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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뉴스   사진캡쳐 (2024.3.19)

 

8월 초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 JOB)의 정책 변경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이 급등락을 촉발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대량으로 풀린 통화 거품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통화 거품의 취약성은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정책 변경을 시사하자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요동친 탓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경제 거품 붕괴로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일본은행은 경제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렸다. 이에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외화를 사두거나 금리가 높은 나라의 예금·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소위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투자자들은 ‘와타나베 부인(Mrs. Watanabe)’이라고도 불렸다. 와타나베라는 성(姓)이 흔하고 투자자 중에 주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거래는 외환·금리·세금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만큼 금리나 화폐가치의 방향이 바뀔 때 급격히 청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검은 금요일’ ‘검은 월요일’로 불린 최근의 아시아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일본은 올리고 미국은 9월 인하를 시사하면서 엔화 강세 전환이 예상되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대거 이뤄졌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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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  블로그  브런치 스토리 

 

그러나 엔 캐리 규모 추산은 기관마다 제각각이다. 유비에스(UBS) 일본법인은 지난 7일 글로벌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5천억 달러에 이르렀다가 최근 2~3주 사이 50%가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도이체방크 추산은 무려 20조 달러(약 2경 7천조 원)다. 엔 캐리 자금 규모가 추정 기관에 따라 5천억 달러에서 20조 달러로 널을 뛰고 있는 셈이다.

 

엔화는 30년 넘게 이어진 일본 중앙은행(BOJ)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대표적인 캐리 트레이드 수단으로 활용 되어왔다. 전문가들은 2021년 말 미국이 양적완화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그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의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0.1%에서 0.25%로 인상하고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 엔-달러 환율이 3거래일 사이 3.9% 급락(엔화 가치 급등)하여서 한 달 전만 해도 달러당 162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세계 금융시장에 쇼크를 발생시켰다.

 

이에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8월7일 오전 “금융자본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 안정에 나섰다.

 

규모와 자금 흐름이 손에 잡히지 않다 보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부나 그 규모와 무관하게 청산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투매를 불러왔을 거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본질은 90년대 초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 2000년 닷컴의 주식거품 붕괴, 2008년 파생상품 거풍 붕괴에 이은 총체적 거품을 만들고 있는 통화 거품 붕괴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다. 통화 거품의 붕괴는 아마도 전 세계 통화 거품의 가장 약한 고리인 엔화에서 터지지 않을까 생각 든다.

 

2008년 위기와 팬데믹 시기에 엄청난 통화가 풀였다. 이에 인플레이션이 폭발하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하였다. 그런 와중에도 일본만은 금리 인상에 소극적이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5.5%까지 인상하였는데도 일본 기준금리는 0.1%에 머물러 있었다. 달러 강세 엔화 약세의 기조를 형성하게 되었다.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달러로 바꾸고 이 달러로 미 국채나 다른 달러 표시 자산을 구매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엄청난 규모로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긴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엔화를 통해 달러를 전 세계에 계속 공급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일본은 일본 GDP의 14배 정도의 통화를 발행했다고 한다. 이는 미 달러가 미국 GDP의 2.5배 정도 발행한 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이 발행한 것이다. 이러한 상대적 발행량의 차이는 달러 대 엔화 약세의 기본적 요인이다. 일본은 일본은행이 일본 장기국채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일본재정을 일본은행이 엔화를 찍어 감당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중앙은행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일본은행은 10여 년 해오고 있었다. 엔화가 시장에 과도하게 풀린 것이다.

 

엔화 폭락을 막기 위해서는 너무 많이 풀린 엔화를 축소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국채는 발행하지 않고 금리는 올려야 한다. 그래서 일본은행은 7월 말에 국채 매입을 줄이고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겨우 0.25% 금리 인상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쇼크가 일어났다.

 

결국 일본은행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긴축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지금 일본은 금리를 현상 유지하자니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고 금리를 올리자니 세계 금융시장이 발작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통화 거품의 붕괴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거나, 긴축으로 모든 자산의 가격 폭락이 일어나거나이다.

 

출처 : <노동자신문> 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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