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미 분회장 44일간 목숨 건 단식투쟁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은 노동부조차 불법이라고 판정한 모기업 일본 덴소와 덴소코리아의 위장청산 철회, 불법 대체생산 중단, 덴소코리아 특별근로감독 등을 요구하며 국회앞에서 11월7일부터 12월20일까지 44일간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벌였다.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200여명이 조합원들은 지난해 7월7일 회사가 일방적인 청산계획을 발표한 후부터 12월30일까지 파업투쟁, 90km 걷기 투쟁, 국정감사, 국회 앞 농성투쟁, 현대차 울산공장 앞 규탄집회 등 최선을 다해 수많은 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한국와이퍼는 12월30일 부로 공장 가동은 종료되고 1월 1일 부터 휴업에 들어갔으며 1월8일부터 청산절차가 시작된다.  
한국와이퍼 분회는 “덴소의 한국와이퍼 청산과 불법 대체생산은 현대차의 묵인 없이 불가능하다. 원·하청 상생을 입에 달고 사는 현대차그룹이 납품사 죽이기에 동참하는 셈이다”라면서 “재벌·대기업 현대자동차가 부품사 노동자의 고용과 건강한 생산 생태계 유지를 위해 완성차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외국자본으로 온갖 혜택 다 받고 소모품처럼 폐업한 한국와이퍼
209명 조합원 폐쇄된 공장에서 생존권 사수투쟁 중
 

한국와이퍼는 일본 덴소가 100% 출자한 기업으로 와이퍼 블레이드·암을 생산하고, 와이퍼를 조립한다. 만들어진 제품은 덴소 계열사 덴소코리아를 통해 현대·기아차로 납품하였다. 덴소의 한국지사인 덴소코리아는 와이퍼 시스템의 일부인 모토와 링케이지를 만드는 화성공장을 건립할 당시 공장부지를 50년 무상 임대하고, 특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 전액 감면, 시설 설치비를 지원받는 등 한국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도 한국와이퍼는 2공장 설립 이후에는 시설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다. 한국에 들어와서 이윤만 챙긴 후 언제라도 청산하고 떠날 준비를 했던 것이다. 
한국와이퍼는 10여 년 간 덴소코리아에 원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납품해 왔고, 그 때문에 적자가 누적됐다. 그런데도 덴소는 덴소코리아에 적자의 다섯 배가 넘는 기술사용료를 받아 챙겼다. 이에 노조는 2020년과 2021년 회사와 고용안정협약서를 맺는 등 일자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2021년 한국와이퍼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일본 기업 ‘덴소’의 한국 내 사업 총괄회사인 ‘덴소코리아’가 연대 서명을 해 △물량확보로 총고용 보장 △사측의 대체생산 금지 및 노조 검증 △청산·구조조정은 노조와 사전 합의 △협약 위반시 1인당 1억원 손배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 고용안정협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협약 체결 9개월 만인 지난해 7월7일 약속은 무참히 깨졌다. 덴소코리아는 누적된 적자를 이유로 한국와이퍼 청산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덴소코리아는 현재 불법 대체생산 업체인 엘소 창원공장을 운영하며 현대차에 그대로 납품하고 있다.
한편 한국와이퍼는 청산한다고 하면서도 지난해 12월29일 1천170만주 주식을 발행했다. 주당 금액은 1만원으로 1천170억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또한 덴소가 한국와이퍼를 청산하고 직원들을 조기 퇴직시키는 조건으로 사장과 상무에게 4억이 넘는 인센티브를 약속한 정황이 드러나, 사실상 위장청산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최윤미 분회장은 “경영이 어려워 청산해야 한다는 것은 회사의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얼마든지 회사를 살릴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차·기아차지부가 앞장서 덴소 자본의 불법 대체생산 막아내야  

지난 12월22일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는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은 “한국와이퍼 불법 대체생산으로 만든 제품의 품질이 일본 덴소 와이퍼 직원들이 한국에 상주할 만큼 심각하다”라면서 “이런 불량품을 현대차로 납품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한 “한국와이퍼가 작년에 노동조합 투쟁으로 현대차에 납품할 물량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노동조합과 덴소가 보증한 고용합의서에 합의했다”라며 “노동조합이 어떤 요구를 해도 꼼짝 않는 덴소는 현대차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오늘 울산 현대차로 왔다”며 현대차 조합원의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안현호 지부장도 12월22일 결의대회에 참석해 “현대자동차 사측이 기획청산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한다”라며 “만약 사측이 덴소와 합작해 한국와이퍼 청산에 개입했다면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최윤미 분회장은 다짐한다. 
“2022년은 한국와이퍼분회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 충분히 빛나는 한해였습니다. 우리는 과정을 통해 성장했고, 그 힘으로 2023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직 단결이라는 무기로 말도 안 되는 싸움을, 매번 위기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더욱 폭넓게 더 본질에 가깝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온몸으로 부딪혀도 깨질 것 같지 않은 자본이라는 거대한 벽을 타고 올라, 기어이 그 벽을 넘어선 담쟁이 넝쿨처럼 손에 손잡고 함께 걷는 한걸음을 소중히 하며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