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목: ‘남반구’가 유엔총회서 가장 듣고 싶지 않은 것, 미국은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3-09-18 00:45 (현지시각)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가 9월 18일(현지 시각) 개막되어 9월 26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유엔총회는 과거보다 ‘세계 남반구’ 국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총회 기간의 여러 고위급 회의는 기후, 건강 및 개발 자금 등을 포함하여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및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문제에 우선순위를 둘 예정이다. 남반구 국가들도 더 강한 단결 및 협력 정신과 ‘주인’ 의식을 가지고서 유엔총회 의제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를 “세계 남반구 국가들이 어젠다(의사일정)를 결정하는 해”로 보는 국제기구 관계자도 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일찍이  유엔 고위급 회의 주간에 “지속 가능 개발 목표를 '구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며 큰 기대를 표시했다.  여기서 ‘구제(挽救)’는 현재 세계 경제발전이 직면한 어려움을 실토하는 단어인데,  그 배후에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숨길 수 없는 균열이 가로놓여 있다. 여기서 구테흐스가 언급한 것은 현재의 국제정세 가운데서 근본적인 변화로, 바로 개발도상국의 집단적 부상이다. 그것이 가져오는 것은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질서에 대한 부르짖음이다. 그런데 기득권을 지켜려는 미국과 서방 선진국들은 필사적으로 수중의 주도권을 움켜쥐기 위해 이 외침을 먹칠하고 공격하며 억압하려 한다. 이 갈등이 현재의 지정학적 분열을 초래한 깊은 요인이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유엔총회에서 가장 논의하길 원하는 것은 빈곤 해결, 높은 인플레이션의 완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등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다자간 대화를 통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길 바란다. 유엔총회의 ‘중요한 활동’인 일반성 변론의 주제 키워드ㅡ평화, 번영, 진보, 지속가능성ㅡ도 이러한 강한 열망을 충분히 구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국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다시 한번 유엔총회의 주도적 화두가 됨으로써 경제개발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전쟁에 대해 떠들썩하고 유형무형으로 남의 나라에 줄서기를 위협하는 것이야말로 이들 국가가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소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남반구’를 중시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우크라이나 위기와 경제발전 문제는 ‘동시에 처리해야 하며, 다른 하나가 없어선 안 된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개발도상국의 요구를 잘 알면서도, 사실상 다자간 무대에서 사적인 관점을 끼워 넣는 것이다.

유사한 예는 많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예외 없이 증명하는 바는 지정학적 계산을 다자간 무대로 끌어들여 물을 흐려놓는 수법으로 글로벌 협력 노력을 방해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개발도상국들로하여금 선진국과 타협, 화해 및 협력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낭비토록 한다. 원래 대단히 훌륭할 수 있는 다자간 무대의 역할 발휘를 심각하게 제한시키는데, 이는 매우 애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서방은 자신들의 강력한 언론 매체를 활용해서 개발도상국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악마화하고 있다. 유엔총회 개막을 앞두고 9월 15일에서 16일까지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77개국 + 중국’ 정상회의는 ‘하바나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들은 ‘점점 배타적이고 불공평·불공정하며 약탈적인 국제질서 속에서 발전할 권리’를 강조했는데, 이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일주일 전에 개발도상국들의 집단적 외침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남반구’ 국가와 유엔 사무총장의 목소리와 관심이 뉴욕의 유엔총회 회의장 내 선진국 대표들에게는 어느 정도나 들릴지 의문이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지금 ‘남반구’에 대한 포섭을 크게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개발도상국에게 더욱 평등한 지위와 개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중심-주변’ 체계 속에서 그들을 주변부에 계속 가두려는 시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객관적 현실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과거보다 더 깨어있고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점이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 문제를 다룰 때 그들의 신중함과 균형을 통해서 잘 나타났으며, 미국의 중·러에 맞선 진영화 시도에 대한 그들의 각성과 냉정함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유엔총회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다자간 행사이다. 여기서 미국과 서방은 좀 더 겸손하게 국제사회의 주류적 방향을 분명히 보아야 한다.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Ea6dahUW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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