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ㅡ 진보진영, 2024총선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등록일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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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울산시장에서  (2024.1.14.)

 

[편집자주]  22대 총선이 이제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 1번지’라 불리는 울산 진보진영의 총선 준비가 어떠한지 궁금하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동구에서 출마를 선언한 이장우 노동당 울산시당위원장과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이 인터뷰는 2024.01.13. 동구에 있는 이장우 노동당후보 선대본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출마 동기, 경력 

 

◆ 울산함성: 먼저 독자들을 위해, 이장우 후보의 개인 신상과 관련한 질문부터 드리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1. 이장우 후보는 울산대병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로 울산대병원 분회장,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장을 맡는 등 주로 노동운동 쪽에서 활동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 이장우: 지난해까지 공공운수노조 울산 본부장을 역임했고, 그전에는 서울에서 공공노조 수석부위원장직을 4년가량 맡았다. 알다시피 노동운동은 정치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울산에서 본부장을 하면서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함께 정부를 대상으로 많이 싸웠는데, 그 과정에서 누가 보더라도 시민과 노동자에게 좋은 사업임에도 잘 실행을 안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예컨대 경동도시가스 ‘2인 1조’ 문제, 신도여객 문제, 부르미 장애인 콜택시 문제, 돌봄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런 문제는 투쟁을 통해서 해결될 수도 있지만, 만약 정치적으로 힘이 있다면 좀 더 신속히 좋은 방향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마하게 되었다. 

 

2. 그동안 공공운수노조 활동 중 인상 깊었던 일 몇 가지를 소개해 달라.

 

▶ 이장우: 2006년 공공노조 수석부위원장 시절 서울에서 비정규직법이 통과될 때다. 당시 노동연구원의 은수미 씨와 토론회장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저도 토론자로 참석해서 비정규직법에 대해 ‘사유 제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수미씨는 사유 제한 보다는 ‘기간 제한’을 강조했다. 당시 그것이 첨예한 대립점이었는데, 그때 저의 주장은 ‘기간 제한’을 할 경우 사용자들이 2년을 안 채우고 1년 11개월 뒤에 노동자를 짤라 법이 악용될 것이라고 했다. 은수미 씨는 “사용자들도 사람인데 그럴 리 있겠는가, 그건 너무 과도한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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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성과 인터뷰 중인 이장우 후보

 

결국 ‘기간 제한’ 방향으로 입법이 되었는데, 은수미 씨는 나중에 민주당 국회의원이 됐다. 그후 비정규직법에 의해 해고당한 이랜드 해고자들이 농성을 벌이는 현장에서, 은수미 씨는 “비정규직법이 원래 이런 취지가 아니었는데, 악용되고 있다”고 연설하더라. 그 장면이 저한테는 너무 인상적이었다. 정치인들이 탁상머리에서 머리만 굴리는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 울산함성: 그때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고, 민주당이 여당이면서 다수당이지 않았나? 

 

▶ 이장우: 맞다. 비정규직법이나 ‘필수유지업무제도’는 모두 ‘여야 합의’로 만들어졌다. 제가 항상 주장하는 것이지만, 민주당이 집권할 때 비정규직법 같은 ‘반노동자 법’이 훨씬 많이 통과됐다. 정권을 상실한 후 민주당이 지금 마치 노동법 개혁에 앞장서는 당처럼 행동하는데, 사실은 ‘하는 척’만 한다. 최근에 여러 차례 목격했듯이,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미리 알고 행동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재벌의  ‘오른팔 당’이라면, 민주당은 그 ‘왼팔 당’이라고 보면 딱 맞다. 

 

한 가지 사례를 더 소개하면, 울산에 내려와 공공운수노조 본부장을 할 때다. 경동도시가스 ‘2인 1조’ 문제를 가지고 2019년 시청에서 4개월간 농성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은 민주당 송철호 시장 때의 일인데,  원룸에 가스 점검하러 갔던 우리 조합원이 성폭행을 당할뻔 한 사건이 있었다. 그런 사건이 연속 두 번이나 발생했다. 회사에선 며칠 쉬고 다시 일하러 나가라고 했지만, 그 조합원은 "원룸은 두려워서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노조에서 이 문제를 조사해보니 많은 조합원이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안전 점검’을 하는 사람들이 이런 위험에 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기계나 장비는 조심하면 되겠지만, 사람과 사람 간의 문제는 조심해도 안 된다. 그래서 울산시청에 ‘2인 1조’ 실행을 요구했다. 왜냐하면 법적으로 가스 안전에 대한 책임을 시장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산이나 관련 업체의 승인을 시장이 모두 다 한다. 그런데도 시청에선 왜 이런 일을 우리한테 가져오느냐, 경동도시가스 쪽에 가서 알아보라고 했다. 사정을 알고 보니 경동도시가스 측이 비용 등을 짜서 시청에 올리면, 시청에서는 이를 회계법인에 용역을 보내 한번 검토한 후 승인하는 식으로 일을 처리했다. 


결국 4개월간의 농성 끝에 동울산 쪽에서만 ‘2인 1조’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전국에서 최초의 사례다. 실제 실행을 한 후 1년 뒤 경동도시가스 측과 함께 평가해보니, 가스유출 사고가 2인 1조인 경우에는 혼자일 때보다 거의 10배가량 줄었다. 예컨대 혼자 할 때 1건을 발견한다면, ‘2인 1조’일 경우 2건이 아닌 10건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을 알아보니, 후자의 경우엔 “마음이 편해서” 좀 더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 가스요금이 인상된 것도 아니다. ‘2인 1조’ 할 때나 혼자 할 때나 가스회사는 매년 300억 원씩 꾸준한 흑자를 내고 있다. 

 

2019년 9월 20일 울산경동도시가스 노사는 ',2인 1조', 실시에 합의했다.(왼쪽에서 2번째가 이장우 후보).png
울산경동도시가스 노사는  2019년 9월 20일  '2인 1조' 실시에 합의했다.(왼쪽에서 2번째가 이장우 후보)


  
□ 지역 노동계와 진보정당 상황

 

◆ 울산함성: ‘노동 1번지’인 울산의  총선 분위기가 궁금하다. 이와 관련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다. 

 

3. 울산은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청장을 당선시키는 등 ‘진보정치 1번지’로도 유명하다. 지금 총선을 둘러싼  현장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이장우: 현장 활동가들은 당연히 진보정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은 민주당 후보가 나오든 안 나오든 진보정당 후보가 당선되기 힘든데, 울산에선 민주당이 안 나오면 진보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2022년 동구청장 선거 때도 민주당 후보가 사퇴해서 진보당 김종훈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다. 이처럼 단일화만 되면 진보정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곳이 울산이다. 


지금 판세는 이곳에서도 윤석열 심판 분위기가 강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현장 조합원들은 ‘윤석열 심판’을 위해 울산 동구와 북구만큼은 민주당이 진보진영에 양보하고, 또한 진보정당 간에는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정서다. 


사실 송철호 씨가 2017년 시장에 당선되기 전까지는, 울산지역 역시 영남권이다 보니 민주당 세력은 매우 미약했다. 특히 동구나 북구에서 2018년 이전에 민주당이 국회의원이나 구청장에 당선된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촛불항쟁으로 박근혜가 퇴진하고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사정이 바뀌었다. 울산 5개 구 전체에서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되는 일대 바람이 불었다. 

 

<표1>  울산 북구 역대 국회의원

울산 북구 역대 국회의원.png

 

<표2>  울산 동구 역대 구청장

울산 역대 동구청장.png

 

사실 송철호 시장에 대한 울산 시민들의 평가는 별로 좋지 않다. 임기 동안 시정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경동도시가스 문제나 신도여객 문제와 같은 노동 탄압이 발생했던 것도 모두 송철호 시장 때다. 따라서 이런 민주당 출신 시장에 대해서 정확한 평가와 ‘단죄’가 필요한데,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민주당 세력이 자꾸 커지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 울산함성: 이처럼 울산에서 민주당 집권이 실패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력을 확장하는 것은 무슨 이유때문인가? 

 

▶이장우: 우선, 자꾸만 민주당과 행사를 같이하면서 그들 세력을 넓혀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난  송철호시장 시절부터 그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민주노총이 독자적으로 투쟁을  만들어 가지 못하니 기존의 민주노총 영역으로 민주당이 계속 치고 들어와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다. 얼마 안 가면 민주노총 상근자 중에도 민주당 쪽 사람들이 생길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로, 노동운동을 하던 사람 중에 민주당 쪽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자꾸 생겨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랬는데, 지금 이재명 대표 하에서도 저쪽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예컨대 제7대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지낸 김광식 씨가 대표적인데, 그는 송철호 시장 때 ‘노동특보’로 들어갔다가 국민의힘 김두겸 시장으로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그쪽으로 옮겨간 사람들은 사실 지속적으로 역할을 하기보다는, ‘1회용’으로 활용되다 용도폐기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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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성과 인터뷰 중인 이장우 후보

 

4. 울산은 진보 3당 간의 소통과 협조가 비교적 원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울산지역의 후보 단일화 상황은 어디까지 왔나?

 

▶이장우: 진보 3당 간 공조의 역사는 꽤  오래된다. 2018년 지방선거 때 ‘의석정수내  단일화’를 했다. 2020년 총선 때는 동구에서 단일화에 실패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그 교훈으로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진보 3당이 모든 선거구에서 ‘단수 단일화’를 이루어 냈다. 

 

* ‘정수내 단일화’는 예컨대 구의원을 2~3명 선출할 경우, 2~3명 범위에서 단일화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비해 ‘단수 단일화’는 2~3명을 뽑더라도 1명만 출마하는 단일화를 의미한다.

 

2022년 선거 후 진보 3당은 자체 평가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뛰어넘는 공동선거’를 하기로 합의했다. 그를 위한 조직구성까지 논의를 마쳐 2023년 4월경 300명 규모의 ‘원탁회의’를 발족키로 했다. 그런데 때마침 민주노총 중앙차원에서 진보대통합 논의가 병행되면서 울산지역 논의가 잠시 중단되었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총선방침 논의가 9월 14일 임시대대까지 이어지고, 하반기 들어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 산별노조들이 임원선거에 들어가는 바람에 ‘원탁회의’가 탄력을  일정 정도 상실했다. 


지난해 10월까지의 상황을 보면, 울산 동구는 본인이 단독출마한 상황이었다. 진보당의 경우 2022년 지방선거에서 김종훈 씨가 진보진영 단독후보로 나와 구청장으로 당선되어 후보를 내지 않았고,  정의당도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10월 들어 前 현대중공업지부장 백형록씨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또 前 현대중공업  하청지회장 이성호씨도 동구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이성호 전 지회장은 2024년에 들어와  철회했다)

 

12월 초에  제가 다시 진보 3당 간 논의 테이블에서 “이미 진보 3당 간에는 단일화에 합의했으니, 이제는 대외적으로 정식 단일화를 선언하고  총선  공동준비에 본격 착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다른 두 당은 “지금은 단일화 선언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 이유로 진보당의 경우 “무소속 후보 백형록 씨가 나왔는데, 그도 단일화 대상”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본인이 지금까지 ‘진보 3당’ 간 논의를 해왔으니 이 범위 안에서 먼저 결론을 짓고, 백형록 후보는 따로 민주노총 단계에서 단일화 절차를 밟으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보당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다가, 어제(1월 12일) 날짜로 진보당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전해왔다. 정의당 또한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부정적인 태도를 표명했다.

 

◆ 울산함성: 지금까지 울산지역에서 진보정치 발전을 위해 꽤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는데,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후보 한 명 때문에 그간의 논의를 무위로 돌린다는 것은 언뜻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백형록 후보는 엄연히 무소속 후보인데,  이런식으로 진보 단일화가 무산된다면 앞으로 그 후과가 상당히 클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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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이른 아침 출근 피케팅하는 이장우 후보(2024.1.16)

 

5. 진보 3당 간의 협의가 난관에 부딪쳤다는 말씀인데,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역할이 필요한 것같다. 이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이장우: 지역 내 분위기 쇄신을 위해선 무엇보다 민주노총이 정치사업에 대한 확고한 원칙과 상식을 가져야만 한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정치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정파 정치’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지난 12월 27일 민주노총 중앙에서 ‘민주노총 지지 후보’ 올리라는 공문이 울산본부로 내려왔다. 그래서인지 그저께(1월 11일) 지역본부로부터 관련한 안건을 다룰테니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안건 내용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울산 동구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날짜, 투표 방식 등 내용을  써 보냈다. 막상 가보니 “밖에 나가서 기다리시라, 논의하는데 부담스럽다”고 해서 나왔다. 한 후보의 운명을 결정하는 자린데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단일화 날짜를 통보해 왔다. 울산 동구는 백형록과 이장우 두 사람의 후보가 출마했으니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투표일은 1월 30일~2월 1일로 잡혔다는 것이다. 이 기간에 마침 현대중공업의 대의원 선거가 있다. 하지만 제가 소속된 울산대병원 분회는 집행부가 1월31일자로 총사퇴를 고민할 정도로 어려운 상태다. 집행력 공백 때문에 선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의도하든 안 했든 간에 특정 후보한테 유리한 단일화 방식을 통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오늘 아침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본부장한테 전화해서 항의했더니, “나는 운영위원들 의견을 들어서 결정한 것일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사전 간담회도 안 하고, 회의에서도 배제시키고... 이런 불공정한 단일화 방식에는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다. 민주노총이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는 하나도 없고, 마치 시혜라도 베푸는듯한 태도여서 화가나 그날 밤 잠을 못 잤다.

 

(※ 그후 소식ㅡ 인터뷰 후 1월 16일 울산 동구에 소재한 민주노총 사업장 대표들이 참석한 ‘동구대표자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후보단일화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투표방식과 투표기간)에 대한 울산본부 운영위원회의 결정사항에 관해 논의했다. 그 결과 이날 참석자들은 최용규 본부장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다수가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문제제기를 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차원의 후보 단일화 방식에 관한 논의는 재론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 정책,  공약

 

◆ 울산함성: 화제를 좀 바꾸어서, 선거에 출마하였으니 아무래도 중요한 것은 정책과 공약일 것이다. 이와 관련한 질문을 드리겠다.

 

6. 다른 당 후보와 구분되는 이장우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소개해 달라.

 

▶이장우: 이번 총선에서 핵심 공약은 교통 분야가 될 것 같다. 교통은 환경문제와도 연관되고, 또 차량이 많이 움직이니 에너지정책과도 관련된다. 만약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으면 사람들이 굳이 차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의 행정은 사업자 위주로 되어 있다. 즉 사업주가 돈을 벌고, 공공기관은 돈을 아끼는 식이어서 시민들한테는 대단히 불편하다. 


울산 동구에 순환버스 노선을 신설해서 앞 도로와 뒷 도로를 연결하고, 남목에서 꽃바위까지 15분마다 한 대씩 버스를 돌리기 위한 정책을 준비 중이다. 그걸 타면 동구는 어느 곳이든 못 가는 곳이 없게 된다. 얼마간 재정지원을 하면 무료로 운용할 수 있고, 지금의 번잡한 동구 교통은 혁신적 변화를 겪게 된다. 이 방안을 김종훈 구청장한테 얘기했더니, “버스 사업자들이 난리가 났다. 그런 게 생기면 다른 버스는 아무도 안 탄다”는 반응이오더라는 것이다. 현행 제도가 시민 편익이 아니라 ‘사업자 수익 중심’으로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적자분을 시에서 대부분 메꾸어주고 있는데, 결국 매년 대략 1천 3백억 원씩 세금이 나가면서도 시민은 시민대로 불편을 느끼고, 덕 보는 것은  시내버스 사업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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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무료 순환버스 정책  당보  (노동당 울산시당 제공)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나를 보면, 운수사업법에는 ‘일반면허’와 ‘한정면허’라는 것이 있다. 한정면허는 5년씩 허가를 내주고, 일반면허는 평생 노선권을 인정해준다. 심지어는 유산으로 자식에게 대물림도 가능하다. 그래서 법을 바꿔 일반면허를 없애고, 지금 사유화되어 있는 대중노선을 ‘국유화’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물론 기존 노선을 한꺼번에 바꾸기는 어려우니, 새로운 노선을 만들 때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한정면허’를 내주면 된다. 기존 배정된 민간노선은 얼마간 가격을 떨어트려(장사가 안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시에서 사들이면 된다. 이렇게 하여 모두 공공노선으로 전환하면, 정부는 시민들 편익에 맞춰 언제든지 노선 조정을 할 수 있다. 

 

◆ 울산함성: 이런 공약을 내걸 수 있는 후보는 아마도 이장우 후보뿐일 것 같다. (웃음)


▶이장우: 세종시에서는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 세종시에 두 종류의 버스회사가 있는데, 하나는 민간이 운영하고 다른 것은 공공에서 운영한다. 

 

(이 밖에 이장우 후보는 성과급 차별 금지 등이 담긴 '조선업기본법' 제정 , 공공부문의 울산대의대 환원, 병원·보건의료 분야에 있어 업무·행위에 관한 인력기준 마련, 달빛어린이 병원 등에 관한 공약을 소개했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7. 지난해 11월 30일 여야 합의로 <지역균형투자촉진 특별법>이 국회 산자위를 통과했다. 이는 울산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준비하고 있는 대응책이 있는가?

 

▶이장우: 우리 선대본 차원에서 일차로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이 법안의 특징은 법이 명시한 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안 지켜도 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노동법 중 법안에서 특정한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만 지키면 나머지는 안 지켜도 된다는 식이다. 그럴 경우 노동권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생겨나고, 사실상 무한 노동탄압의 길을 열어주게 된다. 


이 법안이 상임위에 처음 제출될 때는 노동법 관련 사항이 없다가 나중에 대거 끼어들었다.  통과된 시기는  한동훈이 지난해 11월 24일 현대중공업을 방문한 무렵과 일치한다. 그가 왔다 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법안이 산자위를 통과했다. 그가 울산에 왔을 때 현대중공업 관계자들한테서 E9 비자(비전문취업 비자)를 E7 비자(장기체류할 수 있는 비자)로 바꾸어 줄 것과 환경규제 연장 등을 요청받았다는 소식이다. 그는 울산에 오기 전에도 목포에 있는 삼호중공업에 갔었는데, 이걸 보더라도 일차로 조선업종을 겨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특별법이 한번 통과되면 모든 업종과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대상 지역의 선정(특구 지정) 방식에 있어서도, 광역단체장이 지역 전체 내지는 특정 공장을 선정하여 신청하면 산자부가 허가를 내주는 식이다. 울산은 학교, 숙소, 병원 등 외국인 노동자 지원시설, 인구감소 지역 등의 해당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법이 시행되고 특구로 지정되면 울산지역 사업주들은 이주노동자들을 엄청나게 쓸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울산은  무법천지의 지옥으로 변한다. 지금 해당 ‘상임위’를 통과해서 ‘법사위’에 가 있는 상태인데, 민주당과 국힘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기 때문에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 법을 안 막으면 과거 수십 년간 쌓아온 성과가 모두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도래하기 전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


□ 마무리

 

8. 끝으로 ‘노동자 후보’로서 <울산함성> 독자 혹은 지역/전국의 활동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이장우: 울산은 노동정치 1번지라 불린다. 2000년대 초반부터 그런 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울산 동구와 북구에서 노동자 후보가 당선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번에는 동구에서 진짜 노동자 후보가 출마했다. 지금 진보정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울산 동구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지역과 전국의 활동가들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원을 부탁드린다. 울산 동구에 오시면 총선 지원도 할 수 있고, 관광할 곳도 많이 있다. 사정상 올 수 없더라도 후원을 부탁드린다. 전국 동지들의 십시일반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 울산함성: 이렇게 바쁘신 가운데 <울산함성>과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

 

이장우가 걸어온 길.jpg

 

대왕암-2.jpg
울산의 명소 대왕암

 

※ 이장우 후보 홈페이지: https://www.jangwoo.org/
   후원계좌: 우체국 100-0000-81046 동구선거구국회의원예비후보자이장우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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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2024총선 투쟁 어떻게 할까? (상) ㅡ현장이 무관심한 이유

2024.01.05

의료연대 함계남씨 ‘징계•집단괴롬힘’ 규탄 기자회견 열려

2023.12.30

현대 제국주의 논쟁

제국주의가 현대 자본주의 산물일진데, 왜 ‘현대’제국주의인가?

[발행사] 《맑스주의와 현대제국주의 - 현대제국주의 성격과 21세기 타도 제국주의》

2023.12.30

제가 죽어야 끝이 나는 것입니까?

아직 끝나지 않은 양규서-함계남 사건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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