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튀르키예 대통령은 월요일 양자 회담을 갖고 에너지와 식량안보, 주요 지역 및 지정학적 문제를 다루었다.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9월 4일 소치에서 만나 튀르키예 가스 허브 건설, 상호 무역, 국가통화 사용, 흑해 곡물 거래, 우크라이나 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국제관계 및 러시아 문제 분석가인 길버트 닥터로(Gilbert Doctorow)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이후 양측이 처음으로 직접 대면 만남을 갖은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기업 대표단과 함께 도착해서 가스 허브와 제2 원자로를 포함한 주요 프로젝트를 지속하겠다는 논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치학자이자 고등경제대학(HSE) 교수인 드미트리 에브스타피예프(Dmitry Evstafiev)에 따르면, 월요일의 정상회담은 러시아가  글로벌 정세를 정상화하려는 건설적 주체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오늘 회담의 의미는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관계가 가장 높은 정치적 수준에서 회복되었다는 것입니다"라고 에브스타피예프는 스푸트니크에 말했다. "이것은 오늘날의 지정학적 환경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국가 최고 정치 지도자들의 관계가 위기를 맞는 것을 목격하는데, 오늘의 회담은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 대통령과 러시아 최고 사령관 간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고 긍정적입니다."라고 했다.

 

 

 

ㅡ  러시아와 튀르키예는 '곡물 거래'를 부활시킬 것인가?

 

회담에서 푸틴과 에르도안은 서방이 협정의 일부를 이행하지 못한 사유로 인해 러시아가 7월 17일부로 중단한 흑해 곡물 거래에 관해 논의했다. 미국과 EU는 협정에 따라 러시아의 곡물 및 비료 선적을 막는 제재를 해제하거나 완화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곡물 거래를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모든 합의가 이행되는 즉시 이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브스타피예프는 "곡물 거래와 관련하여 오늘 일어난 일은 근본적으로 중요합니다"  "러시아는 곡물 거래, 가스 및 기타 모든 문제에서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무조건적인 신뢰 원칙에서 최소한 부분적 '선불' 원칙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즉 러시아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곡물 거래의 부활은 튀르키예의 중재보다는 워싱턴의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접근 방식에 달려 있다고 정치 분석가이자 <The National Interest>의 기고자인 알리 데미르다스(Demirdas) 박사는 말했다.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은 주로 러시아를 상대로 대규모 '승리'를 거두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긴박성에 의해 추진됩니다. 이를 위해 워싱턴은 이미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는데,  기대했던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정체되고 심지어는 후퇴했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라고 데미르다스는 스푸트니크에 말했다.

 

데미르다스는 바이든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으며, 러시아가 곡물 거래 분쟁에서 승리하면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전문가는 바이든 정부가 합의를 복원하거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려는 모든 시도를 방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닥터로(Doctorow)는 공은 지금  UN 재판소로 넘어갔다고 믿고 있다.

 

 “사실 공은 유엔 재판소에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 구테레스는 곡물 판매를 SWIFT(서방 주도 국제결제시스템)를 통해 다시 처리할 수 있도록 러시아 농업 은행 계좌를 복원하고, 기타 이행되지 않은 약속에 대한 러시아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서방의 동의를 얻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앞으로 며칠 내로 확인될 것입니다."

 

서방이 러시아의 곡물협정 탈퇴 결정이 남반구(개도국)에 손해를 끼쳤다고 입증하려는 동안, 모스크바는 곡물협정의 결과 가장 가난한 개발도상국은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얻었을 뿐, 가장 큰 몫은 EU가 가져갔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더욱이 푸틴 대통령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러시아가 세계 시장에서 우크라이나 농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곡물이 필요한 국가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ㅡ 러시아-튀르키예 '가스 허브',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의 에너지 안보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러시아-튀르키예 가스 허브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에 따르면 협상은 곧 마무리되고 허브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프로젝트가 자국에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적 측면에서 볼 때, 제안된 가스 허브는 '튀르키예의 미래'와 같다고 에브스타피예프는 말했다. 이 전문가는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가스 운송 경로가 이제 몇 달 내지 최대한 길어봐야 1년 반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노드 스트림(Nord Stream) 파이프라인이 파괴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튀르키예 허브는 유럽으로 가는 주요 가스 통로가 될 것이다.

 

<비전 & 글로벌 트렌드 – 국제 글로벌 분석 연구소>의 티베리오 그라치아니(Tiberio Graziani) 회장은 "튀르키예에 러시아의 가스 허브가 있게 되면 앙카라(튀르키예 수도)의 역할과 아도르안 대통령의 명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경제적, 재정적 영향 측면에선 유럽 경제,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의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스푸트니크(Sputnik)에 말했다.

 

데미르다스(Demirdas)는 유럽에 대한 이 허브의 중요성과 관련해 그라치아니와 입장이 같았다.

"유럽, 특히 독일은 노르드 스트림(Nord Stream)의 좌절 이후 값싼 가스에 접근하지 못해 죽어가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 영향이 너무 커, 독일이 값싼 러시아 가스를 잃었기에 독일 경제와 유럽연합 전체가 불황에 빠졌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확실히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 가스에 접근하는 것을 환영할 것입니다."

 

ㅡ 러시아와 튀르키예는 탈달러화를 계속할 것인가?

 

러시아와 튀르키예 정상은 식량 및 에너지 안보와 함께 '금융안보' 문제도 논의했다. 러시아와 그 협력국들은 꽤 오랫동안 자국 화폐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으며, 워싱턴의 달러 무기화와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는 글로벌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 제15차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지도자들은 서구의 제재와 금융적 자유주의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자국 통화와 국내 결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환영했다.

월요일의 회담 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튀르키예가 양자 간 합의를 통해서 달러와 유로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라치아니(Graziani)는 "현재 튀르키예를 포함해 탈달러화 과정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 국가의 대부분이 남반구에 있고, 상승세를 타는 국가들이라는 점입니다.“라고 말했다.

 

에브스타피예프(Evstafiev)는 러시아와 튀르키예 사이의 양국 통화 무역거래의 비율이 증가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것은 어느 정도 조작(서구의 금융제재)을 방지하는 지불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와 튀르키예 사이의 금융관계, 특히 가스, 곡물, 에너지 일반, 튀르키예의 원자력 발전소용 핵연료와 같은 상품에 대한 탈달러화는 [중요합니다]. 물론 그것들을 달러 순환에서 벗어나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어느 쪽의 순환에 따라야 할까요? 튀르키예 화폐 ‘리라’는 아직 선택 사항은 아닌 것 같고, 러시아 ‘루블’이 좀 더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라고 했다.

 

ㅡ 시리아의 평화 진척에 관심을 보인 러시아와 튀르키예

 

 

양국은 시리아의 평화 정착이라는 또 다른 상호 관심사를 안고 있다. 모스크바와 앙카라는  그간 시리아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과의 회담에서 '아스타나 플랫폼'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브스타피예프(Evstafiev)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시리아에서 여전히 들끓는 적대 행위의 제거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동의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무력 충돌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낼수 있는 에르도안의 능력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에르도안에게는 좋지 않다"고 이 전문가는 강조했다.

 

따라서 튀르키예 지도부는 다음과 같은 필요성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시리아 공권력이 영토 주권을 회복 한다. 둘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국가 지도자로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치적 관계를 시작한다. 셋째, 시리아에 불법적으로 주둔하고 있는 외국 군대를 시리아에서 철수한다.

 

"시리아에서 안정이 달성되지 않고 공동 이익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그것은 늘상 모스크바와 앙카라 사이의 분쟁 거리가 될 것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제3세력이 개입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이 전문가는 말했다.

 

에브스타피예프에 따르면, 푸틴-에르도안 회담은 서방세계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전문가는 일부 튀르키예에게 있어 민감한 문제를 놓고, 튀르키예는 미국 및 유럽과의 장기적 논쟁에서 앙카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배제하지 않았다.

 

2023. 9. 4 

 

(원문보기) https://sputnikglobe.com/20230904/grain-deal-gas-hub—de-dollarization-what-signal-do-putin-erdogan-talks-send-to-west-11131177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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