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 완성차와 부품사 간 실질적인 교류와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등록일 : 2023.06.22

편집자 주 : 지난 2022년6월17일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주최로 “자동차산업 원•하청 계급적연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현장 활동가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 내용을 <울산함성>에 몇차례 연재한다.

 

4.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1) 완성차와 부품사 간 실질적인 교류와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

 

완성차 라인(차종)별 부품사 연대를 만들어내야 한다.  

자동차산업은 기본적으로 완성차 생산차종별로 라인이 만들어지고 그 라인에 따라 투입된은 부품이 모듈, 직서열로 수직계열화되어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연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이 단위 간에 교류와 연대가 필수적이다.  

현대차 라인별 생산차종 현황.jpg

 

통합 자회사를 선택한 현대모비스 하청지회 

 

현대모비스에서는 2017년 5월 부터 2020년 3월 까지 생산, 물류에 이르는 사내하청,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집중적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고,현대차그룹이 추진한 현대모비스에 대한 무노조·비정규직 공장 방침은 전국 사업장에서 계속해서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이제 완벽하게 깨졌다.(자동차산업 원하청 노동자 계급적 연대 어떻게 가능한가?③ 참조)


하지만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불과 4년 만에 18개 사업장에서 폭발적으로 노조설립을 이어간 현장 조합원들의 추진력에 비해 금속노조는 그 힘을 받아 안아 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갈 준비가 미약했다. 

 

2020년 8월25일 금속노조는 11기 14차 비상투쟁본부(20차 중앙집행위) 회의에서는 현장 조합원들의 요구에 의해 ‘현대모비스 노사특별위원회 관련 건’이 논의 되었는데 그 결과는 “지역지부를 뛰어 넘어 진행되고 있는 모듈부품사 노사특별공동위원회는 조합 내 방침을 마련할 때 까지 중단한다”였다.

(  2021.1.25. 53차 임시대대 회의자료 p185)   

 

2020년9월2일 열린 금속노조 모듈·부품사 관련 연석회의에서는 “최근 추진해온 노사특별공동위원회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연석회의에는 금속노조 본조(위원장, 사무처장, 정책실장, 정책국장, 기획실장 등), 경기 지부장, 광주전남지부장, 대전충북지부장, 울산지부장 등 4개 지부장과 현대모비스안양지회장, 평택지회장, 화성지회장, 광주지회장, 김천지회장, 충주지회장, 울산현대모비스지회장, 현대모비스울산지회장, 아산지회장, 천안지회장 등 10개 지회장이 참석했다. 실질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핵심 간부들이 모두 참석한 회의에서 조차 현장의 요구를 실천하는 결정을 하지 못했다.  

 

2021년7월27일 열린 현대모비스(생산) 10개 지회 공동교섭준비 관련 노조-지부 간담회에서 “노조-지부-지회 연석회의(워크샵)을 10월 6일로 추진하자”는 결정을 하고,  2021년 10월 06일 열린 현대모비스 모듈·부품사 노조-지부-지회 연석회의에서는  ‘현대모비스 모듈·부품사 공동교섭 준비의 건’에 대해 ▶오늘 결정하지 말고 여러 의견을 듣고 이를 결과에 담는 것으로 하고, 이후 12기에 선출되는 집행부에게 나온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처럼 3년 동안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도 준비안 된 금속노조, 당사자들인 현대모비스 하청지회 조합원들이 선호한다는 점, 불법파견 문제를 의식한 사측의 적극적 대응이 맞물리면서 전국 15개 사업장의 현대모비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모트라스(모듈), 유니투스(부품)라는 2개의 자회사로 재편되었다.  

 

모비스 자회사.jpg

모트라스(MOTRAS)·유니투스(UNITUS) 설립을 앞둔 지난해 8월, 현대모비스 부품모듈노조연대가 낸 통합운영 입장문. 

 * 부품모듈노조연대 :  금속노조 소속 현대모비스 사내하청  10개 지회(화성·울산·김천·평택·충주·안양·울산모비스·광주·아산·천안)

 

- 13개 하청업체에서 현대모비스 계열사 2곳에 소속됐다. 고용불안 문제는 완전히 해소된 것인가.

박인화 : 자동차 산업전환기 특정 부품이 필요 없게 되면 물량이 변동되고, 고용이 불안해지는 경우가 있다. 과거에 쪼개져 있을 때 아이템 생산이 필요 없게 된 사업장은 각개격파당할 수 있었지만 통합운영되면서, 회사에 신규아이템을 가져오든지 해당 공장의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됐다. 현대모비스의 공식적인 계열사가 됐으니 사용자와 정면으로 대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

박인화 : 미래차위원회나 통합요구안을 추진하면서 (노사가) 강조한 게 구조적 신뢰다. 완성차회사와 현대모비스는 직서열 생산구조다. 노조가 완성차 생산에 바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상황에서 회사는 노조를 믿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다. 사용자들도 이것을 알고 있으니 함부로 할 수 없었고, 모비스도 (통합운영에 관해 논의하던) 미래차위원회에 나왔던 것이다.

 

- 올해 임금·단체교섭을 앞두고 있다. 주요 목표, 요구안은 무엇인가.
나우진 : 통합계열사가 된 뒤 첫 교섭에서 차별을 없애 임금격차를 줄이는 방식으로 힘을 모으고자 했다. 청소·경비·미화·식당 노동자인 필수노동자의 임금을 정규직과 같은 폭으로 정액인상하고 우리 회사 직원 간에 존재하는 내부 수당(교대제 전환 수당) 차이를 없애는 내용이다. 불합리한 이유로 임금격차가 나면 문제니, 임금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조합원 간 토론을 했다. 화성지회 내부에도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었지만 설득했다. 하지만 전체 조합원(10개 지회)은 설득하지 못했다.

통합계열사 출범 후 임금은 기존 근속에 따라 받고 있지만, 연차 같은 경우는 신입 기준으로 적용받아 리셋된 상태다. 기존 근속대로 각종 복지제도를 적용받도록 하고, 임금·상여금 인상, 주간 2교대 미시행 사업장의 주간 2교대 시행을 요구할 계획이다. 모트라스·유니투스 공동교섭도 요구한다.

교대제 전환수당은 2013년 3월 밤샘근무를 포함하던 ‘10시간+10시간’ 근무형태를 주간연속 2교대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당시 노사는 밤샘근무 대가로 심야할증수당을 ‘주간연속 2교대 전환수당’으로 전환해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주간연속 2교대가 시행된 후 입사한 2013년 4월 이후 입사자에게는 해당 수당 지급을 제외하기로 했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다른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 금속노조로부터 최근 징계를 받았다. 통합계열사 취지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거나 비판하는 이들도 많다.
나우진 : 불법파견 투쟁이 아닌 방식의 교섭과 투쟁은 다 인정하지 않으니깐, 그런 것에 대한 고충이 있다.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불법파견 소송이 아닌 다른 전망은 정말 없는지 묻고 싶다. 노조가 정한 원칙을 어겼으니, 징계를 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토론을 하면 좋겠다.

(매일노동뉴스 2023.4.18. ‘연대냐 내부 이익이냐’ 갈림길 선 모트라스·유니투스 노동자.  현대모비스 화성지회 안재연 지회장, 나우진 부지회장, 박인화 교선부장 인터뷰 중에서) 

 

모비스 2023년 4대 요구안.jpg

 

모비스 자회사 비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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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모트라스, 유니투스는 이제 자회사 정규직을 모집하지 않고, 또다른 비정규직인 계약직만을 뽑고 있다. 심지어는 실질적인 불법파견이라고 볼 수 있는 단기계약직, 알바를 투입되고 있어 자회사를 주도한 회사측의 의도를 알 수 있다.  비정규직 착취로 성장하는 현대모비스의 경영은 계속된다.
 

모트라스 모집.jpg

모트라스 하청.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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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분회의 차이를 넘어  하나됨을 지향하는  현대글로비스 울산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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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와  서열사및 범퍼사 협력사협의회 간 진행된  2022년 단체교섭에서 발언하는  임송라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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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울산지회는  2022년 단체교섭에서는 요구안 쟁취 뿐 만아니라  15분회 21개 사업장의 평균치를 맞추기 위해 기존 높은 구간에 있는 업체들 임금에서 수당 및 시급을 양보하고 임금성이 낮은  업체들의 수준을 올려 평균치를 맞추는 작업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2023년  1,500명 전 조합원의 핵심 요구  “하나의 노조” “하나의 회사 건설”

 

“서열업체 노동자는 한 울타리에서 일해야 한다!”
“잘게 나눠진 개별업체, 뿔뿔이 흩어진 작업장, 열악한 노동환경은 서열노동자들에게 따라다니는 꼬리표입니다. 영세한 사업주의 업 반납, 차종에 따른 시규 장비 설치, 임대된 공장의 계약 만료 때마다 떠돌아 다닐 수 는 없습니다”  “서열노동자 고용안정!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자동차가 나서라!” 

 

글로비스 자동차 앞 집회.jpg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현대차가   서열 노동자 고용안정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현대글로비스 울산지회 .   2023.4.26   

 

완성차와 직접 물량 경쟁해야하는 부품사 

부품사로의 외주화는 완성차 고용불안 요인기도 하다.   
 

엔진,변속기,시트.jpg

 

완성차 와 부품사가 함께하는  <자동차업종분과위원회>  부활해야 한다.


금속노조는 <자동차업종분과위원회> 평가에서 “자동차업종분과 참여단위를 완성차지부로 국한하고 있어 참여 인원이 적고, 일부 지부가 교섭 등 내부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면 회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2023년부터는 지역지부들이 참여하는 <자동차업종분과위원회 총괄회의>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금속노조 5기 1년차(2008년)에는 자동차분과 운영위원에 지역지부의 자동차 산업 업종 출신 임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자동차분과 정책담당자회의에 완성차는 물론 각 지역의 부품사들이 참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자료 출처 : 5기 1년차 자동차분과 정책담당자 5차 회의자료 2008.2.21.) 


형식이 내용을 규정한다. 언제, 어떤 결정에 의해서, 무슨 의도로 부품사들의 참여가 배제된 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현재 부품사, 비정규직 단위가 철저히 배제된 완성차 정규직 중심의 자동차분과위원회와 정책담당자회의를 바로잡아야 한다.


완성차 지부장과 지역지부 자동차 담당 임원으로 구성되는 <자동차분과 운영위원회>을 부활시켜 실질적인 노의와 사업결정을 하는 단위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실무 조직으로 완성차, 지역지부·지회의 정책담당들로 구성되는 <자동차분과 정책담당자회의>를 부활시켜야 한다. 

 

자동차분과1.jpg

자동차분과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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