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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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인한 사상자 수가 매일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은 그곳 민간인들을 생각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10월 9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분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1,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5,0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으며, 유엔 인도주의 구호기구는 가자 지구에서 12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의지할 곳을 잃었다고 밝혔다. 갈등은 여전히 상승 과정에 있으며,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지 불확실성이 크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충돌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결국 상당 부분 지역 민간인이 감당해야 하며, 이 때문에 외부의 관심과 보호가 가장 필요하다는 것이다.

 

요르야프 갈란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0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밀집한 가자 지구를 '전면 봉쇄'하라고 명령했다. 이 지역 주민은 그렇지 않아도 일 년 내내 엄격한 물자 봉쇄와 이동 제한에 시달렸는데, 이번 충돌로 인해 설상가상의 위험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전기, 급수 등이 차단되어 새로운 인도주의적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국제사회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 비극에 대해 어떻게 빨리 제동을 걸고, 더 큰 규모의 인도적 재난을 피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 특히 강대국의 책임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의해 장기간 소외된 것은 잔인하다고 말해야 한다. 실제로 발생한 인도주의적 재앙은 외면한 채, 추상적인 인권 논의에만 열을 올리는 미국과 서방의 엘리트들은 더욱 위선적으로 보인다. 미·서방의 적지 않은 언론들은 '하마스를 비난하지 않는 나라'를 일일이 꼽아가며 '줄서기' 압력을 시도하고 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사우디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조차 노골적으로 사우디를 '지도'하려 하였으며, 이번 기습을 “분명하게 비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워싱턴은 이 문제에 대해 누구에게 가르칠 자격이 없다.

 

민간인에 대한 모든 폭력과 공격은 어느 문명사회에서도 용납될 수 없고, 어느 쪽이 실행했든 간에 국제사회의 가장 강력한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리고 충돌이 발생했을 때 가장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태도는 모든 당사자에게 최대한 자제토록 촉구하고,  휴전을 가능한 한 빨리 실현토록 냉정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우리는 미국과 많은 서방 국가들의 언행이 사태를 진정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이는 많은 분쟁 지역에서 미국과 서방의 일관된 표현이며, 위기 해결에 실질적인 장애물을 조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24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들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지명 호출(@)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한 후, "그들을 해치워버려(finish them). 그들은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적었다.

 

살벌하고 선동적이며 증오심을 조장하는 이 같은 극단적 발언은 팔레스타인 문제 및 기타 국제 이슈에 대한 많은 미국 정치인의 진심을 보여준다. 그들의 눈에는 세상은 흑과 백이 대립하고 있으며, 그들은 그중 정의를 대변한다. 그들은 단순하고 거친 직선적 사고로 복잡다단한 국제정치의 현실을 해석하는데 익숙해 있다. 결국 불난 집에 부채질하면서 더 큰 재앙을 초래하게 만든다.

 

국제사회에서 오랫동안 치유되지 못한 상처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세계 '공동안보'의 중요성을 거듭 일깨워준다. 이처럼 위기가 반복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동 평화 진척이 올바른 궤도에서 벗어나 있으며, '양국간 상호 인정'의 기반이 계속 침식되고 유엔의 관련 결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중재를 통해 상황을 최대한 빨리 냉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단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는 '단기 처방'일 뿐이다. 진정으로 장기적인 평화를 실현하고 그곳 주민들이 안정적이고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공동안보’라는 큰 사고와 원칙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무조건적으로 '절대적 안전'을 추구한 결과는 절대로 안전하지 않을 뿐이다. 이러한 비극과 교훈은 이미 충분히 목격할 수 있다.

 

하루빨리 상황을 진정시키고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이 기본 인권이다. 특히 강대국들은 대화를 촉진하고 휴전을 실현하며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거나 편파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공동· 종합· 협력· 지속 가능한 안보관을 진정으로 실천해야만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

 

2023.10.10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EsMjhCtt0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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