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최만정 (사)남북상생통일연대 대표
등록일 : 2023.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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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차별 폭격과 민간인 학살, 반인도적 전쟁범죄를 계속 자행하고 있습니다. 어제(7일) 공개된  팔레스타인 남성 수십 명을 팬티만 남긴 채 두 손을 뒤로 묶어 무릎을 꿇렸다가 트럭으로 연행하는 영상은 이번 사태 이전에도 일상적으로 알려졌던 이스라엘군의 행태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이라고 주장했지만 CNN, BBC 등은 언론인, 가게주인 등이 포함되었다는 증언을 보도했습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어제 24시간 동안 350여명 주민이 사망했다면서 누적 사망자는 1만7천177명, 부상자는 4만6천여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중 어린이가 45% 정도, 여성이 30% 가량입니다. 한마디로 무차별 민간인 학살이죠.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대원 1명 당 민간인 2명이 죽는다고 했으나 말 같지도 않은 소리죠.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어린이와 여성노인을 대상으로 1:3 비율로 교환하는 7일 간 임시 휴전이 끝나자마자 12월 1일부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를 공습했고 어제는 칸 유니스라는 도시로 진입했습니다. 가자지구 북부를 초토화시키면서 남부로 피란을 가라고 했지만 이제는 남부까지 파괴하려는 겁니다. 가자지구는 제주도 3분의 1 면적으로 230만명이 산다고 하는데요. 물, 식량, 연료를 통제하면서 완전 토끼몰이 같은 학살 작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유엔 사무총장은 뉴욕 현지시간 6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하며 유엔 헌장 99조를 동원,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가자지구 상황이 재앙이고인도주체 체계가 심각한 붕괴 위험에 직면했다는 겁니다. 유엔 헌장 99조 발동은 1971년 인도-파키스탄 분쟁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국무장관이 연일 민간인 피해 최소화, 인도주의적 지원을 이야기하지만 형식적인 압박에 머물고 있죠. 이스라엘은 10월 7일 개전 이후 여러 나라로부터 군사 장비를 수송기 200대로 받았고 1만톤 이상의 군사 장비가 인도되었다고 밝혔는데요. 대부분 미국이 제공했습니다. 장갑차 한 대 없는 하마스는 땅굴에 은신하며 철저히 고립된 상태입니다. 전투기와 첨단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군과 비교하면 천양지차죠. 

 

3. 지난번에 쓴 글에서 휴전 기간이 지나 전투가 재개되더라도 제한적인 전투, 국제적 협상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압박이 계속되자 이스라엘은 폭격 구역을 세분화하여 사전 대피 경고를 하고 일부 구호 차량 통행을 허용한다고 하지만 고양이가 쥐 생각하는 식이죠. 1백만명 이상 피란민이 부서진 건물 더미에서 모포 한 장 덮고 굶주리는 상황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칸 유니스라는 도시에 공습이 집중되자 이집트와 관문인 작은 도시 라파에 수만명이 피란했다는 보도입니다. BBC는 피란민들이 ‘우린 길고양이, 개 같은 처지’라는 호소를 전합니다. 그러나 이곳도 이스라엘군 공습은 피해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까지 파괴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접경지역인 이집트 영토 사막으로 내몬다는 작전을 시험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이집트는 다시 한 번 “팔레스타인인들을 자신들의 영토에서 제거함으로써 발생하는 팔레스타인 청산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강제 이주는 인도법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가자지구를 떠나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죽음을 각오하면서 자치정부 영토를 지켜내고 독립국가를 염원하는 것입니다. 

 

4.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다시 한 번 휴전 결의를 통과시키고,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공급을 제한하여 휴전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현실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수만명을 죽이고 수십만 채 주택을 파괴하고 수백만명을 피란민으로 만들어 설혹 하마스를 쇠퇴시키더라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독립 여망을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2일 미국 오스틴 국방장관은 미군의 이슬람국가와 벌였던 도심 전투를 상기시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지 않으면, 민간인을 적의 품으로 몰아넣는 꼴이 되어 전술적 승리가 전략적 패배로 귀결된다고 말했는데요. 옳은 말이지만 이미 이스라엘은 하마스 기습에 대한 ‘비례적 대응’ 정당성을 상실하고 전략적 패배의 길로 가고 있죠. 이스라엘을 절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미국도 국제사회에서 마찬가지 결과로 귀결될 듯합니다. 

 

* 붙임 : 지난 이스라엘-하마스 7일 휴전이 이어지지 못한 부분은 협상과정에서 하마스가 더 이상 어린이와 노인 여성 인질이 없었고(또는 찾아내지 못했고), 추가 인질-수감자 교환 비율에 대한 타협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하마스는 남은 인질 중 이스라엘 일반 여성도 군인으로 복무하고 예비군으로 편재되기 때문에 군인, 남성과 함께 전투원으로 분류해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사람들 석방 비율이 1:3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네탄야후 총리는 지난 3일 예루살렘에서 총격 테러범에 맞서 대항하던 자국 시민이 자국 군인에 의해 사살된 사건에 대해 “그것이 인생이다”고 발언해서 궁지에 몰렸는데요. 이스라엘군은 인질 석방보다, 또는 인질 희생을 감수하고 테러 진압을 우선한다는 원칙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스라엘은 전시내각이지만 인질 가족과 반네탄야후 정치 세력 일부가 인질석방을 위한 휴전을 주장하며 시위를 하고 있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 국제사회의 압력, 자국 내 여론 압박, 하마스의 지속된 저항, 국내 경제 악화 등 직면한 도전이 많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최고사령관을 제거해야 휴전 가능한 환경이라 할 수 있으나 인질 석방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하마스 완전 제거를 외치나 하마스와 협상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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