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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30일(금), 동서페더럴모굴 모듈 어쎔블리 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금속노조 현대위아시화지회’ 조합원 33명이 해고됐다. 노동조합을 설립한 지 20일째 되는 날이다. 

 

동서페더럴모굴 모듈 어쎔블리 공장은 도급 계약을 통해서 현대위아 안산공장이 외주화한 설비를 가동하는 하청회사이다. 전기차 부품 중 ‘프론트 액슬’, ‘리어 액슬’, ‘리어샤시 서브’를 생산한다.  조합원들의 소속은 사내하도급 업체 ‘에이쓰리에이치알’인데 표면상 해고 사유는 ‘도급 계약 만료’에 따른 계약 종료였다.  조합원들이 받아든 해고통지서에 따르면 ‘기초질서 확립, 생산 수량 미달 등의 문제’를 개선하지 못해 계약이 종료됐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그 이면에는 ‘노조 탄압’ 의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애초의 약속과 너무 다른 노동조건에서 일해야만 했습니다. 살인적인 생산물량을 감당”했다고 했다. 기존 현대위아 안산공장의 물량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으며, 그럼에도 틈만 나면 인원을 감축했다는 것이다. 연차 통제, 잔업과 특근 강제, 인격모독성 발언 등 현장에서 인권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추석 연휴 3일 전인 2024.09.12.(목) 14시 고용노동부 안산지청 앞(경기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1길 26 경기지방노동청)에서 ‘현대위아시화지회 불법파견 계약해지, 동서페더럴모굴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주최 측은 “에이쓰리에이치알은 위장도급 업체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동서페더럴모굴이 작업을 직접 지시하고 감독”했으며 이는 파견법 위반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 주최 측은 “‘위장도급, 불법파견’ 의도는 생산비용 최소화, 노동조합 설립 차단”이라면서, 에이쓰리에이치알이 폐업한 지금 ‘비엔엠’이라는 도급업체가 들어섰는데 “이 또한 위장도급 업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엔 따라 주최 측은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동서페더럴모굴의 위장도급, 불법파견 정황을 낱낱이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산·시흥 산업단지에 팽배한 위장도급을 비롯한 불법 인력 공급 관행을 철저히 밝”히는 관리감독을 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6월 화성시에서 발생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의 피해자 다수는 안산지역 불법 인력 알선업체를 통해 파견된 노동자”였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이날 주최 측은 동서페더럴모굴의 직접 작업지시와 감독에 대한 증거자료와 증언을 충분히 확보했다면서 “동서페더럴모굴은 보복성 도급 계약 해지·해고를 철회하고 현대위아시화지회 조합원을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 현대위아에 대해선 “원청 사업주로서 책임지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현대위아는 전에도 사내하도급 업체를 통해 노동자를 관리하며 착취한 전력이 있는데 “이제는 바깥으로 눈을 돌려 노동권 행사가 불가능한 생산기지를 구축하려”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와 현대위아시화지회는 이 같은 보복성 노조탄압에 대한 투쟁을 결의하고,  그 첫 행보로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불법파견 고소장을 접수했다. 동시에 동서페더럴모굴, 현대위아,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서 선전전 등 항의투쟁을 매일 이어갈 계획이다.  

 

발언문  1  현대위아시화지회장 김대호


 안녕하십니까, 조합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현대위아시화지회에서 벌어진 불공정한 상황에 대해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전히 무더운 날씨 속에서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고 이 자리에 서게 된 우리는, 우리의 억울함과 부당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1. 사건 경과
 2023년 10월부터 현대위아 안산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2024년 1월에 생산 테스트가 종료된 후 양산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서페더럴모굴의 압박 아래, 프론트액슬 부문에서는 10월부터 12월까지 이벤트 기간을 이유로 생산량을 350대 이상으로 설정하고 7명의 인원으로 잔업을 강요받으며 무리한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사측은 라인 설비 문제로 유실 시간이 측정되지 않은 채 6시간 이상 잔업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동서페더럴모굴은 살인적인 UPH(시간당 생산량)를 요구하며 리어서브 인원을 24명에서 7명으로, 프론트액슬 인원도 7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이며 인원 대비 UPH를 증가시켰습니다. 일일 생산량 완료 후 청소, 재고 조사 등 생산 업무와 무관한 업무와 무리한 잔업, 특근을 지시하며 팀장급에게는 폭언과 욕설을 난무했습니다. 에이쓰리에이치알은 기본적인 작업에 필요한 물품들을 뒤늦게 지급하거나 지급 대상을 조사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에이쓰리에이치알과 동서는 지난 1년간 불법 파견과 노동 착취를 해왔습니다.

 

 8월 11일 현대위아시화지회 가입 총회를 마친 후, 바로 다음날인 8월 12일부터 일용직 근로자들을 대거 고용하여 라인에 투입하고 물량 생산을 대량으로 진행하며 1~7일 정도의 재고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8월 28일부터 8월 30일까지 간담회가 계획되어 있었지만, 8월 30일 오전조 퇴근 후 식당에서 에이쓰리에이치알로부터 당일 계약 해지 요구를 받았습니다. 원청은 기초질서 미확립, 근무 시간 미준수, 근무지 이탈, 생산 수량 미달, 근태 관리 문제를 이유로 에이쓰리에이치알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였습니다. 이후 식당 밖으로 나와보니 경찰차와 사복형사가 배치되어 있었으며, 회사 입구에는 펜스와 동서 직원들이 출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남아있는 짐을 찾기 위해서는 경비에게 서명서를 작성하고 바디캠을 착용한 동서 직원과 함께 현장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8월 31일부로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인원들은 B&M 도급회사를 통해 계약되어 현장에 투입되었고, B&M 도급업체와 알바들이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에이쓰리에이치알에 계약되어 있던 인원들은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 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2. 우리의 요구와 입장
 저희는 이번 사태가 명백한 불공정 처사와 노동 착취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대화와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약속하였으나, 실제로는 해고 통보와 경찰 배치로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부당한 대우와 불법적인 계약 해지를 강력히 반대하며, 우리에게 정당한 보상과 해결을 요구합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계속해서 투쟁을 이어나가며,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발언문  2  현대위아안산지회장 백이현


 반갑습니다. 
 자랑스러운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현대위아안산지회 지회장 백이현입니다.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각 나라들마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저희 현대위아 안산공장에서도 최신형 전기차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의 EV3, EV9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환경을 위해서 전기차를 만든다고 하면서, 정작 전기차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다단계 하도급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진짜 사용주가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다단계 하도급과 비정규직입니다.
 
 그러한 현장의 근로조건은 어떻겠습니까?
 당연히 저임금과 무권리, 온갖 불법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더니, 업체를 폐업시키고 노동자들을 전원 해고했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단 말입니까?

 

 동서 페더럴 모굴은 최소한의 기업윤리가 있는 회사라면, 지금 당장 현대위아시화지회 조합원들에 대한 해고를 철회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부도덕하고 난잡한 공급망을 벌려놓은 것은 현대위아입니다. 현대위아는 책임있게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합니다. 누구보다 고용노동부가 나서야 합니다.

 

 버젓이 불법파견을 저지르고 있는 동서페더럴모굴을 조사하고 처벌해야 합니다. 불법파견의 책임자인 동서페더럴모굴이 현대위아시화지회 조합원들을 직접 고용하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그것이 노동부가 할 일입니다.

 

 현대위아안산지회는 지난주 현대위아시화지회의 투쟁을 엄호하기 위한 힘찬 투쟁을 전개하였습니다. 이제는 거리에서 현대위아시화지회 동지들과 어깨 걸고 투쟁할 것입니다.

 

 우리가 옳습니다. 옳은 것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힘차게 투쟁합시다. 투쟁!

 

[참고자료]


1. <현대위아-동서페더럴모굴-에이쓰리에이치알> 간 계약 관계

 

도급관계.png

 

❍ 현대위아는 안산공장의 일부 설비를 동서페더럴모굴로 외주화했다. 해당 설비에서 전기차 부품 중 ‘프론트 액슬’, ‘리어 액슬’, ‘리어샤시 서브’를 생산한다. 생산품은 현대위아 안산공장으로 납품된다. 
❍ 8월 30일부로 에이쓰리에이치알이 폐업했다. ‘비엔엠’이라는 도급회사가 그 자리에 들어섰다. 역시 위장도급 업체일 가능성이 크다. 


2. 채용 과정

❍ 유료직업소개소‘에이쓰리’는 채용 웹사이트 사람인에 <전기차 모듈 조립‧검사‧물류(지게차) 사원 모집> 공고 게시.
※‘에이쓰리’는 2023년 5월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국내 유료직업소개사업소 현황’에 등록된 업체(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696-1). 2021년 10월 26일 설립된 것으로 파악됨. 
※‘에이쓰리에이치알’은 2023년 설립된 업체(충남 천안시 동남구 대흥동 21-5). 폐업 일자는 2024년 8월 30일. 

 

❍ 채용 지원을 받은 곳은 에이쓰리. 채용 안내 문자를 발송한 연락처는 동일하나 ‘안녕하세요 에이쓰리입니다’ 또는 ‘안녕하세요 에이쓰리HR입니다’는 등 채용 주체가 엄격히 분리되지 않음. 

❍ 면접은 에이쓰리 사무실 또는 동서페더럴모굴 물류공장(현 모듈 어쎔블리 공장)에서 진행. 면접 안내 문자는 ‘동서페더럴모굴 면접 안내’로 발송, 입사 일정 안내 문자는 ‘동서페더럴모굴 입사 일정 안내’로 발송된 것으로 확인. 

❍ 면접 시, “동서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는 증언. 출근 이후, 에이쓰리에이치알로 명시된 근로계약서에 대해 질문하니 “나중에 동서페더럴모굴의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언급이 있었다는 증언. 


3. 에이쓰리에이치알 도급 계약 해지 이후 


❍ 에이쓰리에이치알로 고용된 인원은 총 37명. 이 중 33명이 전국금속노동조합 가입. 

❍ 계약해지에 따른 해고는 조합원 33명. 이들을 제외한 4명은 새로운 사내하도급 업체 ‘비엔엠’으로 고용승계. 지회 설립 후, 에이쓰리에이치알이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 다수 또한 비엔엠으로 고용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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