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욱의 총반격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등록일 : 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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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거짓말을 치면 안돼요....미국 최대 정치 스캔들,워터게이트. 출처 : 채널A (2023.5.17) 


오늘(9일)은 50년 전 미국에서 ‘워터게이트 사건(Watergate scandal)’과 관련해 1974년 7월 27일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가 2개 조항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승인하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개입과 은폐 사실을 시인하고 사임한 날이다.

닉슨은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대통령 임기 중 스스로 하야했다.

사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공화당 의원들이 탄핵과 유죄 판결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첫째 조항은 사법권 행사 방해, 둘째는 대통령 취임 선서를 반복하여 위반했다는 것이다. 사흘 뒤 법사위원회의 소환장을 무시한 위헌 행위에 관해 셋째 조항이 추가됐다.

닉슨은 8월 8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대통령 사임을 발표하고, 9일 사임했다.

 

부통령 제럴드 포드(Gerald Ford, 1913~2006)가 10일 제38대 대통령에 취임하고, 남은 임기를 수행했다.

포드는 “오랫동안 우리 국민을 괴롭히던 악몽은 끝났습니다. 우리의 헌법은 효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우리의 위대한 미합중국은 사람이 아닌 법의 정부입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다스립니다.”라고 취임 연설을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전 세계에 미국의 도덕과 위선 그리고 음모 정치가 폭로되고, 국민에게 불명예를 안겨준 사건이었다.

마치 현 윤석열 정권의 말로(末路)를 보는 듯해서 민중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이해하려면 베트남전쟁 반전시위와 1968년 제37대 대통령 선거, 존슨 대통령의 닉슨 선거 비밀 지원 그리고 ‘통킹만 사건’ 조작을 알아야 한다. 

 

베트남전쟁 반전시위와 1968년 제37대 대통령 선거

 

1968년 무렵에는 베트남전쟁 반대 정서가 확산하여 린든 존슨(Lyndon B. Johnson, 1908~1973) 대통령은 군 기지를 제외하고는 공개 석상에 나설 수 없었다. 사실상 그는 백악관에 유폐된 상태였다.

결국 존슨은 재선 출마 포기를 발표함으로써, 37대 대통령 선거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부통령인 휴버트 험프리(Hubert Humphrey, 1911~1978)와 공화당 후보인 리차드 닉슨(Richard Nixon, 1913~1969)의 대결 구도로 되었다.

그러나 1968년 8월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는 경찰 폭력으로 난장판이 됐다. 반전단체들은 집권당 민주당의 부통령인 험프리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강준만은 『미국사 산책 10: 베트남전쟁과 워터게이트』(인물과사상사, 2010)에서 당시 지명대회 상황을 설명했다.

“지명대회장 근처에서는 4,000여 명의 반전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는데 경찰은 무자비한 진압 작전을 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을 꼼짝 못 하게 붙들고 얼굴과 머리를 총 개머리판으로 가격하기도 했다. 경찰의 잔인한 폭력은 나흘 밤낮으로 계속되었으며, 이는 텔레비전에 그대로 중계돼 9,000만 명 이상의 시청자가 지켜보았다.
기자들도 경찰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경찰이 경찰봉을 치켜들고 기자들에게 달려들 때마다 기자들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The whole world is watching!)’고 소리쳤지만, 카메라의 존재도 폭력을 막지 못했다. 
월터 크롱카이트와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의 기자 톰 워커(Tom Wicker)는 이런 폭력에 대해 분노 어린 말과 글을 쏟아냈으며 ‘이건 경찰의 폭동(police riot)’이라는 말까지 나왔다.(Morrow 1996)”

전국적으로 들끓은 반전시위는, 집권당 민주당 후보인 험프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11월 5일 대선에서 닉슨이 제3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존슨, 같은 당 후보인 험프리가 아니라 공화당 닉슨을 비밀 지원

 

닉슨은 반(反)기득권적 비주류 보수주의에 속한 인물로, 동부 기득권층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강준만은 같은 책에서, 1968년 대선 당시 공화당 내부 상황에 대해 분석했다.

“1968년 대선은 공화당 내부의 분열 양상을 보여준 선거이기도 했다. 당시 공화당에서 세력을 얻고 있던 반(反)기득권적 비주류 보수주의(‘outsider’ conservatism)는 당의 재벌 가문 위주의 ‘동부 기득권층(eastern establisement)’과 언론사·재단·싱크탱크·아이비리그대학 위주의 ‘동부 자유주의 기득권층(eastern liberal establisement)을 공격했다.”

이런 공화당 분열 상황에서 닉슨이 당선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존슨이 같은 당 민주당 대선 후보인 험프리가 아니라 공화당 닉슨을 비밀리에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책에서 강준만은, 존슨의 일대기를 다룬 『흠집난 거인(Flawed Giant)』을 인용해 존슨이 닉슨을 도운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1998년 3월 보스턴대학 역사학자 로버트 댈럭(Robert Dallek)은 린든 존슨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흠집난 거인(Flawed Giant)』이란 책에서 존슨이 집권 당시 부통령이었던 험프리가 베트남전쟁을 반대할 것을 우려해 부통령 집무실 전화를 도청했다고 폭로했다. 
이 책에 따르면, 존슨은 험프리가 연약하고 진보적인 성향이 강해 결단을 내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로 불신했으며, 만약 험프리가 대통령에 취임하는 그 순간 베트남전쟁을 포기할 것이며 미국 역사상 전쟁에 패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기록되게 하리라고 가슴 속 깊이 믿었다.
댈럭은 ’이에 따라 존슨 대통령은 험프리 대통령 후보의 내부 선거 유세 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기 위해 연방수사국(FBI)을 시켜 험프리의 전화를 도청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존슨은 험프리의 전쟁관에 대한 불신감으로 공화당의 닉슨 후보를 비밀리에 지원했으며 부통령 보좌관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 험프리의 수족들을 자르기 위한 행동도 했다는 것이다.(경향신문 1998)”

존슨의 비밀 지원대로 대통령으로 선출된 닉슨은 베트남전쟁을 계속했고, 반전운동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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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킹만 사건 :    미 해군이 선제공격하고 북베트남에 피격당했다고  조작한  사건.  
1964년 8월 2일 북베트남 통킹만(Gulf of Tonkin) 해상에서  북베트남 해군에 선제공격을 가했던 미 해군 구축함 매독스(USS Maddox)호.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명분을 위해 ‘통킹만 사건’ 조작

 

베트남전쟁은 특히 미국 국민에게 많은 의혹과 분노를 쌓게 했다. 

작년 6월 16일 타계한 전 국방성 소속 대니얼 엘즈버그(Daniel Ellsberg, 1931~2023)는, 미군이 베트남전 개입 명분을 위해 ‘통킹만 사건’을 조작했다는 내용의 ‘펜타곤 페이퍼(Pentagon Papers)’를 언론사에 제공했다. 

‘펜타곤 페이퍼’는 1급 비밀문서로 분류된 「미국의 베트남정책 결정과정」, 「통킹만 사건의 명령과 통제에 관한 연구」 등 7,000쪽 분량의 보고서로 베트남전 관련 정책 결정·수행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사실을 은폐하고 의회와 국민을 오도해 전쟁에 개입하고 확대해 온 과정을 담았다.

강준만은 같은 책에서, 통킹만 의회 결의 보고서 사전 작성을 이야기했다.

“이 보고서에는 트루먼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기만, 백악관 참모진들의 의견 차이, 노골적인 거짓말의 역사가 죄다 담겨 있었다. 
그중에서 특히 미국 정부에 치명적이었던 내용은 CIA의 사주로 베트남의 고 딘 디엠(Ngô Ðình Diệm, 1901~1963) 수상이 실각하고 처형되기 몇 주 전에 사이공의 미국 대사관에서 본국으로 보낸 전문이었다. 
이 전문에 따르면 통킹만 의회 결의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몇 달 전에 이미 초안이 잡혀 있었다.”

‘펜타곤 페이퍼’ 초안대로, 미국 의회는 8월 7일 통킹만 결의를 통해 존슨 대통령에게 군사행동 권한을 부여하고, 전쟁에 개입한다. 

엘즈버그는 정부산하 랜드연구소(RAND: Research and Development) 소속 군사분석 전문가로 ‘펜타곤 페이퍼’ 작성에 참여했지만, 마지막에는 ‘양심’에 따라 행동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에 조작된 전쟁의 문서를 공개했고, <뉴욕타임스>는 1971년 6월 ‘펜타곤 페이퍼’를 인용해 당시 2차 공격이 베트남전 본격 개입을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13일부터 3일 동안 요약·연재했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니라, 통치를 받는 사람들을 위해야 한다

 

37대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민주당 후보 험프리와 공화당 후보인 닉슨 모두 베트남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닉슨은 대통령 당선 후 베트남전쟁을 계속했고, 미국인을 죽음에 몰아넣었다.

닉슨은 국민에게 거짓말과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하워드 진(Howard Zinn, 1922~2010)의 전기물을 쓴 데이비스 조이스(Davis Joyce)의 『하워드 진: 오만한 제국, 미국의 신화와 허울 벗기기』(열대림, 2006)에서 하워드 진은 베트남전쟁을 인상적으로 요약했다.

“1964년부터 1972년까지,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가 작은 농업국가의 민족주의적 혁명운동을 분쇄하기 위해 원자폭탄을 제외한 모든 군사적 역량을 총동원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미국의 베트남전쟁은 ‘조직화된 현대적 기술과 조직화된 인간의 싸움이었는데, 승자는 인간이었다.’ 
이 전쟁은 또한 ‘미국이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강력한 반전운동을 초래했고, 이것이 전쟁의 종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략) 
통킹만 사건은 순전히 ‘날조’된 것이었다. 
결국 이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형성된 미국 제국이 최초로 경험한 패배’로 기록될 것이다.” 

언론의 폭로 보도에 대해 닉슨 행정부는, 문서 내용의 추가 공개를 막기 위해 발행금지 가처분명령을 내리고 <뉴욕타임스>를 간첩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언론에 대한 사전억제 금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수정헌법 제1조에 근거해 신문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언론은 통치자(the governors)가 아니라, 통치를 받는 사람(국민, the governed)들을 위해야 한다”라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또한, 언론을 제약하는 국가행위는 헌법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보도금지의 불가피성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게 판결 취지였다. 

엘즈버그 또한 스파이 행위와 음모, 정부 재산 도용 등 혐의로 기소돼 1973년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연방법원은 불법 도청이 있었고, 엘즈버그 담당 정신과 의사 사무실이 침입당했으며, 닉슨 대통령이 판사에게 연방수사국(FBI) 국장 자리를 제안하는 등 다방면으로 회유와 불법적인 압력을 행사했다며 사건을 기각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백악관에서 시작된다.

 

 민중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1972년 6월 워싱턴 D.C.에 있는 워터게이트 빌딩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한 다섯 명의 남자가 체포된다.

하워드 진의 『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추수밭, 2008)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을 정리했다.

“경찰은 침입자들이 사진촬영과 도청을 하기 위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중략)
침입자들은 단순히 리처드 M. 닉슨의 선거위원회와 행정부에서만 중요 직책을 맡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CIA에도 줄이 닿아 있었다. 막을 사이도 없이 침입자들의 체포와 고위관계에 관한 소식들이 세상에 알려졌다.
모든 사람이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졌다. 
대통령은 침입자들과 관련이 있는가? 
그 일에 대해서 사전에 알고 있었는가?
그들이 체포되고 5일 후, 리처드 M. 닉슨은 기자들에게 ‘이 특정 사건에 대하여 백악관은 아무 연관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해에 진실이 밝혀졌다. 혐의를 피하기 위해 닉슨 행정부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입을 열었다. 그들은 법정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상원의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그리고 기자들에게 정보를 흘렀다.”

이후 ‘워터게이트 사건’은 수사되고, 하원에서는 직권 남용의 혐의로 닉슨을 공식적으로 고발하기 위해 탄핵 투표를 준비한다. 

탄핵이 이루어진다면 닉슨은 상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상원이 닉슨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면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닉슨은 마침내 하원에서 자신이 탄핵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사임했다.

 

사임의 결정적 배경은 도청이 아니라, 이를 덮으려는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축적된 비리와 부정부패 그리고 제국의 만행도 백일하에 드러났다.

현재 한국의 정세도 이와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민중은 정의를 지향해서 힘을 모은다.

그리고 역사는 정의로운 앞길을 가로막는 일체를 용납하지 않는다.

역사는 정의와 진실 앞에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어있다.

무지하고 무능하며 부패한 윤석열 정권아!

민중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게 나라냐! 

3년은 너무 길다!

반제·자주·민주·평화애호 세력은 총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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