conflict)" 책임있게 경쟁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중국 시진핑 주석은 "충돌과 대치는 감당하지 못할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지구는 두 나라가 성공하기에 충분히 크다"고 말했습니다. 미중 모두 ‘충돌’을 방지하자는데 중점을 둔 회담임을 알 수 있죠. 

 

충돌(conflict)하는 영역은 무역, 첨단기술, 금융 등을 포괄하지만 무엇보다 군사 부문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군사적 충돌 방지가 가장 중요하죠.  한국시간 오늘 새벽부터 4시간 동안 열린 미중 정상회담 첫 합의 소식은 양국이 중단되었던 ‘군사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제도화를 약속한 겁니다. 이는 미국이 요구하고 중국이 받은 건데요. 사실 내면은 미국이 중국의 핵심이익인 대만문제에서 자숙하겠다는 약속을 전제한 거겠죠.

 

2. 바이든은 중동에서 철수한 후 중국을 포위하는 인도태평양전략에 집중했습니다. 의도적으로 대만해협 긴장을 높이고 쿼드(미,일,호주,인도), 오커스(미,영,호주), 한미일 준군사동맹을 추진했죠. 바이든은 산업망 탈중국을 시도하며 중국의 맹점인 반도체 제재 등 첨단산업 통제(미래전쟁)를 병행했는데요. 칩4동맹(미,일,한,대만)을 만들고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한국, 대만 회사의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작년 8월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을 계기로 군사대화를 중단합니다. 지난 6월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중국의 반응은 냉담했죠. 몇 개월 동안 미중 고위급 대화가 지속되었고 지난달 중국은 국방부장을 해임하며 군사대화 가능성의 물꼬를 텄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산업 통제에 대항하여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을 제재하고 7나노급 반도체 생산을 과시하며 정상회담 전에 반도체 핵심 광물인 갈륨, 흑연 통제를 시작했죠. 

 

3. 오늘 미중 정상회담은 공동성명이 없었고 어떤 선언도 없었습니다. 정상회담 직후 미국 언론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하고, 중국은 관영통신을 통해 자국민의 입맛에 맞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군사대화 복원, 마약원료인 페날린 통제 정도만 공식 합의하고 나머지는 상호 입장을 나누며 쟁점을 확인한 정도로 보입니다. 일단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관리하는 합의에 그치고 나머지 문제들은 남겨두었지만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양국은 패권경쟁을 전술적으로 관리하는 국면에 들어선 듯합니다. 

 

시진핑은 “중국은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 행동으로 보이라”면서 미국이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바이든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현상유지를 믿는다”고 말했고 미국 고위관리를 인용하여 ‘시진핑이 수년 간 대만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죠. 양국이 자국민을 상대로 적절하게 회담결과를 공개하는 듯합니다. 

 

시진핑은 ‘미국의 수출통제와 일방적 제재, 과학기술 억압이 중국의 발전권을 박탈’한다고 말했고, 바이든은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수출통제 등 경제 조치는 계속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경제적 문제 뿐 아니라 기후변화,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분쟁, 우크라이나전쟁 건도 상호 입장과 우려를 주고받았다는데요. 정리하자면 양국, 세계 현안에 대해 양 정상이 진지하게 논의하였다는 수준입니다. 

 

4. 바이든은 회담 이후에 장소를 이동하여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미중 군통신선 복원, 펜타닐 억제에 이어 인공지능 분야 협력에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인공지능 분야가 미국 반도체 업체에서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엔비디아 등 저사양 반도체 수출 통제를 해지하는지는 불분명합니다. 

 

바이든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입장을 인정하지만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면서 중국의 인권문제, 남중국해 강압적 활동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국민을 향한 발언인지, 그 전처럼 회담 후 중국의 뒤통수를 치려는 의도인지는 이후에 검증될 것입니다.  

 

그런데 대만은 내년 1월 13일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제 친미 성향 여당인 민진당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하고 오는 11월 18일 발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위 친중 성향 국민당 후보와 3위 중립 성향 민중당 후보가 단일화하면 어느 후보라도 1위인 민진당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여론조사라고 하네요. 사실 미중의 입장보다 대만인들의 선택이 제일 중요하겠죠. 대만선거 결과에 따라 미중 패권경쟁의 전술적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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