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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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화면에 “03시 25분, 필리핀 4410 해경선(좌측)이 우리(중국, 우측) 21551 좌현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우리 배를 들이받았다.”라고  적혀 있다.

 

필리핀은 8월 19일 중국의 거듭된 만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선빈초(仙宾礁,Sabina Shoal ) 인근 해역에 해경선 2척을 불법으로 진입시켰다. 이 중 1척은 중국의 정상적인 권리보호를 위해 법을 집행하던 해경정을 고의로 들이받은 뒤 인애초(仁爱礁,스프래틀리 군도 ) 인근 해역에 돌진시켰는데, 사안의 성격이 대단히 나쁘다. 필리핀 선박의 권익 침해에 직면하여 중국 해경은 전문적, 표준화된,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전 과정을 감독하면서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권리를 보호했다. 그러나 중국과 필리핀에 관련된 이번 해상 마찰 사건은 워싱턴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세계의 재판관'이 된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동맹인 필리핀과 함께 있다"며 중국 선박에 대해 "무모한 조작(操作)"이라고 규정했다. 더욱 도발적인 것은 성명 마지막에 <미-필리핀 공동방위조약>을 재확인한 점이다.

 

이 같은 수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필리핀이 지난 3월 인애초(仁愛礁)에서 약속을 어기고 도발을 감행하자, 미 국무부는 중국의 정책과 행동을 깎아내리는 비슷한 성명을 발표해 사태를 부채질한 바 있다. 필리핀의 이번에 재연된 구태의연한 도발은 미국의 도발과 뒷받침이 "약속대로 이뤄지"면서, 남중국해의 막 소강상태를 보이려던 상황이 다시 긴장 국면으로 돌아가고 더 심각한 상황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cnn 기자가 우연히 현장에 있었던 필리핀 해경 선박이 중국 해경 선박을 들이받는 장면.png
지난 3월 5일 CNN 기자가 '우연히' 현장에 있었던 필리핀 해경 선박이 중국 해경 선박을 들이받는 장면

특히 이번 마찰 현장 동영상에는 필리핀 해경선에 미국 기자들이 승선해 보도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는데, 이미 미국 언론들에 의해 이 사실은 자체 확인되었다. 미국이 사전에 기자들을 배에 태워 여론 폭탄을 준비하기 위한 검은 자료를 수집한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과 필리핀 간의 상호 협력 전략이 군사와 정치뿐만 아니라 여론전에서도 매우 능숙하다는 점을 입증한다. 이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이 단순히 "동맹국인 필리핀과 함께하기"에 그치지 않고, 그 사건의 배후일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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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 충돌 때 목격된 필리핀 해경선에 탄 미국 기자들

 

​중국과 필리핀이 인애초의 정세를 통제하기로 잠정 합의하고, 해상 문제의 긴장이 식은지 불과 한 달 만에 마닐라를 다시 위험에 빠뜨리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답은 뻔하다. 7월 29일 마닐라에서 열린 미-필리핀 '2+2' 회담에서 미국은 5억 달러의 외국 군사 융자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비(非)무상 융자는 필리핀의 기존 미군 기지 일부 건설과 개발 및 개선에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의 '목소리'와 행동은 종종 필리핀의 합리적인 목소리가 증가하는 시점에 나타나서, 본래 중국과 필리핀 간의 해상 마찰 문제를 외부에서 방해한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지속적인 긴장을 조성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다시 한 번 드러낸다.

사실 당사자도 아니고 개입할 권한도 없는 미국이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다는 듯 성원을 보내고,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 끼어들어 편파적 싸움을 하고 중국을 헐뜯으려는 의도가 매우 분명하다. 즉 한편으로는 수년간 잘 짜여진 "중국 위협론" 화술을 계속 과장하여 역내 국가들이 협상을 통해서 문제 해결 메커니즘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파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빌려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군사적 존재를 계속 확장하고 지정학적 이익을 취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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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의 충돌로 인한 중국 해경선의 파손 부위

 ​

마닐라의 일부 정치인들은 역외 세력의 일개 졸개 노릇을 감수하면서까지 남중국해 문제에 혈안이 돼, 필리핀 어민의 안전과 이익을 볼모로 정치 도박을 하려고 한다. 특히 워싱턴의 부추김에 불법 중재(仲裁) 및 불법 좌초극까지 재연하려는 것은 위험하고 근시안적인 행동이다. 자국의 이익을 희생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용되는 졸이 되어 역외 국가의 허무맹랑한 약속과 맞바꾸다가는 모든 것을 잃게 될 지경에 처할 수 있다.

관련 문제를 다루는 중국의 입장과 태도는 일관되고 명확하다. 우리는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확고히 수호한다는 전제 하에서, 항상 대화와 협상을 통해 중국과 필리핀 간의 해양 분쟁을 적절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동시에 일부분의 마닐라 사람들도 약속을 지키고, 중국과 필리핀이 기존에 이룬 합의와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돌아가야 한다.* 미국이 약속한 이른바 '안전보장'과 동맹조약을 맹신하는 것은 필리핀의 실질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남중국해 모든 당사자에 대한 행동선언>을 존중하고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에 대한 침해를 중단해야만이 남중국해 문제는 건설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 전임 두테르테 대통령 때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신사협정'을 맺은 바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2016년 10월 중국 방문 시 양국은 이 문제를 쟁점화 하지 않으며 그것을 “현 상태 그대로 유지하도록”하고, 중국이 인애초 인근에서의 필리핀 어민들의 어로 행위를 보장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신사협정은 후임자인 현 마르코스 대통령에 의해 부인됐다.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월 27일 성명에서, 2022년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취임 이후 필리핀 국방부는 이 협정을 "모르고 있으며, 중국과 어떤 내부 합의를 한 당사자도 아니다"리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단독인터뷰ㅡ 남중국해는 평온한데, 미국은 적대감 가득!”,울산함성, 2024.04.17. http://www.ulham.net/foreignissue/17402 참조)

​2024.08.21

출처:  환구시보 사설

 

[참고 자료] : 남중국해 모든 당사자에 대한 행동 선언(DOC)

<남중국해 모든 당사자에 대한 행동 선언(DOC)>은 2002년 11월 4일 프놈펜에서 중화인민공화국과 아세안 외무장관 및 외무장관 대표가 서명한 정치 문서이다. 서명식에는 주룽지(朱镕基) 중국 총리와 아세안 정상들이 참석했다. 이 선언은 중국과 아세안이 서명한 최초의 남중국해 정치문서로, 중국의 주권과 권익을 수호하고,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중국과 아세안의 상호 신뢰를 증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2014년 11월 13일, 제17차 중국-아세안 정상회의는 의장 성명을 발표하여 <남중국해 모든 당사자에 대한 행동 선언>을 계속해서 전면적이고 효과적으로 이행하고, 합의에 기초하여 "남중국해 행동 지침"을 조속히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2021년 6월 7일, <남중국해의 모든 당사자에 대한 행위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제19차 고위급 회의가 충칭에서 개최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2024년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태국에서 <남중국해 모든 당사자에 대한 행위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제43차 공동 실무 회의를 개최했다.

이 <선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을 비롯한 공인된 국제법 원칙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항해 및 비행의 자유를 존중하고 약속한다.

②관련 당사국들은 <유엔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공인된 국제법 원칙에 따라 직접 관련한 주권국들이 우호적인 협의와 협상을 통해, 무력이나 무력 위협 없이 영토 및 관할권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약속한다.

③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모든 당사자는 현재 사람이 살지 않는 섬, 암초, 해변, 모래 또는 기타 자연 구조에서 거주하지 않는 행동을 포함하여 분쟁을 복잡하게 만들고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취하지 않으며, 분쟁을 건설적으로 처리하기로 약속한다. (※ 좌초된 필리핀 군함에 보급 물품을 보낸다는 명분으로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이 조항에 위배된다는 것이 중국 측 주장임: 역주)

④영토 및 관할권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전에 관련 당사자들은 협력과 이해의 정신에 입각하여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을 약속한다. 여기에는 모든 국방 및 군 관리들 간의 적절한 대화 및 의견 교환, 위험에 처한 모든 시민에 대한 공정하고 인도적인 대우 보장, 관련 당사자들에게 예정된 합동 군사 훈련에 대한 그리고 관련 상황에 대한 자발적 기반의 상호 통보가 포함된다.

⑤분쟁을 포괄적이고 영구적으로 해결하기 전에 관련 당사자는 해양 환경 보호, 해양 과학 연구, 해상 항해 및 교통 안전, 수색 및 구조, 마약 밀수, 해적 및 해상 무장 강도 및 무기 밀수 단속을 포함하되, 이에 국한되지 않는 초국가적 범죄 퇴치를 논의하거나 협력할 수 있다.

(https://baike.baidu.com/item/%E5%8D%97%E6%B5%B7% %84%E6%96%B9%E8%A1%8C%E4%B8%BA%E5%AE%A3%E8%A8%80/4920985?fr=ge_ala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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