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웨이(马伟)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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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산업화 상징' US스틸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회사(US스틸) 인수와 관련해  전해진 최근 소식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강제 노역을 당한 미국 전쟁포로의 친인척들이 일본제철의 이번 인수에 분노를 표하면서, 이 일본 회사가 전쟁포로들이 겪었던 가혹한 처우를 보상하거나 심지어는 인정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두 번째는 미국 정부가 2025년까지 이번 인수에 대한 검토를 완료할 수 없다고 보고한 사실이다. 이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US스틸 본사가 있는 동부 펜실베이니아주가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격전지로 꼽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세력인 노조 측이 인수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18일, 일본제철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상징적인 US스틸을 149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일본제철의 이론상 조강 생산량은 중국의 바오우(宝武) 철강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발표 직후 일본제철 주가는 한때 5.1%까지 떨어졌는데, 밤새 US스틸은 26% 급등했다. 흥미롭게도 US스틸을 인수하려던 또 다른 철강회사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주가도 10%나 급등했다. 인수가 여전히 여러 가지 장애물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시장이 이 인수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제철의 노역자로 전락했던 당시 미국 전쟁포로 후손들로부터 최근 거센 반발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약 2만5000명의 미군 전쟁포로가 일본의 공장과 조선소, 광산으로 옮겨져 강제노동을 치렀다. 일본제철과 그 계열사들은 자신의 산업 현장에서 최소 4,000명의 미군 및 연합군 전쟁 포로를 사용하였고, 그들을 잔인하게 학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제철은 자신의 만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독일 회사는 이러한 일본제철에 비해 모범적이라 할 수 있다. 1999년 유럽의 거대 두 철강회사인 티센과 크루프는 과거 강제노동자와 나치 정권의 다른 피해자들에게 '인도주의 자금'을 지급하는 재단을 설립하는 조건으로 합병에 합의했다. 워싱턴에 본사를 둔 코틀러 아시아정책국장은 "일본 회사들은 사과와 배상금 지급, 노예노동의 역사를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패트릭 레이건의 할아버지도 일본제철에 의해 2년간 착취당했다. 패트릭은 "한 회사가 과거의 부당함을 인정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한다"라면서 "재력은 엄청날지 몰라도 도덕적 가치는 제로"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인수 조건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USTA(미국철강노동조합)는 인수 발표 당일 US스틸을 외국 회사에 매각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탐욕적이고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하며 미국 규제 당국에 반대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강한 적개심은 1980년대 말 일본의 경제적 부상이 미국에 안겨줬던 공포감을 연상시킨다. 1985년부터 1990년까지 일본인들은 미국에서 자산을 대량으로 구입했다. 당시 일본 기업은 21건, 500억엔 이상의 거대 해외 인수합병을 했고, 그 중 18건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그 때 일본 기업들의 거의 열광에 가까운 자산 매입은 미국 내 포퓰리즘과 보호주의 정서를 어느 정도 불러일으켰으며, 일부 미국인들은 외국 자본에 의한 자국 산업의 통제와 영향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플라자 합의를 통해서 엔화 강세를 강요했는데, 결국 이 때문에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30년의 세월로 빠져들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점차 막이 오르는 가운데, 이번 인수는 대선으로부터의 보이지 않는 저항에도 직면해 있다. 미국철강노조는 전 세계적으로 120만 명이 가입해 있는데, 그중 US스틸 노동자는 1만1000명이다.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부 주요 경합주에서 대선 후보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미국 철강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급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같은 대선의 압력 때문인지 백악관은 미국 외자위원회로 하여금 이 인수에 대해 정밀 조사를 벌이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선 이후로 심사를 미룬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바이든 정부의 산업정책 배당금을 나눠 갖겠다는 일본제철의 기대는 갈수록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 마웨이는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학자이다)

   

2024.01.19

출처: 환구시보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GERD3Fqe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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