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욱의 총반격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등록일 : 202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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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하,  4.3항쟁의 시 필화

 

제주도에 75번째 봄이 찾아왔지만 4·3이 도달해야 할 길은 너무도 험난하다.

수구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역사전쟁이다.

역대 수구정권은 ‘뉴라이트의 이념적 대부’와 ‘체제 보위 역사전쟁’을 담당할 자를 방패막이로 중용했다.

 

작년 12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김광동 위원장은 지난 2011년 6월, 4·3사건 교과서 수록 방안 공청회에서 “제주 4·3은 남조선로동당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고 말한 자다.

광화문에서 ‘태극기부대’나 극우 성향 목사나 인물들이 쏟아내는 선동적 주장과 거의 똑같다.

그는 과거 논문이나 저작, 토론회 등에서 독재정권을 미화하고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면서 배후로 북을 지목했을 뿐 아니라 과거사 정리의 의미와 필요성을 부정했다.

 

대표적인 것을 나열하면 ▲ 과거사위원회나 각종 시민단체 활동은 위원회 정치이고, 그것이 바로 소비에트 정부.(2009년, 유튜브 <참깨방송>) ▲ 10월 유신은 우리 근현대사의 위대한 전환이자 성공의 기반.(2019년 10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토론회) ▲ 광주 사건에 북한이 개입됐다는 (것은) 가능성 있는 의혹… (계엄군의) 헬리콥터로 기관총 사격을 했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2020년 10월,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심포지엄) 등이다.

 

꼴뚜기 뛰니 망둥이 뛴다고,

지난 2월 12일 국힘당 태영호 란 자가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4‧3사건의 장본인인 김일성 정권에 한때 몸담은 사람으로서 유가족분과 희생자분들에게 진심으로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라고 말했다. 제주 4‧3항쟁이 북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망언을 내뱉었다.

 

태영호는 주영 북 공사를 지낸 탈북 외교관 출신으로, 영국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사로 재직 중 북 당국이 ‘국가비밀누설, 자금횡령,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소환하자 법적 처벌을 피해 망명했다고 했다.


제주 4·3은 집단학살이다

 

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350명의 무장대가 제주도 내 24개 경찰지서 가운데 12개 지서를 일제히 공격함으로써 시작된 사건은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6년 6개월간 지속되었다.

 

제주 4·3 희생자의 수는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당시 제주도 도민이 30여만 명이라고 하였으니 3만 명이라고 해도 제주도 인구의 10분의 1이 희생되었고, ‘8만 명 희생설’도 있다. 당초 토벌대가 파악한 무장대 숫자는 최대 500명 이었다한다, 그런데 어떻게 3만 명이 희생될 수 있었단 말인가!

 

2001년 5월 제주 4·3사건 지원사업소가 접수한 희생자 신고에 의한 피해자 1만 3천여 명 대상 중,  여성이 21.1%, 10세 이하의 어린이가 5.6%, 61세 이상 노인이 6.2%나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것은 어떻게 해명해야 하는가!

 

이것은 지원사업소가 접수한 희생자 신고에 의한 분석한 결과이지만 말 그대로 학살이었다.

특히 무장경찰관과 서북청년회, 민족청년단 등이 저지른 ‘삼광삼진(三光三盡) 작전’ 만행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왜놈들이 독립군을 잡을 때 쓰는 방법으로 태워 없애고, 굶겨 없애고, 죽여 없앴던 것을 제주도민에게 무차별 사용해 학살했다.

 

미군 G-2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한 제주도민들 중 80% 이상은 토벌대에게 죽었다고 밝히고 있다.

다행히 2019년 국방부는 처음으로 "제주 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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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영령들에게 다소 위안이 되었지만, 아직도 경찰은 공식 사과가 없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학살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평화협상과 ‘오라리 방화사건’

 

무장대는 궐기하면서 전 도민과 권력기관 및 반동단체의 성원에 대해 호소하였다.

특히 경찰관과 군인에 대한 호소문 일부이다.

 

친애하는 경찰관 여러분!

탄압하면 항쟁할 뿐이다.

제주도 빨치산은 민중을 수호하고 민중과 함께 한다.

항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민중의 편에 서라.

양심적인 경찰, 장병 여러분!

여러분은 누구를 위하여 피를 흘리고 있는가?

한국 민중이라면 조국과 민중을 유린하는 외적을 내쫓는 투쟁에 서지 않으면 안 된다.

조국과 민족을 팔아먹고 애국자를 학살하는 반역자를 타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총구는 놈들에게 향하라.

결단코 여러분의 부모 형제에게 향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1948년 4월 28일 연대장 김익렬과 무장대총책 김달삼 간의 평화협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흘만인 5월 1일 세칭 ‘오라리 방화사건’이 벌어지면서, 5월 3일 미군이 경비대에 총공격을 명령하여 협상이 결렬되었다.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의의 김익렬 연대장의 증언에 따르면, “경찰은 폭동진압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과오와 죄상을 은폐하기 위하여 오히려 폭등을 조장, 확대하려고 하였다. 경찰들은 폭도를 가장하여 민가를 방화하고는 폭도의 소행으로 선전하고 다녔고, 이렇게 되자 폭도들도 산에서 내려와 각 지서를 습격하여 중지되었던 전투가 다시 개시되었다.”

특히 ‘오라리 방화사건’ 현장을 미군 촬영반이 공중과 땅에서 촬영하였는데 폭도들이 방화를 저지른 것처럼 조작 편집했다.

 

미군정보고서는 1947년 제주 3‧1사건 이전까지 제주 섬에서 공산주의자에 부화뇌동해 일어난 소요는 상대적으로 적었고, 경찰에 대한 즉각적인 반발이 제주 4‧3을 촉발하는 원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4‧3이 일어나자 미군정보고서는 군대, 경찰, 우익 청년단체들의 토벌을 ‘레드 헌트(red hunter, 빨갱이 사냥꾼)’로 명명하였다. 이들은 제주도 민중을 ‘사냥’해야 할 인간 이하의 동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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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규명과 공식 사과

 

2003년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는 ‘제주4·3항쟁은 경찰과 우익 청년단체의 탄압에 대한 저항, 단선‧단정 반대와 조국의 통일 독립, 반미구국투쟁을 봉기의 기치로 내세웠다’라고 밝혔다.

 

또한 제주 4·3사건은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호의 규정에 의해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 희생에 대해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추도사 등 통해 국가 원수로서 공식 사과를 했다. 박근혜 정부도 '4·3희생자 추념일'을 처음으로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이어서 1999년에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2000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고, 2021년 그 개정안이 통과되어 2022년 4월부터 시행되었다.

 

뿐만아니라 작년 4월 3일 보수정권 대통령(당선인) 자격으로 윤석열은 제주 4·3추념식에서 “희생자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고통의 세월을 함께하며 평화의 섬 제주를 일궈낸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중략) 우리는 4·3의 아픈 역사와 한분, 한분의 무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 (중략)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상흔을 돌보는 것은 4·3을 기억하는 바로 우리의 책임이며 화해와 상생,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대한민국의 몫. (중략)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는 3일 열리는 제주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국힘당도 당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불참한다고 한다.

 

이산하의 시 ‘한라산’으로 잠들지 못한 4·3영혼에게 민중의 결의를 바친다.

 

“우리 한반도 인민들의 피가 더욱 붉은 것은

우리의 사상이 빨갱이에 물든 탓이 아니라

바로 너희 학살의 원흉들 때문임을

바로 너희 학살의 부역자들 때문임을

그리고 침묵하라.

어둠과 야만의 20세기, ‘자비로운 학살’을 주장하며

세계 곳곳의 전쟁터와 대량학살의 현장을 지휘하고도

국제법상 단 한 번도 전범으로 재판 받지 않은

세계 악의 축이자 근원인 우리의 가증스런 ‘혈맹우방’이여.

당신들이 발톱을 감춘 채 인간의 정의를 외치는 한

당신들이 총구를 감춘 채 인류의 평화를 외치는 한

우리는 잠들 수가 없다.

당신들의 춤추는 칼날 위에서

우리는 결코 잠들 수가 없다.

그 누구도 잠들 수 없는 이 해방의 산하에

아직도 펄펄 끓는 노동자 농민들의 붉은 피가 있어

아직도 미제와 맞짱 뜨는 세계 유일의 동지가 있어”

 

제주 4‧3 항쟁은 미군정과 이승만 독재정권의 단독정부 수립에 맞서 싸운 자랑스러운 민족 통일 역사이다.

 

반제·자주·평화애호 세력은 총 단결하라!

 

제주 4.3평화공원.jpg
제주 4.3평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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