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7.14

나토 정상회의.jpg

 

7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는 나토 회원국 외에 호주·일본·한국·뉴질랜드 대표들도 초청됐다. 이번 정상회의 배경은 나토 창설 75주년이다. 냉전 후 수명을 다해야 할 이 조직이 현재 존속할 필요성을 과시하기 위해, 미국과 나토는 회의 시작 전부터 나토의 "영광스러운 역사"와 회원국 간 '단결'을 과시하면서 마치 한송이 꽃처럼 나토를 치장했다. 중국의 '대러 지원'을 '강력한 언어'로써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과장된 연출일수록 나토가 직면한 내우외환의 처지를 더욱 드러낼 뿐이다.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늘의 나토를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도 나토를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오래 지속된 동맹"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러한 '낙관론'에 대해 서구 여론은 일반적으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은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를 원했지만, 참석 지도자들이 워싱턴에 하나둘씩 도착하면서 그 믿음은 위험에 처한 것 같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어떤 언론 매체는 축하파티를 할 기분이 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앞으로 미국과 유럽 정치가 직면할 대대적인 물갈이로 "1년 뒤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어떻게 될지 생각하기 어렵다.  과연 76세까지 생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나토는 동맹대결과 집단정치의 산물이다. 오늘날 세계의 대세와 인심이 지향하는 대세의 반대편에 서있다. 아무리 "평화를 지키는 조직"으로 꾸미려 애쓴다 해도 '전쟁 기계'인 자신의 본질을 감출 수 없다. 나토의 소위 '안전'은 다른 나라의 안전을 희생시키는 대가이고, 나토가 판매하는 '안보 불안'의 대부분은 스스로 만든 것이다. 나토가 "76세까지 살 수 있을지"에 대해 추측하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토가 결코 조용하게 내일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자신의 존속을 위해서 더 많은 적과 더 큰 위기를 계속해서 만들어내야만 하며, 유럽을 사분오열시킨 것도 모자라  이제 아시아태평양에서 충돌과 대결을 부추기려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방공(防空)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지출하는 등 '역사적 지원'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어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회의에 앞서 중국의 '부분적 위협'을 후속 코뮈니케(성명)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한 것 역시 케케묵은 언사에 불과하다. 이제 우크라이나 지원, 군사비 인상, '중국 위협'에 대한 선전은 나토를 위한  세가지 '구원의 지푸라기'라 할 수 있다. 나토는 이 세 가지 지푸라기에 의존해 미국의 글로벌 패권 유지를 위한 전략과 고도로 한데 묶어, 미국이 진영 대결을 벌이고 다른 나라를 통제하고 배제하기 위한 도구가 되었다.

 

오늘날 미국과 나토가 자랑하는 나토의 '성공'과 '강력함'은 세계에 있어선 커다란 위험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국제사회의 모든 세력은 이 위험한 경향에 대해서 충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나토가 유럽에서 계속해서 확장하면서 아시아·태평양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이는 집단정치와 대결적 사고를 지역통합과 경제의 세계화에 침투시키려는 의도이다. 만약 나토가 세계의 모든 문제를 이처럼 집단화하도록 내버려두면 세계는 필연적으로 진영화, 분열화, 대항화하게 된다. 전쟁의 먹구름은 나토의 기능 강화로 인해 더욱 촘촘해질 것이며, 이는 대단히 현실적인 위협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대다수 미국인은 워싱턴의 나토 정상회의에 관심이 없다. 무관심도 하나의 태도이며, 이런 태도는 아마도 서방세계를 대표할 것이다. 나토의 강화는 서방을 포함한 각국 인민의 복지를 희생하는 대가로 이루어진다. 스톨텐베르크의 최근 '축하' 연설들은 모두 어떻게 '무장'하고 어떻게 '대항'할 것인지에 관한 과장 뿐이며, 서구의 일반 민중들 삶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관한 언급은 단 한 마디도 없다. 그는 또 회원국이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는 것이 앞으로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는 서방국가의 사회복지와 발전자원의  희생의 대가인데, 만약 이 돈을 개발도상국 지원에 쓴다면 기아와 빈곤 문제를 얼마나 많이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제 미국은 세계 분쟁의 대부분을 중국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고, 나토도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유럽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원성이 자자하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헝가리의 호세 오르반 총리는 최근 미국 <뉴스위크>에 나토가 협력보다는 갈등, 평화보다는 전쟁을 선택한다면 자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글을 게재했다. NATO가 특히 자신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역주행적 관행에 의존해 자신의 생명을 부지하려 한다면,  그 실패의 가속화는 기정 사실이다.

 

2024.07.11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IYalg6GCrg

 

[울산함성 무료구독 신청]  https://t.me/+ji13hLs-vL83ZTBl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이스라엘 <마리브> "기업 46,000개 폐쇄, 국가가 붕괴되고 있다"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4.07.15(654)]

2024.07.15

6G가 경주선을 출발했건만, 서양은 아직도 중국과 5G 갈등 중

2024.07.15

중국-폴란드 '정기 화물열차' 개통, 특별한 상징성 있다

2024.07.14

나토의 '글로벌화'는 자신의 실패를 가속화할 뿐

2024.07.14

한설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사실상 붕괴 그리고 망해가는 나토"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4.07.08(653)]

2024.07.08

상하이협력기구(SCO)의 공동 선택, 세계에 매우 중요

2024.07.08

미국 농민들, 새로운 무역마찰 견디기 어려워

2024.07.05

SCO(상하이 협력기구)는 신뢰 구축을 위한 '강력한 자발적 경제 포럼'

2024.07.04

판매량 감소...中서 일본차 변신 노력

2024.07.03

이정훈 "조‧러 동맹, 전쟁 억제력 제고...다극화 세계 건설의 전략적 보루"

ㅡ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4.07.02(652)

202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