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신동규  (수원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장)
등록일 :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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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단지는 원래 10년 공공임대 아파트였으나 지금은 임차인들이 분양을 받은 상태.


임대 7년차에 임차인대표회의 회장은 단독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련데 이분이 경비원분들에게 “내 말을 잘 들어야 계속 다닐 수 있다"면서 갑질을 하더니 다른 동 대표들과 합세해 6년 동안 입주민과 잘 지내던 경비반장을 해고했다. 동 대표들이 “경비반장이 시키는 대로 안 한다”면서 회장에게 해고를 요구한 것이다.


더구나 정년퇴직한 회장이 자기도 다른 아파트에서 경비원 자리를 얻으려고 경비교육을 받았는데,거기서 만난 경비반장이 이런 사실을 입주민들에게 말할까봐 해고시켰다는 것이다. 노동자가 노동자를 탄압한 셈이다.


나는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고 단체활동이나 여가활동을 하느라 아파트문제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소란을 경험한 이후 내가 직접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출마하여 두 차례 당선됐다. 나는 같은 노동자로서 경비원분들이 마음 편히 노동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단지는 412세대인데,작년에 미화반장님께서 3명이 힘들다고 하셔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미화원을 4명으로 늘렸다.  미화반장은 원래 수당을 15만원을 받았는데, 인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입주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화반장도 다른 미화원과 같은 액수의 수당을 받게 됐다.


미화원과 같은 수당을 받은 미화반장이 불만을 토로하면서 미화반장과 미화원 사이에 분쟁이 생겼다.  반장은 노인회장과 관리과장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였고, 다급해진 미학원들은 나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나는 이 네 분들과 식사를 하면서 중재안을 제시했다.


나는 내가 받는 입주자대표회의 참석 수당을 미화반장에게 드리고, 미화원 휴게실의 커피와 컵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신 미화원들은 미화반장을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하자는 주장을 철회했다. 현재의 미화반장은 6년 동안 근무한 연장자로서 아파트 업무 전반에 대해 어느 미화원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형식적인 순번제에 동의할 수 없었다.  같은 노동자끼리 약간씩 양보하면서 아파트는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국민들의 과반수 이상이 공동주택에 산다고 한다. 도시의 노동자들도 대부분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많다.  입주민도 같은 노동자인데, 사소한 다툼으로 경비노동자에게 갑질을 하거나, 가구당 몇 천원, 아니 몇 만원 절약하는 문제로 입주민대표자회의에서 아파트 노동자 정리해고에 동의해주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내가 노동자 에게 갑질하는 노동자가 아닌지 가끔씩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출처:  <노동자신문>  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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