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대선 ‘부정선거’ 논란의 본질은 미국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기도
백철현 (전국노동자정치협회)
등록일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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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  사진출처 : VOA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두고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은 ‘부정선거’라며 선거결과를 부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시오니스트들의 팔레스타인 학살과 침략을 두둔하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일치감치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기 않고 시위에 나서고 있는 세력들을 취재하며 베네수엘라 정권교체(레짐체인지)를 우회 선전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극우 언론도  이 기조에 맞춰 <베네수엘라 ‘뒤집힌 대선’… 野 “부정선거” 반발, 유혈충돌 우려>(동아일보, 2024-07-29)라며 부정선거를 무조건 확신하며 극우 반란과 내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이번 선거 과정의 면모가 다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부정선거 논란은 서방 언론의 출구 조사 결과와 최종 결과가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을 주된 근거로 삼고 있다. 

 

반면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쿠바, 중국, 러시아, 이란, 니카라과, 시리아 등 국가들과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은 즉각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를 볼 때 이번 대선 과정에 대한 논란은 선거 과정 자체에 대한 논란을 넘어 첨예한 정치적인 문제임을 알 수 있다.

2018년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때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부정 선거를 이유로 선거 결과를 부정했다. 미국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내세워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와 함께 정권교체 시도를 했다.

베네수엘라 선거문제는 서방의 시각, 그것도 대개 악의적으로 왜곡된 시각, 이중잣대의 언론환경이 있기 때문에 서방언론을 믿지 말고 독립적으로 인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또한 언론에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대대적으로 선거를 조작하는 것밖에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선거 과정은 조작이 어려운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 기기에 기표를 하는 방식으로 유권자가 전자 기기 화면에서 원하는 후보를 선택하면 확인 메시지가 나온다. 기표를 확정하면 전자 기기에서 기표 확인증이 나오고, 유권자는 이 확인증을 투표함에 넣는다. 투표장에는 한국에서처럼 각 당에서 추천한 참관인이 전 과정을 지켜보고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다.

투표를 마치고 나면 전체 전자 기기 중 약 50%가 넘는 기기를 무작위로 선정해 기기에서 취합된 투표수와 투표함에 든 확인증 수를 비교해 투표 결과를 확정하게 된다. 전자투표 기기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해킹에서 안전하며, 전자투표 기기를 배포하는 과정부터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기기 조작도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전 세계에서 투표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180여 개 국가에서 800여 명의 국제선거옵저버단을 초청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처음 당선된 1998년 이후로 25년간 30여 번의 선거가 진행되었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국민투표까지 포함해 약 10개월마다 선거가 진행된 셈이다. 선거혁명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베네수엘라에서는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에 주목하는 이유”, 국제전략센터, 오마이뉴스, 24.07.29.) 

 

1937년 설립되어 미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해온 미국 전미변호사협회(NLG) 5명을 비롯해 카터센터, 유엔, 아프리카연합, 라틴아메리카 선거전문가위원회 등 95개국과 많은 기관에서 온 910명의 선거 감시원들도 공정선거를 위해 자유롭게 선거감시를 했는데, 이들 단체들도 베네수엘라 선거 과정이 공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전미변호사협회 회장이자 대표단 일원이자 수잔 아델리(Suzanne Adely)는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 시민 참여의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성공적인 결과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승리이며, 특히 베네수엘라에서 ‘정권교체’를 목표로 한 제재와 강압적인 경제조치를 통해 민주주의 과정에 대한 미국의 간섭과 방해 시도를 고려해 볼 때 더욱 그렇습니다.”라고 주장했다.

(Struggle-La Lucha for socioalism/por el socialismo, “전미변호사협회 선거 감시원, 베네수엘라 선거 과정 칭찬”, 2024년 7월 29일)

 

다음 베네수엘라 한국주재 대사의 인터뷰만 보더라도 이 나라와 관련한 기사들이 누구에 의해 생산되며 어떻게 국내에 유포되는지 알 수 있다.

대리대사: 우리가 어떤 정치적인 행동을 하려고 기자들을 부르면 오지 않는다. 우리가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보내면 이를 내보낼지 정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상 보도하지 않는다. 코리아 타임즈나 코리아 헤럴드에서 보도하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기사는  어불성설이다. 그럴 때 내가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보도내용이 잘못되었음을 알린다. 그러면 언론사에서는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한다. 그저 AP나 로이터에서 기사를 받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진실을 알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면, “그럼요. 우리한테 기삿거리를 보내면 한 번 보고, 괜찮으면 기사로 내보낼게요”라고 할 뿐이다.

([베네수엘라에 관한 진실1] 주한 베네수엘라 대사관 야디라 히달고 대리대사 인터뷰, 국제전략센터, 2017년 11월 22일)

우크라이나나 팔레스타인 전쟁에서도 그렇지만, 첨예한 정치적 사안일수록 더더욱 서방 언론에서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국내 언론에서는 이를 무조건 베끼기 보도를 하여 서방의 시각을 한국의 대중적 여론으로 만들고 있다. 


‘부정선거’가 아니라 도리어 친미 반역세력들을 전면 청산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미국과 서방 국가들, 서방 언론들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가 본질이 아니다. 그것은 서방 제국주의의 악의적 관점이다. 이와 달리 이번 사태는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미국 식 잣대를 내걸고 베네수엘라 내정에 개입하는 것도 모자라 친미 극우 야당 반혁명 세력들을 동원해 레짐 체인지 기도를 하는 것이 본질이다. 

 

미국은 먼로주의를 내세워 남미를 미국의 ‘뒷마당’ 속국으로 간주하고 내정간섭을 자행해 왔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해방을 열망하는 남미 민중의 의사를 전면 무시하고 군부 독재 세력들을 부추겨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주의와 자주권을 말살하고 학살과 인권유린을 자행해 왔다.

 

그러한 미국이 ‘부정선거’라는 명목으로 베네수엘라 내정에 개입하는 것은 파렴치한 적반하장이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바이든의 승리를 두고 부정선거 논란이 일어났는데 미국이 다른 나라 선거를 두고 ‘부정선거’ 운운하는 것도 주제 넘는 짓이다. 미국 민중의 의사를 항상적으로 배반하고 독점자본의 이해에 봉사하던 반인민적인 미국 부르주아 정치가 타국에 대해 ‘민주주의’ 운운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 “원래 야권의 유력한 대권후보였던 마리나 코리나 마차도는 2017년 반정부폭력 시위 조장,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찬성, 베네수엘라에 군사 개입 요청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대법원의 결정으로 대선 후보로 입후보할 자격을 박탈당했다.”(“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에 주목하는 이유”, 국제전략센터, 오마이뉴스, 24.07.29.) 


2019년 4월30일에는 미국 지원을 받고 마두로 정권을 타도하려는 군부반란이 있었는데, 미국과 60여 개 친서방 국가들은 당시 후안 과이도 국회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 쿠데타는 베네수엘라 민중의 대대적인 투쟁과 정권의 신속한 대처로 진압되고 쿠데타 주범들인 과이도 역시 마차도와 함께 이번 대선에서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런데 이들 반혁명 지도자들은 피선거권을 박탈당했으나 이들과 같은 정치세력들은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 “야권연대”라는 이름으로 대선에 참여했다. 미국은 이번에도 이 후보에게 자금지원을 하고 일방적으로 지지를 보냈다. 베네수엘라 정권은 이번 대선에서 2위를 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후보와 민주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과이도 2.0’ 세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혁명 범죄자 마차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야권’ 역시 반혁명 세력이다. 이들 ‘민주야권’ 정치세력들은 자주적인 정치세력이 아니라 외세 제국주의를 등에 업은 배반적인 정치세력이다. 이들은 민주적 선거를 입에 담을 수 있는 민주세력도 아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경제 제재를 통해 석유와 가스 수출을 제한하고 금융을 통제하고 생활필수품과 의료품 수입을 막으며 베네수엘라 경제를 질식시키고 민중에게 고통을 가해왔다. 이러한 마당에 이들 정치세력들은 외세에 빌붙어 베네수엘라 경제를 파괴하고 국민 내부에 증오를 조장하여 반란을 일으켜 권력을 잡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

 

서방 언론들은 서방의 제재로 비롯된 베네수엘라 경제의 혼란과 난관을 가지고 ‘좌익 포퓰리즘 독재’의 문제라며 베네수엘라의 핵심 산업 국유화, 민중 주택 보급과 민중복지 때문이라고 악선전하고 있다.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다. 제국주의와 부르주아 선전기관들이 민중 지향적이고 인민대중에게 봉사하는 진보정권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가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서방의 독재 정권 “부정선거” 시비와 정반대로 미국을 비롯한 외세의 지원을 받고 호시탐탐 반혁명 기도를 해왔고 지금도 그 기도를 멈추지 않는 세력들이 여전히 합법 정당으로 등록하고 입후보할 수 있다는 점이 베네수엘라 정치의 가장 큰 한계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서방식 잣대와 정반대로 민중독재의 결여와 반혁명 세력에 대한 관용이 도리어 문제다.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아니라 민중독재의 강화가 베네수엘라 진보정권이 나아갈 길이다.   

 

베네수엘라 정권의 진보성을 부정하고 제국주의 이해에 복무하는 ‘좌익’ 정치세력들

 

그리스공산당, 멕시코 공산당 등 중국과 러시아를 제국주의로 보고 반미자주 국제 전선을 인정하지 않는 일단의 자칭 공산주의자들은 그 동안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의 베네수엘라 공산당 탄압을 집중 조명하며 이를 근거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독점자본주의 권력으로 간주하고 타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종의 제국주의의 좌익측 대변자 역할을 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노동사회과학연구소(노사과연)가 이 입장을 집중 번역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대륙의 노동자계급과 공산주의자들에게 “플랫폼”의 근간이 되는 위험한 정치 노선에 대해 경고한다. 이름에 “반제국주의”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작년 빠리와 베오그라드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목적은 대만과 한국의 전쟁이 임박한 상황에서 노동자계급이 중국과 러시아 제국주의 블록의 편에 서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 외에도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PSUV, Unified Socialist Party of Venezuela)의 도발적인 성격에 대해 경고하고자 한다. 까라까쓰에서 이 회의가 열리기 전 최근 몇 달 동안 베네수엘라 공산당(PCV, Communist Party of Venezuela)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 주 동안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의 지도부는 베네수엘라 공산당을 불법화하기 위한 법안을 시도했다. 베네수엘라 공산당을 불법화하고 방해하려는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의 반공 정책은 공산주의를 주장하는 어떤 정당도 지지할 수 없고 오히려 비난하고 싸워야 한다.(
[특집: 우크라이나 전쟁 1년] “세계 반제 플랫폼”의 까라까쓰 회의에 대한 참고 사항, 멕시코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 관계 부문, 노사과연 「정세와 노동」, 2023년 5월 9일)
 
고작 1세기 만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에서 영국은 제국주의 씨스템의 주도적 위치를 미국에 양도했으며, 오늘날에는 경제의 객관적 추세를 고려했을 때 중국 자본주의로 대체될 것입니다...
제국주의에 대한 이론의 왜곡이 불완전하고 결함 있는 반제국주의 운동을 초래한다는 것은 역시 사실입니다. 이러한 “반제국주의 운동”은 노동자-대중 운동을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자본주의 세력의 외교ㆍ군사 전략에 복종하도록 촉구합니다. 그러한 “반제국주의 운동”은 평화로운 다극 체제하에 있는 제국주의를 꿈꾸며 제국주의 전쟁을 부르주아 계급에 대한 적대 밖에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특집: 국제 사회주의ㆍ공산주의 운동의 쟁점들 (2)] “세계 반제 플랫폼”, 도발적인 집단, 멕시코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 부문, 노사과연 「정세와 노동」, 2023년 9월 25일)
 
“대만과 한국의 전쟁이 임박한 상황에서 노동자계급이 중국과 러시아 제국주의 블록의 편에 서도록 설득하는 것이다”라는 멕시코 공산당의 주장은 대만과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위기에서 미일한 동맹 대 조중러 동맹 사이에서 중립이나 양비론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과 입장을 같이 하는 그리스공산당 역시 대만 해협을 둘러싸고 고조되는 분쟁에 대해 제국주의간 대립이라면서 중립적이고 양비론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노동자 계급의 당의 자주적인 입장이 아니라 대만과 한반도 분쟁과 전쟁위기의 배후에 미제국주의과 친미 예속 권력들이 있다는 역사성을 전면 부정하는 반동적인 입장이다. 

 

이들은 “영국은 제국주의 씨스템의 주도적 위치를 미국에 양도했으며, 오늘날에는 경제의 객관적 추세를 고려했을 때 중국 자본주의로 대체될 것”이라면서 영국 제국주의에서 미국 제국주의로의 패권 교체기처럼, 현대 제국주의가 미국 패권 주도에서 부상하는 신흥 제국주의인 중국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쇠퇴하는 제국주의 보다 신흥 제국주의가 인류에게 더 위협적이고 해가 될 수밖에 없다. 이들 ‘공산주의자들’의 입장대로라면 현재 국제 정세에서 반미 반서방 제국주의가 아니라 양비론적 입장을 취하거나 새롭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더 위협적이고 해가 될 수밖에 없는 중국과 러시아에 초점을 맞춰 투쟁해야 한다. 이들 일부는 실제 양비론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에 반대하는 선전과 투쟁에 더 골몰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 제국주의가 중심이 된 서방 제국주의 일극 체제에 맞서 전 세계적으로 다극 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현 다극 체제에는 조선, 쿠바, 중국 사회주의뿐만 아니라 미제 일극 지배에 저항하는 러시아, 이란, 팔레스타인, 시리아, 예멘, 남미의 진보 정권들, 니제르·부르키나파소·말리  등 아프리카의 반제 자주 국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미국 제국주의를 비롯해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이 쇠퇴하고 패권이 약화되는 것은 그 자체로 해방이 될 수는 없지만 공산주의자들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 진보적 발전이고 해방을 위해 보다 유리한 기회를 제공한다. 다른 나라의 자주권을 말살하고 전쟁책동을 일삼고 있는 서방 제국주의의 약화는 영속적 평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보다 인류의 전쟁 위협을 줄어들게 한다. 서방 제국주의의 경제 제재 책동을 약화시킴으로써 사회주의 나라들과 개발도상국 나라들이 자주적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들 종파주의적인 공산주의자들은 이러한 역사적 전환점을 “다극 체제하에 있는 제국주의”라고 극단적으로 폄하하고 있다. 노동사회과학연구소(노사과연)도 이 입장을 따라 현재의 국제 체제의 변화를 “제국주의 다극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공산당(PCV)은 이와 같은 종파주의적 세력들의 입장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그런데 베네수엘라 공산당은 이번 대선에서 반마두로 제3의 우파 후보를 지지하고 미국 지원과 지지를 받는 반혁명 시위를 지지함으로써 공산주의의 이름을 건 친미 제국주의 주구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에 이어 베네수엘라 사태에서도 공산주의 운동 내부의 종파주의자들은 기회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은 통합사회주의당(PSUV)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수의 공산주의세력도 참여한 공동정부이다. 이번 대선에서 통합사회주의당은 다음과 같은 핵심 공약을 내세웠다.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 미국 주도의 제국주의 공격에 맞서 볼리바리안 혁명을 이어가고, 다극화 세계를 지지하는 후보이다.


"2025-2032 베네수엘라 7대 전환계획"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공약집에는 ▲ 경제번영 ▲ 주권 보호 ▲ 평화와 안보 ▲ 생태주의와 자연재해 관리 ▲ 주거 정책을 포함한 사회 프로그램 강화 ▲ 반제국주의, 지역통합, 남반구 국가 협력 추진 ▲ 민중권력과 코뮌 강화의 내용을 담고 있다.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에 주목하는 이유”, 국제전략센터, 오마이뉴스, 24.07.29.) 

 

이처럼 마두로 정권은 반미를 기치로 내걸고 인민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진보적 정권이다. 베네수엘라 진보정권 앞에 가로막힌 가장 큰 경제적, 정치적 난관은 미제국주의의 경제 제재와 반혁명 세력들을 내세운 레짐 체인지 책동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러한 난관 속에서도 그 동안 500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고 빈곤척결과 민중복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정권교체로 록펠러가 통제하는 뉴저지 스탠다드 오일(현 엑손/모빌)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다시 지배하고자 한다. 미제국주의와 반혁명 세력들은 베네수엘라 권력이 취한 모든 진보적 조치를 전면 무효화 하려고 한다.

 

여기에 더해 2015년부터 베네수엘라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으로부터 일방적인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 내의 베네수엘라 자산과 해외의 자산을 동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 거래와 상업적 거래까지 금지하고 있다. 2023년 3월 베네수엘라 어낼러시스에 따르면 미국과 미국 동맹국의 경제 봉쇄와 제재로 약 10만 명이 사망했고, 만성 질병이 있는 30만 명이 치료를 받지 못했으며, 인구의 31.4%가 영양 부족상태에 놓이게 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에 주목하는 이유”, 국제전략센터, 오마이뉴스, 24.07.29.) 

 

베네수엘라에서 주요 모순은 미제국주의 간섭과 여기에 결탁한 내부 반혁명 세력들이다. 공산주의자들은 미제국주의와 반혁명 세력들의 준동을 분쇄하고 베네수엘라 혁명이 더 공고하고 확고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한다. 이 정부가 반미 인민적 성격을 유지하는 한 적극 권력에 참여해 권력이 더 확고하게 반미 자주 인민권력이 되도록 일면 견인, 일면 협조하면서 투쟁해야 한다. 

 

그런데 미제와 반혁명 세력들을 주적으로 삼고 이 진보권력의 인민대중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역할을 하기는커녕 반동적 독점자본주의 권력으로 간주하고 타도해야 한다면 제국주의의 이해에 복무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소비에트와 현실 사회주의를 국가자본주의로 간주하고 타도해야 한다며 종파주의적으로 활동한 트로츠키주의 국가자본주의 세력의 반동적 경험을 다시 반복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의 한계가 있다면 미제와 반혁명 세력들의 준동, 제재압력에 굴복하여 혁명을 중도반단(中途半斷)하거나 권력을 뺏기고 레짐 체인지 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이번 대선은 이 권력이 여전히 민중의 지지를 받고 있는 동시에 취약한 권력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이번 대선에서 다시금 확인한 것처럼 베네수엘라 정권의 정치적 과제는 미제의 제재책동에 맞서 자력갱생 자주적 계획경제 체제를 발전시켜 인민대중에게 더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군대와 경찰 등 기구에 대한 장악력을 더 높이고 반혁명세력들을 축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베네수엘라 진보정권과 민중의 승리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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