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지회장에게 듣는다.
김형균(노동자신문 발행인)
등록일 :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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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헌호 지회장    사진출처 : 노동과 세계

 

◦질문 : 김형균 (노동자신문 발행인)

◦답변 :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소수 비정규직 노조의 경우, 의지가 있어도 장기간 투쟁을 지속하기는 매우 어렵다.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사히글라스 동지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2015년 5월 29일 노조를 결성했다. 그러나 아사히그라스 자본은 22명의 조합원을 즉시(6월 30일) 해고했다. 그 후 9년간 한결같이 거리에서 투쟁을 이어왔다. 올해 7월 11일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이로써 22명의 동지가 복직하게 되었다. 관련 보도로는, 복직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기나긴 투쟁 과정, 복직 후 현장 상황, 이후 전망과 계획 등을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 글라스비정규직지회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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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비정규직으로서 외국인 투자 기업에 맞서 9년 만에 투쟁을 통해 복직했는데, 만감이 교차할 것 같은데요? 소회를 한 말씀…

 

답변 : 행복합니다. 많은 분이 함께 만든 승리입니다. 9년간 생계비를 위해 후원해 주신 분들, 아사히 김을 명절 때마다 사주신 분들, 아사히 투쟁에 늘 연대해 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질문 : 2015년 노조결성 당시 노동조건, 집단해고 배경, 그 이후 9년간의 투쟁을 지속할 수 있었던 저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답변 :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환경은 참혹합니다. 아사히는 점심시간 20분, 일하다 잘못하면 징벌조끼를 입혔습니다. 수시로 권고사직, 인권침해 등으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어렵게 노조를 만들었지만 도리어 178명이 해고되었습니다. 그것도 노조 만든 지 한 달 만에. 억울했습니다. 우리는 22명의 소수지만 단결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단결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연대활동을 일상적으로 진행하면서 다른 투쟁을 깊이 있게 경험한 것이 우리 투쟁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질문 : 아사히지회는 연대활동, 투쟁사업장 연대는 물론, 여러 차례 일본 원정 투쟁, 소성리 싸드 투쟁 등을 해왔습니다. 이는. 이른바 품앗이 연대를 넘어서는 것 같은데, 그 내적 힘이 궁금합니다.

 

답변 : 아사히 동지들은 연대하면서 계급의식이 가랑비처럼 몸에 스며들었습니다. 계급의식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문제만 집착하지 않고, 전국에 펼쳐져 있는 다양한 투쟁과 정세적으로 중요한 투쟁을 내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 동지들은 끈질기게 연대하면서 연대가 무엇인지 토론하고, 또 어떤 연대를 할 것인지 자체적으로 회의를 많이 했습니다. 요즘 너나없이 노동조합은 회의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토론도 없고, 고민도 없는 형식적인 회의, 뻔한 회의가 아니라 우리가 실천적으로 필요한 회의를 9년간 진행했습니다. 매주 평가 회의도 9년간 회의록을 작성하며 빼놓지 않고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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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코 대회의실에서 열린 "모두가 함께만든  아사히투쟁 승리 보고대회 "(2024.8.10 )

 

 

질문 : 복직 후, 회사 측의 노조에 대한 태도는 어떤가요? 출근 시기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 같은데… 노조활동 인정 등의 요구에 대해서 사측의 태도는 어떤가요?

 

답변 : 아사히는 대법원판결이 나자마자 출근명령을 내렸습니다.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 처리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회사가 출근하라는 날짜 2주를 넘겨서 출근했습니다. 8월 1일, 출근해서 회사와 마찰이 계속 벌어졌습니다. 회사는 3주간 교육 일정을 잡았는데, 첫날부터 교육은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불법을 자행했으면 사과부터 하라고 했고, 회사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아사히는 핸드폰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는 어플을 내려받아서 회사 내에서 카메라 사용을 금지하는 공장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플을 사용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이것으로 이틀간 논쟁을 벌였습니다. 3일째가 되면서 회사가 더 이상 어플을 설치하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출근했지만 현장에서 투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근 3일째, 식당에서 선전물을 돌렸고, 많은 분이 받았습니다.

 

질문 : 복직하자마자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에 맞닥뜨린 것 같은데, 아사히그라스 상황은 어떤가요?

 

답변 : 회사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생산라인 일부를 가동 중단하면서 회사는 구조조정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막 어용노조와 교섭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구조조정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선전물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질문 : 복수노조인데, 다수 노조의 구조조정에 대한 활동이나 태도는 어떤가요? 소수 노조로서 대응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지금 집중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답변  : 소수 노조의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수지만 아사히 자본과 맞서 싸워서 승리한 노조입니다. 현장에 노동자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당하게 구조조정 저지와 노조 가입 선전물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집중하는 사업은 조직화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질문  : 전국에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말씀…

 

답변 : 긴 시간 아사히 투쟁에 함께해 주신 동지들 고맙습니다. 투쟁 2막도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겠습니다. 늘 연대하는 조직으로 아사히글라스지회 동지들과 함께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노동조합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 <노동자신문> 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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