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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양
어제 우리가 우리 눈으로 보았던 것은 사실을 본 것일까
오늘 우리가 간절히 품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진실일까
어제 우리가 판단한 정의는 모두에게 정의일까
오늘 내가 품은 이 생각은 내가 일으킨 나의 생각일까
오늘 우리가 간절히 품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진실일까
어제 우리가 판단한 정의는 모두에게 정의일까
오늘 내가 품은 이 생각은 내가 일으킨 나의 생각일까
세상엔 왜 거짓과 진실이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과 거짓이 서로 자리를 다투고
허구와 허구가 멱살잡이를 하는가
진실은 왜 성문 밖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가
사람의 말은 왜 사실을 전하는 도구가 아닌
사실을 묻어버리는 연장이 될까
사람의 말은 왜 진실이 거주하는 집이 아니라
거짓을 꾸며대는 무덤이 될까
우리의 몸과 노동이 세상의 중심이었을 때
언어는 사실을 전하는 전령이었으나
이제는 몸이 아니라 언어가 세상을 만들어가는 시대라고
이제는 노동이 아니라 언어가 진실을 만들어가는 시대라고
말이 세계를 교란하고 말이 우리의 정신을 가공하고
말이 진실을 조종하고 말이 인간을 조작하는 시대라고
이제 언어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말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리라, 개조되고 배제되고 해체되리라
우리가 아무리 정의로운 투쟁에 나서도 언어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분해되리라 밖으로 내던져지리라 스스로를 배신하리라
우리는 몸으로 싸우고 노동으로 싸웠으나
이제 그것만으로는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
이제 노동의 언어가 노동의 무기다
이제 노동의 언어가 노동의 영혼이다
진실한 노동의 언어가 노동의 연대다
선동당하지 말라 그리고 선동하지 말라
노동의 언어가 없으면 정신은 죽고 선동만 난무한다
노동의 언어로 무장하지 않으면 전체주의가 파고든다
노동의 언어를 품지 못하면 우리가 품은 생각은
우리가 일으킨 생각이 아니다
판단의 주체, 생각의 주체, 행동의 주체가 노동의 언어에 새겨져 있는가
우리는 왜 노동을 하는가 무엇을 위해
우리의 노동은 소비로 보상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산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우리를 생산하고 진실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자본의 언어로 우리를 소비하지 말라
권력의 언어로 우리를 해체하지 말라
노동의 언어로 인간을 생산하라 세계를 생산하라
권력의 언어는 정의를 빙자한 차별의 언어다
자본의 언어는 공정을 빙자한 혐오의 언어다
세상에서 제일 추악한 것이 노동자의 기득권이다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짓이 노동자의 권력 행세다
자본의 언어, 권력의 언어는 필시 노동자의 타락을 부추긴다
저 난무하는 말의 쓰레기를 보라
우리를 갈갈이 찢어놓는 말의 흉기를 보라
민주주의를 빙자한 파시즘의 언어를 보라
오직 자신만이 정의로운 전체주의의 언어를 보라
최루탄과 몽둥이 대신 우리를 갈라놓고 무력화하고
짓밟고 타락시키는 권력의 언어를 보라
노동의 언어 없이 이제 노동은 지속될 수 없다
진실한 노동의 언어로 연대하지 않으면 우리는 지속될 수 없다
바리케이트는 아스팔트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깃발은 이제 공중에서만 펄럭이는 것은 아니다
2023년 3월 1일 백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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