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1호> 2020.7.20
등록일 : 2022.12.27

현대차는 2019년 연말 미래차시대를 맞는 현대차의 중장기 전망을 담은 ‘현대차 2025전략’을 발표했다. 그것은 앞으로 전체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현대차 노사관계에 있어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에 그 내용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본지는 몇 차례로 나누어 관련 내용을 연재하기로 한다. 우선 2025전략의 주요 내용과 총평을 싣는다.

 

2025 성장전략은 좋게 보면 ‘균형전략’, 자칫 ‘분산전략’ 되기 쉬워

전체적으로 볼 때 하나의 총괄 목표 속에 2대 사업구조, 3대 전략방향, 4대 사업전략이라는 피라미드 형태의 모양새를 보여 준다.   각 단계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총괄 목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지능형 이동수단과 관련하여 포괄적인 해결사가 되겠다는 뜻이다. 알기 쉽게 풀이하면, 땅위 자동차에서 하늘을 나는 개인용 항공기까지 제작하고, 공유자동차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으로 이동수단과 관련된 ‘틈새 없는(Seamless)’ 해결사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재벌의 무한한 탐욕과 전방위적 이윤 창출의 야심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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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개의 사업구조

 

(1)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
여기서 ‘디바이스’는 제품이라는 뜻으로 일종의 ‘하드웨어’를 총칭하는 말이다. 완성차에서부터 개인용 항공기, 로보스틱이나 킥보드 같은 개인전동형 이동수단까지 제품군을 확장하겠다는 의미이다. 


(2)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자동차 영역의 서비스를 말하는데, 사실 기존에도 판매, 정비, 자동차금융(보험, 할인) 등 ‘서비스’ 사업을 운영해 왔다. 따라서 달라지는 것은 새롭게 ‘공유자동차’ 분야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차량공유 기업 ‘레브’에 현대차 전용 판매채널 확보 ▴중동 최대 차량호출 기업에 1천억 규모 5천대 공급계약 등 공유차 분야에서 얼핏 활발한 행보를 보여준다. 
하지만 뒤늦은 진출로 인해 실제 확보한 지분은 크지 않으며, ‘5천대 공급계약’은 현대차 400만대 생산 규모에 비하면 상징적 의미밖엔 되지 않는다.
여기까지 보면, 비록 ‘장기비전’이긴 하지만 ‘2025전략’이 과대 포장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동차라면 몰라도 자가용 비행기까지 모두 현대차가 사업영역으로 삼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대외 선전용이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3) 3대 전략방향

 

(1)내연기관 고수익화 (2)글로벌 고객선호 Top3브랜드 (3)플랫폼 사업기반 구축인데, 여기서 우리가 가장 주목할 부분은 ‘내연기관 고수익화’이다. 구체적으로는 ‘8% 영업이익율 달성’이 그것이다. 이는 2025전략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며, 사실상 전체 전략을 ‘지탱’해주는 현실적 기반이다. 문제는 과연 이것이 현실가능한가이다. 
또 아직도 내연기관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는 현대차의 고민과 사업전략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 왜냐하면 GM, 폴크스바겐 등 경쟁사들은 이미 더 이상 내연기관 관련한 전략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전기차 등 미래차 관련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언급한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은 주로 공유자동차 진출 기반 마련을 염두에 둔 것이다.

 

4) 4대 사업전략

 

먼저 정리해야 할 점은 앞서 ‘3대 전략방향’과의 관계이다. 도대체 전략방향은 무엇이고 사업전략은 또 무엇인가?  아마 총괄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3대 전략방향’으로 접근하되, 그것을 사업으로 좀 더 구체화 한 것이 ‘4대 사업전략’이라는 뜻인 것 같다. 이렇게 볼 때 ‘4대 사업전략’은 조합원들의 고용과 작업환경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이므로, 각각의 내용을 세심히 살펴보고 그 숨은 의미를 파악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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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균형& 지속‘ 성장전략

‘제품’과 ‘지역’ 양쪽의 균형을 유지해가며 성장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제품별 전략으로는 첫째, 전동차 확대 둘째, 내연기관 수익 중심 효율화 셋째, 고성능 N브랜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제품‘ 전략은 주로 내연기관과 전동차의 균형을 말하며, 이와함께 볼륨차(대중차)와 고급차 간의 균형을 포함하고 있다. 
’지역‘ 전략은 북미, 중국, 유럽, 아태, 중남미, 러시아, 인도 등 글로벌 경영의 지역 거점들에 대해서 각 지역 사정에 맞는 사업 목표를 세우고 추진을 하겠다는 뜻이다. 예컨대, 북미와 중국은 권역생산 효율화 및 전동화에 역점을 둔 수익성 향상 추구, 유럽은 친환경중심의 미래사업 선도, 한국은 글로벌 모기지로서의 거점적 선진시장으로 사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성장전략은 좋게 보면 ‘균형전략’이지만 자칫 ‘분산전략’이 되기 쉽다. 
GM같은 경우 미래차를 준비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양대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유럽시장에서조차 철수를 결정하였다. 현대차는 이런 판국에 여전히 ‘확산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2)’고객가치증대+원가구조혁신‘ 수익전략

 이는 말 그대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을 의미한다. 그중 ’고객가치증대‘는 제품 성능 및 기능 향상, 고부가사양의 장착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예컨대, 2025년까지 음성 UX 도입 및 개인비서와 대화 나누는 느낌의 경험 제공, ‘A.I’ 커넥티드 서비스, 2025년까지 자율주행 2‧3단계 및 주차 ADAS 기술의 전차종 확대 등이 그것이다.
‘원가구조혁신’ 전략은 연구개발→제품출시→생산→판매→업체 간 협력 등 제품의 가치사슬에 따라 이하 5가지를 제시한다.  ①새 전기차 아키텍처 개발체계 도입 ②라인업 효율화 통한 차종 당 물량‧수익성 확대 ③시장 수요 맞춘 글로벌 생산 체계 유연성 확보 ④영업망 최적화‧새로운 판매 방식 도입 ⑤글로벌 완성차 업체 제휴 추진 및 구조적인 원가 경쟁력 확보가 그것이다. 얼핏 봐도 외주화, 촉탁직 증가, 판매인원 감축 등 착취‧수탈 강화 의도가 엿보인다. 이 부분은 노동조합과 직접 관련된 내용이 많으므로 다음 호에서 별도로 다룬다.
 
(3)제품+서비스 패키지전략

자동차 제조, 판매, 정비에 더해 리스, 보험, 공유자동차 서비스를 포함한 전방위적 사업영역의 확대를 의미한다. 현대차 재벌의 이윤 추구 탐욕과 야심을 엿볼 수 있는데, 한국의 재벌경영체제하에서 이는 필연적으로 폐쇄적인 재벌 원-하청 관계, 관계사로의 일감 몰아주기, 사내이윤의 외부 유출과 같은 ‘재벌 강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4)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전략

 독자적인 플랫폼(운영체제) 구축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다른 파트너사와 함께 고객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공유자동차와 관련해 이곳저곳 발을 담그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미미하다.

 

“‘8% 영업이익율 달성’ 내세운 ‘내연기관 고수익화’는 

2025전략의 가장 특징적 부분,

아직도 내연기관에 역점 둘 수밖에 없는 현대차의 고민 보여 줘”

 

우리는 2025전략을 보면서 하나의 멋진 광경을 머리위에 떠 올릴 수 있다. 탄소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전동차를 제작함으로써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을 실현하는 한편, 나아가 하늘을 나는 개인용 항공기까지 제작‧판매하는 것이다. 
고객의 호출에 언제라도 응할 수 있는 ‘공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2025년까지 ‘세계 톱3’ 고객만족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웅대한 그림이 펼쳐진다. 
전략이 이렇듯 완벽하다보면 약점이 보이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전략의 포괄 면이 지나치게 넓어서 ‘집중점’이 부족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도기에는 병행 전략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미래 승자는 하나에 올인 한 쪽이 될 수도 있다”며 “현대차는 친환경차 종류뿐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차의 엔진 종류도 많아 전략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한겨레신문, 2019년8월23일자).
지금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가 동시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중 어느 하나도 대처하기가 만만치 않다. 
막대한 투자가 요하는 연구개발(R&D) 비용 때문이다. 이 때문에 GM 같은 기업조차도 그동안 자율주행차 한 방향에만 전력을 기울여 왔다.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최근에서야 밧데리 개발 등 전동차사업에도 신경을 쓰는 형편이다. 테슬라가 그간 전동차 방면에만 올인 해 온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현대차는 처음부터 이 둘은 물론이고 수소차와 공유차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개인용 비행기 사업까지 다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체역량과의 괴리가 자연스럽게 문제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소요될 그 많은 비용을 어디에서 조달할 것인지, 장차 우리 노동자들의 등뼈가 더욱 휘어져야만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다음에는 이 같은 2025전략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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