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공장 조립 노동자로서 생산영역에서의 노동자 생활은 마무리 되지만, 앞으로 생활 영역인 지역에서 지역민들과 부딪기며 살아갈 생각이다”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 함성> 26호
등록일 : 2023.01.19

현대차지부 현장신문 <노동자함성>은 정년연장, 차별철폐 등 당면한 문제들이 현대차만이 아니라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해결해야한다는 관점에서 기아차노조 위원장을 역임하고 2022년 퇴직을 하는 하상수 동지를 퇴직에 앞서 2022년 말 서면 인터뷰했다. 

 

질문 : 1981년 대우조선에 입사한 이래 40여년의 노동자 생활을 마감하게 되었는데, 소회가 어떠한가? 

 

답변 : 요즘 퇴직을 앞둔 세대들은 누구나 거의 40년 가까이 노동자 생활을 했을 것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당시 국가 중요 교육정책이 산업의 역군을 길러내는 것이 최대의 교육 목적이었다. 그런 이유로 많은 공고와 실업고가 설립 되었고, 이를 졸업한 대대수는 공장으로 취업하였다. 군대를 뺀 기간 거의가 노동자 생활을 한 세대이다. 그 당시 정년 퇴직까지 공장을 다닐거라고 생각한 노동자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노동조건이 개선되고, 노동자들의 기본권이 나아지면서 정년 퇴직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건강하게 정년을 맞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노동자가 노동과정에서 소외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한편으론 시간의 빠름을 느끼게 된다. 고령화 시대에 따른 노동정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할 시이다. 정부와 사용자에게만 정년연장 등 노동연장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노동정책을 통해 조합원 자격 유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질문 : 현대차와 합병 직후인 2001년 노조위원장을 했다. 당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답변 : 2002년 임단투에서 기아차가 먼저 타결하고 현대차가 뒤에 타결되면서 성과금에 대한 차이가 발생하였다. 추가 성과금을 요구하면서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투쟁사업장 지원금을 모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현대차노조도 동참해서 꽤 많은 투쟁지원금을 당시 금속연맹을 통해 투쟁사업장을 지원할 수 있었다. 완성차의 성과는 단지 완성차 노동자들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가 아니기에 부품사 등 중소사업장들의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였는데 조합원들의 호응도가 아주 높았고, 자발적으로 모금하는 자부심도 컸었다. 지금도 완성차 조합원들에게 이런 연대 정신을 상기시켜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질문 : 경기도 안양에서 “경기중부비정규직센터” 대표를 맡고 계신데, 비정규직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답변 : 집행부 시절 현장 순회를 할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안전화 색깔로 구분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띵할 정도로 충격을 받앗다. 그래서 적어도 메인 라인의 비정규직 만큼은 없애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정규직으로 전환을 시켰던 적이 있다. 이후 현장에 복귀하니 어렵고 힘든 공정은 정규직이 하지 않고 대의원과 부서의 합의로 비정규직으로 대체하여 그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결국 정규직 노동자가 기피하는 공정은 자연스레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결국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 노동자의 인식의 변화가 없는 한 줄어들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게 됐다. 기업내부의 비정규직 문제는 사내하청으로 그나마 정규직 노동조합이 신경을 쓰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기업 외부의 비정규직 문제는 너무나 다양하고 폭도 넓다. 사회가 빠르게 전환되는 시기 종류도 업종도, 형태도 너무나 다양하다. 우리 사회 비정규직 문제의 총체적인 것은 지역에 있다. 플렛폼 노동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군이 생겨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기가 대두 되면서 이들에 대한 지원과 연대, 그리고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개별기업의 임금과 복지에 매몰되는 활동만으로 우리 사회를 궁극적으로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결국 생산 영역 뿐 아니라 생활영역에서의 노동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느끼고 있던 차에, 지역에 있는 비정규직센터(비영리민간단체)를 좀 더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지역의 의견을 받아들여 비정규직센터 대표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질문 : 노조위원장 당선 당시 구조조정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위해서 현대차-기아차 노조의 ‘상설적인 연대기구’를 제안한 적이 있다. 이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가? 

 

답변 : 상설 연대기구는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기구가 없다보니 집행부가 바뀔 때 마다, 집행부간 성향에 따라, 연대의 내용과 방식이 따를 뿐 아니라, 하나의 자본을 상대하는 데 일치되지 않은 정책과 내용이 수없이 반복되어 왔다. 현실적으로 지역과 공장 간, 직군 간의 정서가 많이 다르다. 따라서 상설연대기구를 통해 단위별 결의 정도를 차츰 높여가야 한다. 금속노조 내의 최대 규모인 기아현대 그룹사 대응 즉, 현대차지부와 기아차지부 두 개의 지부 만이 아니라 그룹사 전체를 묶는 연대체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 교섭을 확대하고 불법파견 비정규직 문제와 사측의 꼼수로 보이는 자회사로의 전환을 막아내고 올바른 산업전환에 대한 대응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질문 : 현재 금속노조가 애초 기대했던 만큼의 역할을 못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답변 : 지금의 금속노조는 갈 길을 잃어 버렸다. 초기 4만 명의 금속노조가 대공장노조가 참여하면서 16만 명으로 확대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쪽수의 정치만 강조 되었다. 대공장이 합류하면 그 역량(투쟁, 정책, 교육 등) 최대화시켜 부품사와 중소기업 노조들을 견인하여 실제로 금속노조의 힘은 거대해질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거대해진 것은 금속노조의 재정과 관료들의 거만함이다. 규정을 이유로 비정규직 단위의 투쟁 지원금과 신분보장기금 등은 축소되고 교육연수원 같은 거대 건물 짓기에 몰두했다. 제대로 활용되지 않을 것임을 치열하게 토론 했으나, 조합비 무서운 줄 모르고 눈 앞에 돈이 있으니,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이었다. 금속노조의 대다수 조합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다. 정책 내용 또한 별로 현장에 적용되는 내용을 본 적이 없다. ‘금속노조가 있으니 이런 정책들도 만들어지는구나’라고 느끼는 조합원은 없다. 역사, 경험, 정서가 다른 19만 명의 조합원이 일사분란한 행동을 하기 위한 조건은 공감이다. 그 공감은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할 때 가능하다. 작은 투쟁일지라도 함께 투쟁하는 기풍에서 만들어진 금속노조였다면 지금의 금속노조와는 조금은 다르지 않았을까? 
지금 현대차나 기아차나 지부의 현실은 어떤가? 지부 간부들은 정책 내용이 빈약하다.  미래차 문제나 고용문제 등 조합원들에게 중요한 문제들에서도 거의 사측에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사측이 제시하는 자료에 근거해 사측 관계자를 만나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측의 의중이 반영된 정책이 노동조합의 정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 아닌가 우려된다. 

 

질문 : 끝으로 퇴직 후 계획이나 현대차지부 조합원들께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한 말씀 부탁한다. 

 

답변 : 자동차공장 조립 노동자로서 생산영역에서의 노동자 생활은 마무리 되지만, 앞으로 생활 영역인 지역에서 지역민들과 부딪기며 살아갈 생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다양한 생활노동자들이 있는데 경비, 미화 등 아파트노동자들이 그러하다.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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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직 중에도 비정규직 노동자 연대투쟁에 함께했던 하상수 동지(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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