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별노조와 동떨어진 금속노조 중앙교섭
현대차  현장신문 <노동자함성 17호> 2022. 1.25
등록일 : 2023.01.19

편집자 주 : <노동자함성>에서는 20년의 역사를 가진 금속노조의 현실을 진단하고 계급적 산별노조로 거듭나기 위한 개혁방향과 현대차지부의 역할에 대해서 4회에 걸쳐 싣는다. 그 주요 내용으로는 1) 산별과는 동떨어진 금속노조 중앙교섭 2) 자동차산업 공동투쟁에 대한 물질적 기초를 확보하자. 3) 정의선 회장에 맞서 그룹사 조직역량을 총동원하자 4) 금속노조 혁신을 위한 현대차지부 주체를 만들자이다. 이번 연재가 금속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1) 산별교섭과는 동떨어진 금속노조 중앙교섭 

 

지금 금속노조의 교섭과 투쟁체계는 전체 조합원의 참여와 결집, 투쟁력 면에서 사실상 산별교섭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대공장 기업지부는 완전히 별개로 교섭을 하고 있고, 심지어는 그중 가장 중심을 차지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조차도 중앙교섭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유명무실한 중앙교섭과 전국적 위력을 갖지 못하는 지부 집단교섭은, 산별노조로서의 금속노조의 위상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 중앙교섭에 참여하지 않는 대부분의 지부, 지회 소속 조합원들은 중앙교섭을 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관심이 없다. 십여 년 간 꾸준히 중앙교섭에 참여한 지역지부, 지회 소속 조합원들조차 중앙교섭이 단위 사업장 지회의 교섭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이 얼마나 될까?

 

① 전체 조합원의 10%도 참가하지 않는 중앙교섭  

 

2003년에 시작된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은 2003년 59.6%의 조합원이 중앙교섭에 참여했다. 전체 158개 지회의 조합원 35,111명 중, 100개 사업장의 20,938명이 참여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노조 등이 참여하는 대통합 완성 후의 금속노조는 10% 밑도는 참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래 표에서 보듯, 2012년부터 2020년 까지 통계상에는 조합원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중앙교섭 참가 조합원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며, 참가율은 더욱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4.jpg
표  2012-2020년 금속노조 중앙교섭 참가조합원, 사업장 현황 

 

② 핵심 사업장이 빠진 중앙교섭

 

중앙교섭에 참여하는 사업장을 보면, 규모 면에서 조합원 1천 명을 넘는 사업장은 전북지부 타타대우상용차지회(1,031명) 한 곳뿐이며, 전체 조합원의 60%를 차지하는 현대차그룹에 속한 곳은 경주지부 현대IHL지회(318명), 충남지부 현대엠시트지회(189명) 두 곳 뿐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 GM대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공장 사업장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거점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역 핵심 사업장들이 대부분 빠져 있다.   

 

 ③ 노사 간 비대칭을 보이는 중앙교섭 참석자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은 노조 측에서 위원장을 비롯하여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각 지부장 등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대표자들이 참석한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대표와 몇 개 회사의 전무, 상무 등 실무자들이 참여한다. 중앙교섭 참가 사업장이 극히 적고 중소기업이 중심이다 보니 그럴 수 있겠지만, 책임 단위 면에서는 상당히 비대칭이라 할 수 있다. 

 

noname035.jpg

 

17호 사진.jpg

 

④ 알맹이 없는 ‘합의안’

 

노사 양쪽의 힘이 실리지 않는 산별교섭이 어떤 의미 있는 합의안을 내놓으리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2021년 금속노조가 12차례의 중앙교섭을 통해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와 합의한 주요 내용은 단지 다음 두 가지이다.
▶산업전환협약 : 조합과 (사)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및 회사는 산업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장 노사를 넘어 정부가 함께하는 산업 · 업종 · 지역별 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서며, 산업전환에 따른 위기로부터 기업과 노동자를 지원 · 보호할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한다. ▶중앙교섭요구안 : 기후위기대응 금속산업 노・사 공동선언, 금속산업 최저임금 인상(통상시급 9,250 원과 월 통상임금 2,090,500 원 중 높은 금액을 선택한다)이다. 2021년 결정된 2022년 법정 최저임금 시급이 9,160원에 비추어 봐도 단지 90원(0.98%) 많을 뿐이다.

이처럼 실효성도 거의 없는 중앙교섭을 통합금속노조 이후에도 15년 간 별다른 진전 없이 반복해 왔다. 핵심 사업장인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의 교섭과 투쟁을 조직하고 견인하지 못한 결과, 금속노조는 18만 조합원의 구심점이 되지 못하고, 전략적으로 중요 투쟁현안을 만들어내고 주체가 되는 조직도 되지 못했다.
그 동안의 관성에 의한 중앙교섭이 아니라,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해 자동차산업 공동교섭, 현대차그룹 공동교섭 등 압도적인 다수 조합원의 참여와 관심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전기차(친한경차) 생산 늘어나면 고용이 줄어드나?①

-현대자동차 사례 분석  

2023.04.23

노조 사무실 밑에 차린 정리해고 투쟁 비밀 아지트

전원배의 응답하라 1987 울산

2023.03.27

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기획  정년연장, 배경과 전망

제3회 외국 사례와 전망

2023.03.23

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기획 정년연장, 배경과 전망

제2회 관련 판결 해설

2023.01.19

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기획 정년 연장 요구, 배경과 전망

제1회 최근 정년 연장 이슈화 배경

2023.01.19

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기획연재] 현대차그룹, 미래차 시대 제대로 준비하고 있나 ? ③

미래차 준비 아직 늦지 않았다, 기본에 충실해야 !

2023.01.19

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기획연재] 현대차그룹, 미래차 시대 제대로 준비하고 있나 ? ②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 ‘미래경영전략’은?

2023.01.19

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기획연재] 현대차그룹, 미래차 시대 제대로 준비하고 있나? ①

현대차그룹의 부실한 미래차 준비

2023.01.19

현대자동차를 해부한다

탐사보도 현대차 글로벌 경영, 제대로 되고 있나?

2023.01.19

기획연재 금속노조 진단과 개혁방향(4)

금속노조 혁신을 위한 현대차지부 주체를 만들자

2023.01.19